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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6.01.20 02:42

겨울이 가는 듯??????

조회 수 272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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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이겠지만 매일 아침 싱그럽게 들리는 새 조잘거리는 소리는
명랑한 봄 노랑 병아리를 연상케하는 색다른 느낌이 있다.


"고모!!!! 내가 택시 타려고 서있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고모에게
가느냐고 묻고 태워다 주셨어요. "

내게 올때 우선 시내버스를 타고 읍에 내려 택시를 타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10분 정도 걸리는 길이지만 대중 교통인 버스를 타고서
내려 걸어 오는 길을 요즈음 아이들은 싫어 해서  아예 택시를 타고
들어오라고 한다. 오늘도 택시 타려고 서있다가 동네 분께 차를 얻어
탄 모양이다. 하긴 워낙 내 조카가 미인이다 보니 한번 방문한 적이
있를 뿐인데도 기억을 하시는 거겠지? [웃음]
어느사이. . .  . . .
어떤 버스 기사님들은 늘 내릴 곳을 스치고 놓쳐 버리기 일쑤인
띨띨한 내게
"내리실 곳 입니다."
"네? 저를 아세요?  "
'늘 이곳에서 타시고 내리시니까요."
오메 어째야 쓰냐?
벌써 사람들 눈에 익어 버렸으니. . . .
읍내 농협 아가씨도  이미 내가 누구인지 다 알고 있다.
벌써 나도 이곳 토박이가 되어 가는 가 싶어 즐겁기도 하지만 자꾸 조심
스러워 지기도 한다.
"인터넷 주문을 하시네요? 저도 그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는데. . "

하긴 옷차림도 그렇고 아직 도시 여자 티를 버리지 못한 부분이 오죽이나
많을까???? 그러다 햇살이라도 나면 선그라스며 소품들을 가리지 않고
착용하는 대담한[?] 여자 이고 보니 사람들 시선이 점점 어려워 지는데
그래도 하여간 그 눈초리가 맵지는 않아 다행인 듯 싶다.
하긴. . . 늘 외출도 안하고 집에만 있는 방안 귀신이라고 소문이 났으니
빨간 장화를 신고 토끼 닭 거위 염소와 싸우는 억척스러운 모습은 잘
보시질 못해서 그렇지 내가 얼마나 시골 스러운지 아직 모르시는가 싶다.

오늘밤 잠들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도배후 장판을 사기 보다 한지에 들기름을 먹인 민속 장판을 만들까 하여
시도 했는데 그냥 집에서 사용하는 올리브유를 써버렸다.
들기름 사러 나가기 싫어서 저지른  순전히 게으른 탓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향기가 나는게 들기름을 안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손길이 서툴다 보니 방바닥에 기름을 먹일때 벽에 튀어서 벽이 어줍잖게
되어 버렸는데 머리가 안돌아 가면 손발이 고생이라고 하드니만. . .
그곳만 잘라 버리고 다시 붙이면 될 것을 뜬금없이 신사임당 흉내를
내보고 싶어서[이것도 순전히 게을러서 벌어진 일이지만] 아에 붓을 들어
기름을 찍어, 벽에다 연꽃이며 부들이며 닥치는 대로 벽화를 그려 버렸다.
상상해 보시라. . .
기름으로 그린 벽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여특 그렇게 그린 벽화가 그럴듯 했는데 또 기름 양을 조절 못해서 이번엔
그림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으아~~~~~~
다시 다 뜯어내고 새로 도배를 했다.!!!!!!!!!
그래서 이틀 동안 이 시간 까지 잠못들고 있다.
이제 자야 겠다.







  • ?
    야생마 2006.01.20 04:50
    여태까지 주무시지 않은 이유가 도배하느라 그랬군요. 위 그림이 그 벽화인가요? 긴시간 공들였는데 왜 뜯어요. 그냥두시지. 어느시골 토박이 진원님 계시는 하늘채에 봄이 오고 있군요.
  • ?
    부도옹 2006.01.20 10:02
    네, 벌써 겨울이 다 지나간 듯 합니다.
    모처럼 올리신 글에 활기가 넘쳐 흐릅니다.
    봄의 새싹처럼....
  • ?
    김현거사 2006.01.20 11:33
    뜨껀뜨껀 군불 때고 벽화도 그리고.
    슬기난님 초청하모 우루루 지리산님들과 난초 들고 갈낀데...
  • ?
    2006.01.20 18:51
    벽화 너무 멋진데요.
    저것을 다 뜯어 내셨단 말씀이죠?
    아~ 아까바라.....
    너무 멋진 벽환데요.
    하긴. 저런 그림이 방의 벽에 그려져 있으면
    방인지 절간인지 헛갈리긴 하겠습니다. ㅎㅎ
    간만의 지리산 이야기 들으니 참 좋습니다.
    자주 들었으면 좋겠는데.....

    게으른 탓에 일이 점점 더 많아지는군요.
    저도 일찌기 경험해 본 터여서.....
    조카님이 진원님 닮아서 미인인가 봅니다.
  • ?
    지리 2006.01.21 10:18
    겨울이었을까? 봄이 오려나? 답습을 거부하고 싶은 때이군요. 모처럼 들렸습니다. 선남선녀분들의 포근한 정이 햇살처럼 제 살갗을 태우는군요. 봄이 되기도 전에 제 가슴은 벌써 타들어 갑니다. 이곳의 풍경이 평범하지 않은 탓이겠지요. 진원님이 부럽습니다. 요정처럼 사시는 것 같아요. 자주 찾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 주실거죠. 진원님 씩씩하세요.
  • ?
    길없는여행 2006.01.22 16:17
    글솜씨만 있는것이 아니라 그림솜씨도 있으시네요.
    어찌 그리 다능하실까?
    재미있는 일상의 에피소드입니다.
  • ?
    오 해 봉 2006.01.22 23:29
    "빨간 장화를 신고 토끼 닭 거위 염소와 싸우는 억척스러운 모습은"
    글쌔요,
    저것들 때문에 배낭메고 지리산 가는일은 멀어지고 있군요,
    장판에 올리브유를 먹였다는 이야기도 처음들어 봤습니다,
    어디읍내인지 그읍내에서 유지가 되신것같아 좋습니다.
  • ?
    선경 2006.01.23 14:00
    기름으로 그린 연꽃과 부들,,,,
    다 뜯어내시다니,,,진원님의 하늘채로 풀꽃보러가는날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동안 식구들이 많이 늘어서 이제는 외롭지 않으실것같아요
    이제 가장으로서 더욱 건강하게 가족들을 보살펴야겠네요
    밝은 진원님모습을 떠올리며 기쁜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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