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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7.01.24 13:22

雲上

조회 수 146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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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생각할때 떠올리던 한켠의 삽화.
열심히 茶에 대한 고찰에 깊숙히 매인 즈음에 가까이 하던 茶의 브랜드 이름이다.
화개골이 그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화개 계곡 주변의 요즈음 모습은 거의가 차밭인데 반해 그 때의 화개 골은
바람에 몸을 뉘이면 금새 초록 세상이 되어 버리던 고랑이 고랑이가 푸른 보리밭
이었다.
茶가 서구 문화일색의 우리 곁으로 깊숙히 태동을 시작하고 거친 물결을 타기 직전
이었을 그 무렵. .
화개골에선 조태연家가 차의 명인으로 인정 받을 즈음. .
선암사의 작설이 禪茶로서의 명맥을 다시 인정 받을 즈음. .
차의 시원이 꼭 신라 중심의 화개 쪽이 아니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백제 고토의  茶에 대한 성찰이 생기던 즈음. .
그 때 정금리의 한쪽 에선 "운상"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또 다른 차의
명품이, 나만의 [?] 명품이 탄생하던 시기. . . . .였다.
"운상"
그 이름만큼 기억속의 차는 맛에 있어 신비로움이 가득하다. .
모 통신 네트워크에서 "차 동호회" 결성[?]하고 재미있게 차에 대한 사람들과의
사랑을 나눈 즈음에는 화개 골은 차에 대한 젊은 열정이 대도시의 생활을 과감히
던져 버리는  무서운 힘들로 속속 채워 지기도 하고. . .
집에서 소량 차를 만들어 음용하던 주민들도 여기 저기서 자기의 솜씨에 값을
매기고 이름을 달기 시작했으며, 아울러 화개 십리 벗꽃길이 축제의 이슈로 떠
올랐다.

어머!!!시간이 이렇게나 흘러 버리다니. . . .
모든게 전생의 기억처럼 너무나 멀다. ..

Anyway
차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배어 있거나 그렇지 못할 때에는 마시는 이의 성품이
라도 가미 되어야 그 맛이 품위를 이루고 오래 남는다.. . .
茶가 사람 사랑하기보다  가까이 있던 시절엔. .
운상을 제다한 사람의 성품도 알고 또한 나의 성품도 그 때에는 지금보다는 아름
다웠다. 그래서 오래 오래 내 인생의 벗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러 차를 접하고 섭렵하게되는 차마시기 초보 시절에 나의 명품으로 운상을 택하게
된 그 심성에 대해 나는 자주 그리움에 젖는다.
순수하고 은은하며, 가볍지 않았다.

불쑥 차를 다시 마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것은 무절제한 나의 식음 습관이 문제가
되고 성품에 영향을 주고 있다 믿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자차에도 설탕이 기본이고 모과차에도 설탕이 기본이다.
블랙 커피는 향에 반하기는 하되 성품이 나와 맞지 않게 화려하고. .
우유는 늘 소를 한마리 잡아 먹은 듯 느끼한 뒷맛에 마음이 걸리적 거릴때가 많다.
여러가지 대용차들. .
꽃으로 만든 차들. . .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모른 중국의 차들. .
아!!!!한숨이 나온다.
청아한 황록빛을 띄고 다소곳하게 찻잔에 떨어지던 우리 전통차 찻물의 순수함을
따르지 못하니 말이다. . .
한가함의 대명사답게 차 생활은 특히 겨울에 절실하다.
경험을 토대로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차를 생각하다가 그 때의 그 차 "운상"이
생각났다.
어떤 선배의 표현 대로 "어린 아이의 종아리 같은" 차
마실것의 선택을 마치고 검색을 거쳐서 운상 차의 홈페이지를 찾아냈다.
이제 주문할 일만 남았는데. .
그나저나 선암사 차의 제대로 된 종자를 얻어다 심은 나의 차밭은 언제쯤 차를
채취할 거나??? 그나마 맨날 토끼가 이리저리 다니면서 뜯어 먹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된 차나무가 남아 있기나 할련지. . .얼른 얼른 자라야 토끼의 놀이터가
되어도 안심할 텐데. .
차나무 끝에 매달린  시간은 저리 더딘데 삶의 시침은 마치 일년이 하루 처럼 빠르다.
시간이라는 것의 사용처가 달라서 늘 생기는 괴리도 또한 나의 생활의 갈등이 된다.[웃음]
텁텁한 가루 녹차의 횡포를 견디면서 운상을 만날 "나"를 기다린다.

"요즈음 어머니가 이상해요."
올케 언니의 전화가 마음에 걸려 전화를 걸었다.
그리 걱정을 말라고 하였건만 잠시 보이던 어머니의 우울증은 주변에 사시던 노인의
죽음 때문 이었다. 잘 죽어야 하는디 ~~~하는 걱정이 그 원인. .
"어머니 걱정 말아요 잉~~~ 죽음은 어머니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 같은것은 안 해도 되요 ~~~그리고 내가 있으니까 걱정
마시어요 잉~~~무슨일이 있어도 엄마 편하게 가실 수 있게 최선을 다 할테니까. .
걱정하실 마지막을 맞게 하지는 않을께요. . .정신을 놓지 않도록 늘 열심히 집안일도
하시고, 책도 많이 읽으세요 잉???"
나의 이런 다짐을 늘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나로서는 어린애 같이 확인 시켜드려야
하는 번거로움을 열심히 받아들이고 열심히 내 뱉는다. . .
누군가가 들으면
"정말 말대로 할까" 두고 봐야지 뭐." 하겠지만. . .
이런 확신이 있어야 어머니가 걱정을 더시겠다면 얼마든지 입바른 소리라도 해드리고
싶다. 마음속에 단단히 결심도 서야 하겠지만. .


목적을 버리고 더 나은 삶이라는 것에 대한 기대를 갖지 않는다.
그래서 외로움도 슬픔도 여의기가 수월해 졌다.  .

모든 것은 如一 하다는데. . .

음!!
눈이 안오는 겨울이란. . 정말 지내기 재미 없다. ㅎㅎㅎ
더운 날씨에 모든 의욕마저 사라지려 하고. .
우리 어렸을 때에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길이 얼어서,강이 얼어서 정말 신이 났었는데. .
그 시간은 어느새 시공을 벗어나서 환상으로만 남는다. . .
어린 시절이 그리운것이 아니라 혹독한 겨울이 그리운 것일 게다. .


  • ?
    우인 2007.01.24 14:16
    "- 잘 죽어야 하는디 ~~~하는 걱정
    - 걱정하실 마지막을 맞게 하지는 않을께요"

    "- 내가 영~ 안되겠으며, 니가 나를 어찌 좀 해주라
    - 알았다 옴마, 걱정하지마라!"
    그리고 주말마다 달라지는 모습
    "- 내가 왜 이리 했던 말을 자꾸하는지 모르겠네....
    - 엄마 거기가면 여기처럼 좋단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을끼다. 걱정하지 말고 다 잊어버리고 자자....."
    5년전 그렇게 보낸 엄마 생각이 납니다.
    좀~ 아쉬울때가 있지만 슬프지는 않은 이별입니다.
  • ?
    moveon 2007.01.25 12:04
    아!!!! 우인님 정말 귀한 가르침을 주셨어요. "한 숨 자고 나면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을끼다. . " 제 고민을 덜어 주시네요. 그래요. . 사랑하는 사람곁으로 가실거라는 위안만큼 행복한 이별은 없을 테지요. 그래요. . .그래요. .
  • ?
    오 해 봉 2007.01.25 12:53
    가슴속 어딘가가 뭉쿨 합니다,
    그렇게 그리운 어머니와도 언젠가는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하는군요,
    우인님 진원님 두분다 효녀 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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