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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7.01.03 23:19

지리산 작은 음악회

조회 수 184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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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햇살에 늘어진 잠꾸러기 도롱룡





오래전 그곳은 택명이 "다우당" 이었다.
세월이 흘러서 "끽다거"라는 이름으로 온통 서양 식물 "아이비"가 등걸을 이루는
새로운 모습으로 만났다.
지리산 화개골 작은 찻집에서 이루어지는 음악회. .
주인여자가 음반을 내었다고도 하고, 주로 산사를 소재로 하는 류의 음악인 듯. . .
가요를 몇 곡 부르고, 남원에서 왔다는 唱하는 여인이 '사철가"와 쑥대머리"등
으로 흥을 돋구었다.너다섯평 남짓되는 실내에서 차려진 음식과 동동주가 그
흥의 여러 배로 작용했다.
순천 혹은 구례 혹은 하동 그리고 승주의 월등까지를 어우르는 지역민 들 중
차와 인연이 있기도 하고 불교와 인연이 있기도 하고 시인이거나 혹은 교사인
사람들이 모여 든다.
첫 회 모임에는 15명 정도의 인연으로 시작되었고 이번 때에는 한 30여명이 모인듯
한데. . .. 매월 보름 전날에서 보름날 까지 하룻밤을 유할 수 있는 음악회 이자 마당
놀이 판인 셈이다.

*음악회를 만든 이유*
"어느날 제게 한분이 그러하시더군요. 노래를 하지 않으면 평생 구정물에 손
담그고 살아야 할 팔자 라고. . 그래서 2년전에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원하시는
곡들은 신청을 받을 실력이 못됩니다. 적어 놓고 가시면 한달 내내 기타 연습을
거쳐서 다음달 모임때 불러 드리겠습니다.여기서는 차를 마시고 하는 일은 돈을
받지 않습니다. 다만 초청된 분들이 있어 이 자리를 빛내는 일이 생길때 그 분들
기름값 정도는 생각해 주어야 하겠기에 모임때 마다 개인이건 부부건 가족이건
만원을 회비로 책정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그곳으로 이동
하는 형식으로도 모임이 이루어 지게될 것입니다. 그러나 매월 음력 14일인 시간
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뒷 소리에 여인의 삶이 그다지 평탄치 않아 그 집 최근 주인인 某시인의 배려로 정착
했다고도 하고. . .
하여튼. . .
실내에서의 한판 노래 잔치가 끝나고 밝은 달 아래 강강수월래며, 우리 국악으로
한 잔치 다시 벌인다는 그 무리들을 두고 발길을 돌렸다.
오랫만에 공연장[?]에 다녀온 듯한 설레임이 잠시였던 것은 그곳에 참석한 사람
들의 소개를 받아야 한다는 결국 한국식의 모임 문화 절차가 남아 있어서 였다.
우리 한국인의 문화 즐김의 오점이라 생각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웅성거리는 사람들 가운데서 우뚝 일어나서 나오는 나를 기점으로 우르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빠져 나와 버린다. . .
황망하기는 하지만 그들도 그 자리에서 어디어디 사는 누구누구요 하는 소재지 알리기
절차가 아직은 이른 재촉이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고마워 하진 않을까??? ㅎㅎㅎㅎㅎㅎ
"공연히 분위기를 깬것은 아닌가 몰라. . . "하는 우려는 접을 수 있었다.
그것만 뺀다면 나름 조용한 겨울 화개골의 행사로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다만 지리산이 주제가 된 것이 아닌라는 점만 서운했을 뿐. . .   
하긴 이미 그곳이 지리산의 품안이니 그러한 정리를 밝혀서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족하면 그만인것을. ..
다음번엔 미리 회비를 입장 전에 항아리 같은데에다 넣도록 유도하는 것을 일러 주어야
할 것 같다.
쫒아 나와 어둠속에 회비 수렴하는 풍속은 조금 이상하다. . ㅎㅎㅎ

*2006년 12월 28일부터 2007년 1월 2일까지. . . *
꽁꽁 얼어 붙었다.
추운 밤에는 세탁기며, 수도 꼭지등에 안전 장치를 해두어야 하는 것을 잊었었다.
지난해에도 그러다가 오후가 되면 물이 녹아 내리는 것을 경험한 터라 이번에도. .
안심하고 하루 정도는 버티었는데. . . 그 게으름의 댓가로 겨우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설겆이며, 빨래를 했다.
지하수인관계로  모터에 의해 원활한 수도 공급이  이루어지는데 그 모터가 고장이
나 버린 줄 모르고 자연스레 관속의 얼음상태인 지하수가 녹아서 원상태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만 있었다니. .  
이런 멍충이~~~~
시골에 살면서 말랑말랑 해진 생활 태도가 여실히 드러난 모양새 이다.
고랑물로 간단히 해결 할 수 있었던 세안이나 양치질은 상관이 없었지만 막상 생수를
사러 가는 일도 힘들어서 몇끼를 빵과 집에서 만든 피자 등으로  때우다 보니 역시
위에 무리가 오고 장 활동이 둔해져서 변비까지 생기고 말았다.고랑물을 퍼다가 덥혀
머리를 감고 조카 생일 잔치에 참석한 일은 그나마 그동안에 제일 부지런했던 행위. .
사람의 게으름이란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ㅎㅎㅎㅎ
가야산에 사는 도인[?] 부부 집에 가기로 한 계획---그곳에서 볼 지리산 반야봉과
남 덕유의 조망과 붉게 물든 낙조를 감상할 절호의 기회를 잃어 버리다니 한심할 지경
으로 낙담속에서 지냈다. . . .놓친 기회는  봄을 기약해야 한단다. .

버스에서 내려서 7-8분[빠르게] 걷는 거리,
내 집에서 윗 마을 사람사는 곳까지는 20분 걷는 거리다.
그 사이에 외딴 집의 나는 도움 받을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게 잘 사는 방법이다.

*도롱룡*
그렇게도 꽁꽁얼은 내집안에서 벌어지는 생활의 난투극을 초연하게 바라보는 녀석이
있었다. . . 부엌앞으로 흐르는 꼬맹이 도랑에 햇살이 비치는 곳에 자리를 틀고 죽은듯
산듯 꼼짝하지 않던 도롱룡 한마리. .
우리 집 고랑 물이 역시 1급수인 것은 사실인겨~~~~
동동동 이리 저리 물 뜨러 돌아다니는 와중에도 그 녀석을 보면 금방 얼굴에 미소가
번지곤 했는데 그러다 짜증나는 사건들이 연달아 생기는 인간사에 시달리는 내가
그녀석을 잠시 잊었었다.
문득,
새 모터에 힘입어 콸콸 거리는 수도 꼭지들을 다독여 빨래도 하고 밀린 설겆이도 하고
청소도 하다 죽어 버렸을 지도 모르는 ,다른 곳으로 이동 했을 수도 있는 그 녀석이
보고 싶다.
크크크크크크크크
투명하기만 한 겨울 햇살 아래 가만히 나를 올려다 보고 있네????
손가락으로 가만 건드려 본다.
움찔!!!!
아!!살아 있구나. . .
살얼음 밑에서도 재재거리며 떼를 지은 아기 송사리들을 바라보노라니 자연의 유연한
탄력에 감동이 스민다. . . .
죽은 국화 밑둥에서도 다시 새싹이 돋아나고 방안에 들여 놓은"여우꼬리"는 빨간 털달린
꼬리를 만들어 가기에 바빠졌다.
얼어 붙는 산하에도 생명은 꿈틀 거리고 있어. . .
참 !!행복해!!!


  • ?
    오 해 봉 2007.01.05 00:35
    진원님 새해 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세요,
    지리산 작은 음악회 사철가 쑥대머리에 깊이 빠져서 진원님을
    한없이 기다리는 백성들을 잊는것은 아니지요,
    언젠가 사랑방에 여인님이쓴 4972 번글이 생각 납니다.

  • ?
    야생마 2007.01.06 21:44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리산 음악회 참 정겹고 아름다울 것 같아요. 모터까지 새로 바꿔야 할만큼 많이 추웠나 봅니다. 쉽게 만나지 못할 아주 특이한 친구를 두었군요. 도롱룡...마지막 말씀에 저도 행복해 집니다.
  • ?
    K양 2007.01.11 06:15
    언니 새연락처를 문자로 좀 알려주세요.
  • ?
    moveon 2007.01.11 23:12
    케이 양~~~~전화번호는 그대로여요. 휴대폰이 망가져서 잠시 사용못하다가 새것으로 구입후
    그 번호로 사용한답니다. 옛날 휴대폰에 남겨진 번호들을 옮겨 오지 못해서 제가 k양 번호를 몰라요 잉~~~~ 제 번호 입력되어 잇을 테니 제 번호로 그대로 전화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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