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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6.10.18 14:14

옛 사랑을 기억하나요?

조회 수 224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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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듣고 싶은 음악: 비발디 칸타타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영화 "샤인"의 OST



칼크브레너는 유럽 나폴레옹 전성시대의 독일 음악가이다.
쇼팽을 제자로 삼기를 원했는데 이미 20세 이전에 피아노 연습곡등을
완성한 천재적인 음악가 쇼팽은 거절했다.
세인의 평가로는 욕심이 과하고 자만심이 강했던 그 당시 최고의 인기
작곡가 칼크 브레너가 젊고 천재적인 영감을 지닌 쇼팽을 자신의 제자로
삼아 절대적 음악 지존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다고 비난했다.
그 당시 베에토벤이 있었으나 격정적이고 다이나믹한 음악세계 가 인정을
받지 못한 상태여서 칼크 브레너의 유려하고 매끈 한 피아노 곡들은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쇼팽은 그러나 불후의 명곡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자기가 좋아하는 칼크브레너에게 헌정했다.

*생노병사*
이모님과는 두 정거장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음!!!!두 자매를 하늘채에 모이게 해볼까????
가을 꽃도 피고, 점점 사람사는 곳 다와 진 하늘채를 보여 주고 싶기도 하지????
강행한 계획에는 후배의 공이 컸다.
자동차라면 멀미가 난다고 완강 고집이신 어머님을 쉬어 쉬어 가면서 모시고
오게 승용차 공수, 그 사이 나는 택시를 대절 하고 이모님을 급습, 납치 했다.[?]
"아이고 언니~~~"
머리가 허옇고 주름투성이 얼굴의 여자 들이 뱉어내는 "언니"라는 호칭은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우리도 늙어서 언니 동생 하자 잉???"

사진이 잘 나왔네????
두 정거장을 걸어서 이모님댁에 사진을 가져다 드리려고 깜깜 밤 길을 걷는다.
그 날 하늘채에서 볼때에는 다리가 그냥 결리는 정도여서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조금 더디 내려서는 정도로 기억했는데.. 다리를 주욱펴고 밥상을 앞에 두신
이모님은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 걷지를 못하신단다.
"며칠이나 그러는데요?"
"추석 지나고 바로 그런다."
"세상에나!! 병원에 당장 가봐요."
"마을에 사는 질부가  내일 콩 거두어 들인다고 같이 가줄 수 없다는 구나. . 네가
혹시 가줄래???"
"그래요 제가 모셔다 드릴게요."


"의사 선생님 다리가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아프고 디딜 수가 없어요.
약좀 주세요. 수술할까요?"
두서 없이 하소연하는 이모님. . . .그렇게 단정하시던 분도 결국 시골 노인일
뿐이었다.
혹시 뇌 수술 후유증일 수도 있지 않을까????
"무릎에 보통 사람에게는 없어야 할 하얀 결정체가 보입니다."
"염증?"
"아닌데 확실 치 않아서 MRI 촬영이 필요합니다. 뇌 수술과는 다행히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주사 한대를 맞고 금방 좋아 지신듯 웃는 이모님을 주사실에 모셔 놓고
마음이 좋지 않다.아까 의사가 만질때 죽을 고통 만큼 아파하시던 모습에,
기다리는 내내 다리 통증때문에 말을 잃으셨던 모습에. . . 얼마나 고통 스러울까??????
가슴이 천근이 된다.

*추억을 만나다.*
약사가 망연히 나를 본다.
조제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시선이 고정되었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아차 싶어 일부러  얼굴을 돌리고 밖을 보는 듯 제스추어가 이미 어색.
급기야 약을 들고 나온 녀석이 약을 주기 전에 전화번호를 묻는다. 간단한
절차이니까.. .
"정진원씨 맞지요?"
"맞는데 누구신지?"
"제가 기억이 안납니까?"
"네 잘 모르겠는데요."
아는체 하는게 자연스러울까?
아니다. 그냥 계속 모르는 체 하자. .
예전에 살았던 동네까지 확인하면서 아는체 하려는 그 녀석을 두고 단호히
기억이 없어요 라고 잡아떼고 나왔다.

"있잖아 !!!이모 재미 있는 이야기 해 줄까????? 그런데 이 약은 아침과
저녁에만 드시래. . ."
수다를 떨어야 저 말없는 노인네 속에 고물거리는  생각을 중단케 할텐데. .
나의 눈물겨운 노력이 급기야 약사를 골려준 이야기로 이어졌다.
"저 녀석이 옛날에 나 좋아해서 쫒아다닌 녀석인데 오늘 덜컥 만났다네. . .
아직도 내가 살던 그 집도 기억한다네. . 이모네 전화번호를 적었으니 혹시
나 찾으면  모른다고 잡아 떼 주세요 잉????"
" ㅎㅎㅎㅎㅎㅎㅎ "
조용한 성품과 다르게 호탕하게 웃는 그 특유의 표정으로
"그러냐????? 참 재미지다.알았다 전화오면 나도 골려 주마."

옛 사랑을 기억하니???????
아니~~~~~~
오늘은 정말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다.

밤새 내내 울었다.
생로병사의 고통은 윤회를 거듭하지 않아야 끝난다. .



어제 너무 울었나 보다. . .







  • ?
    오 해 봉 2006.10.19 12:45
    "정진원씨 맞지요?"
    "맞는데 누구신지?"
    "제가 기억이 안납니까?"
    "네 잘 모르겠는데요."
    아는체 하는게 자연스러울까?
    아니다. 그냥 계속 모르는 체 하자 "

    참 아름다운 글을 읽었습니다,
    정진원님 참 나쁘네요,
    참 바보 고요,
    나이가 몇인데 왜 그렇게 몰인정 쌀쌀 모른체 했나요,
    나름데로 성공한 어릴때의 남자 친구를 격려해 주었드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습니다,

    이모님을위해 울지만말고 틈나는데로 찾아가서 위로해 드리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전화도 자주해 드리고요,
    저도 100살된 이모님과 매주한두번 10여분씩 전화를 한답니다,
    며칠전 전화에
    " 아이놈아 얼굴 잊어먹것다 한번댕겨 가그라 "
    하데요.

    정진원님 건강 하세요.
  • ?
    중봉 2006.10.19 17:09
    진원님...옛사랑의 추억에 살며시 추억에 잠기고 갑니다.
    아는체 하는 것 보다 모른체 뒤돌아서서 가슴속에
    담아주는 사랑이 더 아름다운 법이지요...
    하지만,매몰차게 돌아선것은 너무 했습니다.

    이모님은 신경차단,근막동통 주사 같은
    통증치료를 받으시는것이 좋겠습니다.
  • ?
    김현거사 2006.10.20 07:29
    정진원씨! 차 한잔 사드리고 헤어졌어야지요.
    감사하다고.
    산에서 전혀 낮모르는 사람 만나 인사도 하는데....
    그리워해준 사람을....
  • ?
    나그네2 2006.10.20 23:43
    그 분(그 녀석) 무척이나 가슴이 콩콩했을텐데요 뜻밖의 만남에서 너무 매정하지는 않으셨나요?.하지만 우리의 성주님! 냉정함에 박수를 보냅니다.

  • ?
    회색 2006.10.23 16:12
    진원님 참 아름다운 분이군요. 모른채 두는것이 그분에게는 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으리라 짐작합니다. 놓친 고기가 더 크보이거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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