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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6.09.21 21:51

티벳--짜시좀과 에베레스트

조회 수 1826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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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시좀 마을*

“마치 태초의 생물이 살기 이전의 땅 ,달 표면을 걷는 느낌”

오래전-- 티벳이 금단의 땅으로 외국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을 당시
인도의 라닥 지방에서 걸어서 티벳의 라사로 여행을 했던 일본인의 책에서
받은 감명적인 티벳땅의 묘사 부분입니다.
지금은 많은 교통수단과 많은 여행자들로 인해 느낌에서 그런 신비감은
사라졌겠지만 풀한포기 볼 수 없는 구릉들로 이루어진 티벳의 땅은
태초에 던져진 궁창 속의 절박한 인간 심리를 표현할 만한 모습이 틀림이
없었습니다.
짜시좀 마을은 그런 대지의 품안에 고스란히 남겨진 유일한 생활이 이루
어지고 있는 에베레스트로 가는 길목의 마을입니다.
옹기종기 몇 가구 모여 살지 않은 곳에서 만난 초등학교는 다분히 중국
정부의 정책상 마을에서 제일 신식이고 제일 큰 건물이었답니다.
우리 일행은 과감하게 그곳 한 교실에서 수업을 자청했지요.
한국말 수업을 20여분 마치고돌아서는 우리에게 내내 손을 흔들어 대는
그들을 뒤로하고 에베레스트로 향했습니다.
짜시좀에서 3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지구 표면역시 마르고 부연 흙먼
지속의 자갈 땅에 불과 했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모래로 풍화되기 전의 그 땅에선 시선을 거부하는 빛이
가득해서 잠시 눈이 덮인게 아닌가 하는 착시 현상으로 당황하게 됩니다.
땅이 그렇게 빛이 나는 것은 경외심을 지니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그러다 척박하다 못해 불모의 땅인 그곳에서 문득문득 만나는 유채와 석회석이
가득한 설산에서 흘러드는 개울물은 웬지 없어야 할 곳에 생겨난 이물의
느낌을 갖게 하는 신비함으로 다가 왔습니다.
어느새 저는 달표면 같은 티벳의 끝에 우뚝 솟은 에베레스트가 이미 산이
아닌 또 다른 하나의 별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나 봅니다.

*다시 감동하는 자연보호*

중국인의 자연보호는 상상한 것 이상이었습니다.
마을을 조금 지나자 막막한 곳에 작은 집이 하나 나타나고는 차를 정지
시키고 쓰레기 봉투를 한 사람당 하나씩 나누어 줍니다. 그곳에서 부터는
아무것도 버리지 못할 것이고 혹시 사용한 쓰레기가 있다면 가지고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깨끗한 태초의 땅은 그렇게 우리를 맞았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그런 부단한 땅 지키기의 모습에 감동을 받습니다.
이곳이 내나라가 아니라도 내가 숨쉬고 살아 가는 지구의 어느 한쪽에
인간의 이기심과 문명의 모순이 자아낸 온갖 더러운 것들로부터 보호 되어
흐르는 공기조차 맑고 투명한 곳이 있다는 사실이 지친 여행자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귀중한 치료제가 되었습니다.
짜시좀 마을에서도 말이 버린 배설물조차 보이지 않던 것,그리고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내내 쓰레기 같은 것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베이스 캠프에 닿아서도
시설지구가 천막으로 대체되어 있어 영구히 버려져서 처치 곤란한 오물들이 없었던
것등에 안도와 감동으로 행복했습니다. 네~~물론 고산증으로 걸음 하나하나에 고통이
절실했지만 말입니다.
사람이 많이 살지 않았던 옛날 우리 지구의 신선했던 삶의 향기. .
저는 그 원시의 무엇을 그리워 하면서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닐까 착각하고 있습
니다.
그래서. .
나의 티벳여행은 오염되지않은 신과의 만남과 ,아름다운 오래전 지구와 만나는
기쁨으로 마무리 되어도 좋을 듯 싶습니다.



선생님과 아이들




집으로 가는 길




살아있음의 부산함



공간



호기심--생전처음 보는 휴대폰



부끄러움




깨어진 고요




저두요.




이 안에 너 있다

              



순수

날씨가 점점 흐려져서 운전기사는 아마 비가 올것이라며 얼른 얼른 움직여서 비가
오기전에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는 말부터 하고 맙니다.
항상 높은 산의 여름은 운무를 동반하며 가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길 거부 한다
는 것을 잘 알고 있지요.
히말라야도 다름 아니어서 초모랑마를 보호하는 사찰 앞에 도착했을때는 빗방울도
후둑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비가 올것 같지는 않군요.
제 경험상 . . 하늘이 열리다 말다 변덕이 심할 뿐 일 듯 싶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걷거나 마차를 타거나입니다.
걸리는 시간은 똑 같이 2시간 정도. .
마차가 워낙 열악해서  ㅎㅎㅎㅎㅎ 타는 것이 더 고통 스럽습니다.
속도도 없고 흔들리는 통에 엉덩이만 더 아프구요,.
다만 지친 여행자의 보행을 도와주는 정도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벌써부터 고통으로 엄습하는 고상증세로 그동안 씩씩하던 일행중 한 명이 야단이
났습니다.
저 역시 . . . 결국 제가 시간을 벌고 비가 오기전에 초모랑마를 보고 싶
어서 마차비를 모두 지불하기로 하고 일행을 부추깁니다.
제 아버지의 지론 중
*시간을 돈으로  사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 돈이 얼마이든 망설이지
  마라* 이라는 항목을 실천 할때라고 생각해서. . . .















제 뒤로 잠시 에베레스트가 보이죠? 서양 여자에게 찍어어 달랬더니 촛점을 비껴 갔습
니다. 잠시 하늘이 걷힐때 인데. . .제 뒤의 판쵸우의를 뒤집어 쓴 남자는 외국인인데
어찌나 추워하는지. . .












                       
                  초모랑마



                  
                    











초모랑마는 구름에 가리우고 또는 비에 잠시 흔들려서 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저 멀리 작은 무인 대피소가 하나 보였지만 너무나 멀리 있어 한 순간 한순간
걸음걸이에 나타나는 고통 때문에 그곳으로 가까이 갈 수 없었습니다.
제 모습을 잠시 보여 주었지만 금방 숨어 버리는 초모랑마--에베레스트. . .
그러나 멀리서 조차 그 산은 빛이 났습니다.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의 눈부심이 역시 히말라야 였습니다.
아!!잊었군요.
이곳에서는 땅들이 내내 빛이 난다 말씀 드렸죠?
그 우윳빛 땅이 힘겹게 발산하는 두터운 빛으로 천지가 눈부십니다.
저 땅이 오염되는 일은 영원히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와서 인터넷 검색으로 잠시 보았던 에베레스트의 모습을 찾아 내었습니다.
윗 사진은 티벳 초모랑마의 원거리 사진 모습입니다.
입구의 사찰에서 망원렌즈로 모은 모습인 듯 싶습니다.
내리던 비는 우리가 돌아오면서 그쳤습니다.

같이 히치했던 중국인 녀석이 돌아오지 않자 차비를 받내지 못할까봐 우리
들의 의견을 무시하던 운전기사 때문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앞으로는 군기를 제가 잡아야 하겠습니다.

다시 팅그리에서 보내는 하룻밤은 그러나 웬지 모를 허전함으로 남습니다.
제대로 보여 주지 않던 초모랑마의 심술때문일까요????
내일은 남쵸 호수로 갑니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하늘 호수. . .

                    

                    


                      




  • ?
    부도옹 2006.09.22 01:35
    덕분에 저도 가장 가깝게 초모랑마를 보고있습니다. ^^*
    우~~와 !! 굉장합니다.
  • ?
    선경 2006.09.22 10:39
    보라빛 야생화들의 유혹에 자꾸 되돌아봅니다
    우유빛으로 빛나는 초모랑마~~~정말 신비롭군요
    진원님의 세련된모습과 자연적인 티벳사람들과의
    대비가 현대와 고대를 왔다갔다하는 재미있는 모습이네요
    미루어두셨던 숙제를 하신모습이 참으로 풍요롭습니다~~~늘 건강하세요~~~
  • ?
    강미성 2006.09.22 22:07
    맨 아래사진은 우리가 흔히 보는 에베레스트의 모습이네요,
    이곳에서 글과 함께 보니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잘 보고 가요....
  • ?
    야생마 2006.10.12 05:05
    아무리봐도 고산병에 고생하는 표정은 아닌데요.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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