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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조회 수 207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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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제가 있습니다만. . .
          
          
토론이 시작되기전의 빈 공간 입니다.


세라 승원은 라마 승들의 debating장소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debating이란,
각 승원의 대학들에서 공부하는 라마승들이 공부한 것을 가지고 공동의 장소에
모여서 토론하고 서로 묻는 행위로서 티벳 라마승들의 그 과격하고[?] 커다란
몸동작으로 인해 마치 싸움하는 듯 격렬해 보이는 것 때문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바람에 마치 티벳 여행때의 꼭 보아야 하는 관광 아이템처럼 되어 버린
승려들의 토론 모습을 말하는 것입니다.
선문답이라고 이해하시면 빠를 것입니다.
네팔 여행때, 잠깐 난민촌에서도 작은 사찰에서 행하고 있는 것을 본적이 있었
던 터라 저도 다시 한번 티벳내에서 보고 싶었던 일이기도 합니다만. . . .
여기서,
티벳의 사찰들은 여러개의 대학 즉 승원들이 모여서 하나의 사찰로 불리워 지고
있는데요. 각각의 대학들은 그 부속 건물에 승려들의 숙소가 딸려 있다 보니 사찰
들의 모습은 대개는 작은 마을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후 3시경에 토론의 장이 펼쳐 진다고 해서 오전엔 고산증세를 달래느라 걷고
우체국에서 몇가지 소포를 한국으로 보내놓고 점심후 세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유명한 관광 상품이 되는 일이라면 당연히 근사한 장소가 미리 구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거늘 그곳에 오는 누구도 알지 못하도록 아무런 표시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난감합니다. 물어도 아는이가 없습니다. 승려들은 저희가 티벳말을 모르니 아무리
영어로 물어도 대답할 수가 없는게 당연하구요.
아차!!!
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요?
여기가 티벳이라는 것을 제가 잠시 잊었습니다.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티벳이고 티벳인들에게는 그 토론의 행사가 일상이며, 특이
한 일이 아니고, 굳이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한행위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요. . . .

중국인들이 바위에 그려진 그림이 있는 산으로 가는 코라 길을 물어 왔습니다.
저희도 따르려 했으나 지금가지 씽씽하던 정숙씨가 드디어 어지러움을 호소
합니다. 저는 이미 익숙한 지라 아예 산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덜커덕 사원
한 귀퉁이에 주저 앉아서 멍해진 상태였지요.
debating장소를 찾아서 이리저리 헤매는 사이 오르고 내리는 길목에서 또 한번
저희의 행동 반경이 커졌던 가 봅니다. 고산증을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찾아 왔어요.
그런데,
도무지 그 장소라는 것이 어딜까요?
시간은 자꾸 다 되어 가는데. . .
잠시후 열쇠를 지닌 관리인 한 사람이 나타나서 작은 철장 창문을 열었습니다.
바로 저희 옆에 계단을 오르고 보니 거기가 토론 장소로 쓰이는 공간이었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자갈 밭, 더운 날씨를 고려해서 작은 숲이 조성되어 있는 그곳이
위치상 각 대학의 한 가운데에 속하는 지점 이었습니다.
이제 한 두명씩 붉은 옷을 입은 승려들이 몰려 들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장난기 있고, 밝고, 순박한 미소와 함께 조잘거리는 습관을 그대로. . .
음!!!!
인생의 귀중한 문제, 혹은 8만 사천 경전의 핵심의 문제점? 진지한 토론을 지닌
가슴과 두뇌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태도인 것은 사실인데 그래도 참 즐겁고 생소한
수선스러움이 이젠 제게도 익숙합니다. 그런 그들이 저도 반갑기만 합니다.
관광객들도 하나둘 같이 들어 서느라 도무지 누가누군지 구분이 안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자기들 공부하는 자리니 비켜달라든가, 좌중을 조용히 시킨다
든가 하는 아무런 공식이 없이 자연스레 밀치고 걸치고 하면서 들어선 그들.
으라차차!
드디어 힘차게 소리들을 질러내면서 일은 치루어 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군요
아직도 제가 티벳인들을 이해 하지 못한 것이겠지요?
그들은 너무나 자유자재 한 영혼의 소유자들인 것입니다.
혹은 관광객들에게 보이려고 일부러 더 크고 더 화려한 말과 행동을 구사 할 수도
있겠지만요. 그래요 다분히 그런 몇몇 스님들이 확실히 있었어요. ㅎㅎㅎㅎㅎ
그런데  그들은 그것도 하나의 수행의 과정으로 당당히 승화 시킬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런 "피할 수 없는 가벼움"이 그들의 자유스러운 영혼을 보호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조용하던 그 숲은 왁자지껄 난장판이 되었습니다.
덩달아 관광객들도 우선 두선 시끄럽기 시작합니다. ㅎㅎㅎㅎㅎ

그런데,
행운이 제게 있는지 그 아름다운 행사중에 유독 가장 진지하고, 멋진 토론으로
그곳에 모인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을 주인공이 바로 제 앞자리에 있지
뭡니까??? 순식간에 사람들로 그득해진 그곳에서도 그들은 모든 사람의 눈에
띄어서 갑자기 제 자리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 했습니다.
순식간에 여기서 저기서 매순간 순간 터지는 후레쉬며 덩치큰 사람들의 침탈이  
이어졌습니다만. . . 그들 저 두 젊은 라마는 아랑곳 없이 자신들의 과제를 풀어
나갔습니다. 묻고 답하고 그러다 대답이 막히면 한대 가벼이 맞고 다시 던지는
질문에 고개를 가우뚱 하다가 금새 헤시시 웃고 진지해 지기도 합니다.
모든 사람이 보았으면 하는 장면이랍니다.
묻는 자의 발바닥은 자갈 밭투성이에 말 한마디  한마디와 함께 부딛치고 박히
면서 고통이 퍼져나오고 손바닥은 불같이 풀어내는 "딱' "찰싹' 하는 소리와
함께 벌개지고 단단해져 갔습니다.
신 들린듯 열정에 사로 잡힌 그들의 그 황홀한 율동미는 마치 완성된 무용 공연을
한편 보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는데 그것도 사람들의 횡포에 상채기가 나고 맙니다.
빠져드는 내내에도 저는 제 시야가 가려지는 순간 순간 마다 제 앞을 가로막는
사람들을 밀쳐 냈습니다. 마치 제가 막히는 것 같은 분노와 함께 말입니다.
왜 였겠습니까???
제가 좀 더 잘 보려고???
내 자리인데 하는 텃세 때문에????
아니랍니다. 그 두 승려를 보호하려고 그랬습니다.
마음껏 그들의 유희를 즐기도록 말입니다.
시간이 흐르자,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이제 그들 라마의 최초의 자리까지 침탈하고
아예 얼굴에 사진기를 들이대면서 그들을 방해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는 자들의 대부분이 특히 다수일 수 밖에 없는 중국 관광객들 이었습니다만
신성한 하나의 종교의식으로 보기 보다 관광 상품 으로 취급하는 기색은 코쟁이들
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거의 벗은 듯한 차림으로 자신이 담긴 사진 하나를 건지려고 그 한 가운데에 서슴
없이 비집고 들어서서 그 흐름을 방해하곤 했기 때문입니다.
제 가슴이 몹시 아팠습니다.
누가 서양인들을 문화에 대한 선진국민이라고 했습니까????
빌OOO. . . .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심정이 되어 돌아서는 제 뒷 덜미로 다시 한번 밀리터리
룩[군복 처럼 챙겨입은 패션 경향]으로 무장을 한 듯 무리지은 중국인들의 시끄
러운 웃음 소리가 넘어 들었습니다.
거기,
외롭게,
성스럽고 독특한 세상에서 귀한 하나의  문화가 짓 밟히고 있었습니다.

달마는  왜 ..................?
뜰앞의 잣나무. . .


          
세라 승원 1

           
세라승원  2

          
세라승원   3

           
세라승원    4

              
세라승원   5


              
카페 Naga 에서 본 바코르 거리. .




  • ?
    tumbler 2006.08.28 00:31
    에~~ 왜 달마가 서쪽에서 왔냐면요?
    여기(우리나라)서 동쪽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
  • ?
    야생마 2006.08.28 18:13
    저는 세라사원에선 못보고 다람살라 남걀사원에서 봤는데 마치 싸우는듯 하죠. 토론을 통한 스스로의 수행을 발전시켜 가는 것이겠죠. 약간 기운듯한 특유의 앉은모습도 좋지만 카페에서의 옆모습 정말 좋아보여요~~고산증에 시달린 모습은 전혀 아닌듯해요. 기압차이때문에 과자봉지등 부풀어 있는걸 자주 볼 수 있는데 그래서 살이 있어 보여서 그런지...카페분위기도 정말 좋네요. 저 맞은편에 앉아서 수유차 한잔 마시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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