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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6.08.03 14:30

티벳--미스터 코지

조회 수 203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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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다니구요,
조용조용하며,
말이 잘 안통해도 눈을 보며 성심껏 손님을 대하는태도,
전형적인 일본 남자의 갸름한 턱을 가진 코지씨는 적당히 먹은 나이때문에
겸손해 보이는 좋은 인상입니다. 미남형이라고 할 수 있었지요. ㅎㅎㅎㅎ
그다지 비싼 음식은 아니지만 서양식 아침에 나오는 빵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을 만큼 매력적인 모습에다 맛을 지녔습니다. 다시 그 빵을 만나려고 그곳
에 갈 수도[?]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침에 만나는 심스코지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 같은 모습입니다.
소박하지만 모든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동서양의 감성을 모두 수용한. . .
유독 중국인과 서양인들이 많은 곳에 한국 여성이라고는 둘뿐인 탓에 코지씨
의 관심이 조금 깊은 듯 보여요.
한국인이 일본인 집에 와주었다는 약간의 생소함이랄까 그런것이 많이 느껴
지나 봅니다.
음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나의 불평에 조용히 다가와서 눈을 깊이 맞대고
약간의 실수가 있었다며 두 손을 모으고 사과를 합니다.
참 !일본인이란!!!!!!!
아름답기도 하지만 . . . . . 그렇지요 그냥 아름답게 받아 들여야 하겠지요?
그날은  라사행 비행기표와 퍼미션을 발급받기 위해 하루를 성도에서 보내야
하는 날입니다.


문수사



점심공양을 기다리는 문수사 승려들--- 카메라를 든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 준다고 할
정도로 호의적이고 친절함. . .

점심시간 인듯해서 점심 공양한 번 공짜로 얻어 먹어보려는데 어디선가 그릇을
가져오긴 하는데 이곳으로 가면 저곳으로 가라하고 저곳으로 가면 이곳으로
다시 가라하고 ㅎㅎㅎㅎ우리 사찰에서 처럼 용이하게 생각했던 제 자신이
정말이지 너무나 웃겼습니다.
정숙씨가 "그만 포기 하면 안될까요?"
"아닌데, 분명 일반인에게도 공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여."
"아닌 것 같은데요 보니 여기서 일하는 사람만 주는것 같은데요."
"그런데 도무지 그릇을 어디서 얻어 와야 하는겨?"
공양간에 그릇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그릇을 지니고 다니는 듯
보이는 그 이상야릇한 상황이 더 재미 있어서 저는 정말 오랜 시간을 밥 한끼
얻어 먹으려고 헤매었답니다. 결국 실패했습니만 정해지지 않은 숫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에 도전해서 스스로 만족하기 까지의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문수사는 석가모니의 협시 보살의 한분인 문수보살이 신앙의 대상이 되는
절간입니다.
그렇다고 어느 절간이든 석가모니의 주존불을 모시지 않는 것은 아니구요.
대체적으로 문수보살의 위력이나 감응에 더 깊은 숭배를 나타내는 경향이
짙다고 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라면 밖에서 절 하란다고 절 할까요????
우리와는 조금 다르지요?  곁에 늘씬한 다리의 젊은 여성 --더운 날씨 탓에 거의
아슬아슬한 미니 스커트 차림 으로도 사찰안에서 거리낌이 없는 분위기 입니다.



다른 사찰에서 순례를 온 듯한 일단의 불자들의 모습. .

연못가에서 태극권을 연마하는 할머니를 따라 시선이 흐르다 머문곳에서
정말 깜짝놀랄만한 광경을 만났습니다.
두다리가 무릎 위에서 절단된 20대 여성입니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그 연못가에 잠시 놓여진 상태였겠지요?
다리가 들여다 보여지는 연못 수면을 아무런 동요나 흐트러짐 없이 들여다
보는 여자. . .
섬짓할 정도의 무거운 침묵이 일순 스쳐갔고 감히 그 침묵을 깨뜨릴 용기도
없어 몸을 숨기고자 했지만 그곳은 너무나 드러나 있는 장소였습니다.
미동도 없는 그녀를 곁으로 숨죽이며 스쳤습니다.
절대침묵
바람도 없이 지나가는 시간이 참 무겁기도 합니다.


저녁을 먹고자 들어선 코지씨 집에선 우리 행운의 주역이었던 한국인 아저씨
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사천 음식으로  한국에도 있고 전 세계적으로유명한
음식을 먹으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것이었는데. . .선듯 응해버린 정숙씨
때문에 성도시내를 걸어 걸어 중심지로 보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잠잘때나 입자며 가져간 벌렁거리는 파자마 수준의 바지를 입고 한 시간 정도
걷고 그 아저씨가 이끄는 집으로 들어 갔는데 커다란 스테인레스 냄비에 각종
야채와 고기를 적셔 익혀 먹은 요리인데 뭐 샤브샤브라고 해도 좋을 그런 형식
의 요리였습니다. 문제는 이 후덥지근한 더위에 에어콘 시설도 변변찮은 식당에
시끄럽기로 유명한중국인들의 저녁 만찬 자리에 들어섰다는 것입니다.
탁자에선 부글거리는 열기를 받아쥔 거대한 냄비가 끓어대고 중국인들 특유의
윗통 벗기는 정말 이곳이 식당이라는 인지만 없다면 영낙없는 격투기장으로
오인 할 뻔한 분위기 였습니다.

참 대단히도 시끄럽고 어지럽다 정말... .

정숙씨의 표정은 설마하고 따라 나선 자신을 얼마나 원망하는 눈치던지 불쌍
하기도 하고 고소하기도[안가고 싶은 나를 졸라서 따라 가게 했기 때문에] 해서
속으로 많이도 웃었습니다.
게다가 웬일인지 제가 앉은 쪽으로는 불기가 덜 다가오는데 웬일인지 그 아저씨
하고 정숙씨 방향으로는 그 열기가 온통 쏟아지는게 아니겠어요? ㅎㅎㅎㅎㅎㅎ
두 사람다 고생고생하며 먹다 먹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은지 그냥 나가자면 나오는
모습이 정말 재미 있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밤엔 월드컵때문인지 남자 투숙객들이 모여서 떠들어 대는 통에 잠을 설치는
바람에 겨우 눈붙이는 시간이 1시간 남짓. . 아침에 공항으로 가기 위해 나서는
픽업에는 캐나다인 캐시, 나 그리고 정숙씨 세사람이 전부 였습니다.
뭐 대단히 많은 사람이 퍼미션을 기다리는 것처럼 둘러 대더니만. . .

잠에 절어 정신이 없는 제 옆자리에 캐시가 타면서 "하이" 합니다.
아차 싶어서 정숙씨를 그녀 옆에 앉히고 저는 잠시라도 눈을 붙이려 합니다.
처음만난 서로 다른 외국인들의 인사치레가 시작 되겠지요? ㅎㅎㅎㅎ
예상대로 둘이서 어디서 왔고 이름이 뭐며 ㅎㅎㅎㅎ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
하여튼 제가 해야 할일을 정숙씨가 하는 것 같아서 조금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인사치레를 하게 내버려 두고 저는 눈을 감습니다.
그 때문에 캐시는 비행기에서 라사에 내릴때 까지 제게
"Are you o.k?"
를 연발하게 됩니다.
참 정이 많은 아가씨입니다.

공항에서는 우리에게 항공권을 주지 않고 코지씨 집 종업원이 티켓팅을 합니다.
이상하다 싶은데도 친절함의 표현일까 생각합니다.
모두요. . . 그러다 제가 생각나는게 있어서 그녀에게 몇가지 요청을 했습니다.
몇마디 영어가 가능한 여성이어서
" Window seat, on the left side, you got it?"
무조건 알아 들었다고 하는 바람에 바로 카운터에서 티켓을 끊는 순간에도
믿었더란 말입니다. 왜냐함 라사로 들어갈때에는 히말라야 군의 산을 보려면
반드시 왼쪽 창가 자리여야 한다고 들은 바가 있어서 순발력있게 그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고. . .
캐시도 역시
"Good thinking!"
이라며 기대하고 있었는데 . . .
세상에나 제 이름이 적힌 티켓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른 자리여서 무척 당황했지
뭡니까????
갑자기 왜? 너만 창가자리냐?며 버럭 화를 내는 캐시때문에도 당황했구요.
티켓 어느 곳에도 퍼미션을 나타내는 금액이 없는 것에 정숙씨 화가 났구요
캐시의 돌발적인 행동에는 정말 웃음도 나왔지만. .
또 한번 캐시가 퍼미션에 대한 언급이 티켓상에는 전혀 없는 것에 조심스레 투정을
해대는 것을 보고 사람마음은 세계어느나라 사람이나 같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퍼지는 자신을 주체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해서 비행기에 오른 우리들. . . . . .
국제선 비행기보다 좋은 라사행 비행기에 감탄하면서 얼른 먹을게 안나오나? 하는
기대로 안전밸트를 맵니다.
누구보다 캐시가 배가 많이 고팠을 터인데 빨리 음식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이는 히말라야. . . . 불행히도 구름이 많이 깔린 날이라 아랫부분의 산군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건 무슨 봉우리 일까요? 에베레스트? k2? 등등? ㅎㅎㅎ



라사에서 돌아나올때에는 날씨가 좋았어요.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히말라야 산군들. .





성도에서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시작되는 히말라야 산맥의 군락은 잠시 방심하면
놓치기 쉽답니다. 비행기에 올라 숨을 돌리기도 전에 시작되니까요. . .
캐시는 가운데 통로쪽 자리에서 제게 사진좀찍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제가 그냥 내 자리에서 구경하라고 자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희색이 만연해서 사진찍기에 바쁜 그녀.
"이제 저 좀 보게 자리좀 바꿔 요 잉~~~~"
정숙씨도 난리구요.
자리 바꾸기 열풍이 지나고 제 사진기가 배터리를 교환해 달라고 아우성을 친 다음에
비행기는 갑자기 불쑥 솟아난 초록색 고원에 걸려 넘어 질뻔 합니다.
눈깜짝할  새 보다 빠른 속도로 구름이 창가를 달리고 불쑥 솟아난 푸른 땅 덩어리 사이에
비행기가 아주 조심스럽게 날고 있었습니다.
고도가 갑자기 낮아 진 것일까????
왜 구름은 저리 가까이서 서성대는 걸까???
바로 세상에서제일 높은 땅에 세워진 나라,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나라 티벳에 들어선 것이랍니다.
땅이 불쑥 솟은 듯하거나 비행기가 갑자기 고도가 낮아진 듯 한 것은 바로 갑자기
높아진 땅덩어리에서 주춤거리는 비행기 안에 저희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너무나 아름답습니다.
푸른 이끼가 돋아난 듯한 고원을 내려다 보면서 손에 닿을 듯한 구름과 땅들. .
그 사이사이 핏줄 처럼 얼켜진 강과 초록과 노란 색의 유채밭들. .
잡힐듯 잡힐듯 제 시선에서 멀어 질 줄 을 모릅니다.
이런 모습이었구나.
티벳으로 가려면 육로 여행이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며 말리던 사람들의 마음
속엔 이런 장면은 상상이 되지를 않았겠구나.
그 들은 본적이 없었겠구나. .
이런 모습을. . 티벳의 모습이 이러리라는 것을. . .
"그래도 조금 시간이 짧잖아요. 한 20분쯤????"
"깊은 감명을 주는 첫 인상이나 가슴에 아로새겨지는 모습들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채곡채곡 쌓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해? 가장 위대한 모습, 가장 감명 깊은
영상은 찰나나 순간에 깊이 아로새겨지는 것이라구. . "
"그렇긴 해요. 아!!!아름답다.. "

추신:
사진은 없답니다. 배터리가 살았었어도 창 아래로 벌어지는 일들을 담을 수는
없었어요. ㅎㅎㅎㅎㅎㅎ


울렁거리기 시작하는 나의 고산증세는 그때 부터 시작이 되고 있었습니다.
"Are you o.k?"
캐시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 ?
    오 해 봉 2006.08.03 23:02
    일본사람들의 친절하고 근면함은 본받을점 같습니다,
    생소한 티벳과 히말라야 사진이 신기롭기만 합니다,
    자기가 숭배하고 좋아하는 종교 의식 이겠습니다만 해인사에
    있는 성철스님의 부도탑에 비를맞고 절하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부도탑 주위로 360도 대리석이 깔려 있드군요,
    자유당 초기 젊은 성철스님과 청담스님등이 봉암사에서 불교
    스스로의 자정운동을 실시하던때 실세 장관인 전진한 이라는분
    의 어머니가 비오는날 봉암사 마당에서 장관인 자기 아들보다 훨씬 젊은 성철스님을 만났는데 옷을 버려가며 절을 했다고 하데요.
    (혹시 반박으로 생각 하는것은 아니시 겠지요 성주님)
  • ?
    tumbler 2006.08.04 07:17
    코지에서의 인상이 깊었나봅니다.
    일행들의 이야기가 많아서 더 재미있네요.^^
    요즘들어 오해봉님의 꼬리글에 ( )가 달려있는 것을 보니 매우 조심스럽게 글을 쓰신다는 것을 느낍니다.
  • ?
    야생마 2006.08.04 21:07
    성도 훠궈(?)를 드셨나보군요. 저 황토색 승려복 티벳을 붉은색과 많이 대비되지요. 그러고보면 우리나라 승려복이 참 단아하고 예쁘죠. 그리운 포탈라도 보이고 설산들 위로 넘어갔으니 풍경 얼마나 멋졌을지요. 근데..저 아름다운 설산들이 히말라야가 맞는지 잘 모르겠네요. 탕그라산맥 일듯한데...저도 자세히 몰라서...아무렴 어떤가요...육로로 넘어가면 재밌는 일들도 많아요. 특히 가장 높은곳의 고개를 넘을때의 의식은 참 경건하죠. 그렇게 감사기도를 한 다음 신성한 땅으로 들어간답니다.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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