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식구가 늘었어요.

by moveon posted Apr 12,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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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안쓰는 땅이 놀고 있어서 주인에게 빌려 염소를 두마리
들여다 놓았어요.
그런데,
길들이기 여엉 쉽지 않습니다.
거위하고 한동안 씨름하던 솜씨로 그녀석들과 친해지려고 노력
중인데 중간에 잠시 몸이 좋지를 않아서 그저 사료 조금 주고
돌아오곤 했더니 이 녀석들이 아직도 나만 보면 음메에~~~~
하며 도망가려고 야단입니다.
단단히 묶어 두긴 했지만 도망갈까봐 요즈음은 얼굴 익히기
기간으로 잡고 하루에 한번씩 그녀석들 앞에서 쇼[?]를 합니다.

주변에서 도와줘서 오이씨,호박씨등도 심을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심을 장소를 정하고 흙을 만지는 그 느낌이 너무나 생동스럽습니다.
시골 친구들이,
위에 좋다는 칡도 구해다 줘서 잘 다듬어 조금씩 보리차 대신 끓여 먹고
보약으로 흑염소 한마리 고아서 먹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 잊을뻔 하다니. . .
아는 사람 말로는 집안 작은 창고에 난 창을 통해 새 한쌍이 둥지를
틀기 위해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는데 요즘들어 뾰로롱 거리는 소리가
수선스럽더니 드디어 오늘 너무나 곱게 지어놓은 새 둥지를 발견했습니다.
세상에나. . .
작은 나뭇가지들을 어디서 그리 주워왔으며 그 짧은 시간내에
그렇게도 안온하고 단단하게 지어 놓았는지 . . .
태어날 아기들을 위해서 안쪽은 자신의 깃털로 보온을 위한 장치
까지 해놓았답니다.
쉬쉬 거리며 방해를 안하려고 얼른 도망치듯 나왔습니다.
아침을 여는 소란스러움이 생명의 탄생을 위한 수고로움에서
였다니 참 산다는 것에 또 한번 감사를 느낍니다.

꽃비가 내리듯 매화가 스르르 지더니 일주일만에 나가본 세상은
온통 꽃잔치 더군요.
모든 꽃이 한꺼번에 후두둑 급했나 봅니다.
이꽃이 피고 지고 저꽃이 이어피고 또 저꽃이 가고 다른꽃이 이어
피는 그 찬찬하고 부드러운 순환을 잃어버린 요즈음의 기상상태에
주변의 산하가 몸살을 앓는 듯 여겨졌습니다.
진달래가 푸른 나무 싹들에 묻혀버리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늘 낡고 퇴색한 마른산에 해를 등지면 바로 핼쓱해지듯 투명한
그 처연함을 느낄 시간을 잃어 버린것에 화도 조금 났답니다.

음~~~~
오브넷 가족분들은 이미 봄 구경 꽃구경을 마친 상태 이시겠지요?
이제 신록을 기다릴 차례인가요?
그전에 산들마다에 피어나는 봄단풍의 매력에도 한번 빠져 보세요.
나무들의 새싹들은 저마다 그 색깔이 달라서 순이 오를때 즈음엔
역시 다양한 색깔로 단풍 숲을 연상케 합니다.
온통 초록이 되기 전인 이때 만이 봄 단풍을 볼 수 있답니다.
활엽수가 많고 단풍이 잘 드는 곳은 특히 더 그러합니다.

생활의 작은 발견이 새삼 행복한 시간 입니다.
아참!
국화 주시기로 한 할머니 집은 늘 비어있어서 아직 국화를 얻어다
심지 못했답니다.
빨리 얻어다 심어야 할텐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