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Are you seraching for the toilet?

by moveon posted Apr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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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야원--사르나트

출가하여 6년간 말할 수 없는 고행을 시도한 싯타르타는
"도를 이루는 일은 오직 몸을 괴롭게 함으로써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며,또한 몸과 마음을 편안케 하여 즐겁게
함으로써만 이루어 지는것도 아니며 苦와 樂의 두 변두리를
여의고 中道를 행하는 것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수하고
머리를 깎고 수자타라는 처녀가 주는 유미죽을 받아 먹는다.
이에 같이 고행하던 다섯 제자들이 그 모습에 실망을 하여
"태자가 타락했다"며 바라나시의 "녹야원"으로 떠나 버린다.
버림을 받은 싯타르타는 서쪽 부다가야에 이르러서 핍팔라라는
나무 아래에서 좌정하고 선정에 들어 "일체지"를 얻기 위한
수행을 한다.
이윽고 이월 초이레 샛별이 빛날때 정각을 이룬 싯타르타는
자신의 깨달음을 전할 첫 대상을 생각하다 문득 자신을 버린
5명의 제자들을 생각하고 "녹야원"으로 그들을 찾아 온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섯 비구들에게 첫 설법을 하게 된다.

바로 그곳이 지금의 사르나트이다.


사르나트는 바라나시의 북동쪽으로 10킬로 미터 떨어진 아주
한적하고 작은 마을이다.
유적지 옆에 지금도 사슴 공원이 있는 사르나트는 석가 생존
당시엔 사슴이 많았던 곳으로 녹야원으로 불리웠다.
초라한 공원에 아무런 시설물 없이 덜렁 거대한 수투파 하나가
옛 성인의자취를 기억케 하는 모습으로 남아 있다.
흰두교가 인구의 대부분인 인도에서의 불교의 위치가 애매한
것과 그 유적지의 입장이 애매한 것이 일맥 상통한다고 볼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런 점을 증명이나 하듯 원래 그곳에 두개의 거대한 수투파가
있었는데 19세기경 그곳의 부유한 귀족이 자신의 집을 짓기 위해
그탑을 허물어서 사용했다고 하니 웃을 수도 울수도 없는 이야기
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보호받지 못하는 초라한 곳에 불과 하더라도 순례자들이
오체투지하는 모습이나, 작은 마니차를 손에 들고 탑 주위를 돌고
있는 할머니들에게서 이곳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누가 뭐래든 사르나트는 불교인에게는 성지 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는 박물관에는 특히나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는데 아쇼카 왕 석주의 사자 문양이나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다양한 불교 유적을 보기 위해서다.





다멕 스투파. . AD 500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탑신 중간 위에 하얀
천이 올려져 있는 것이 보인다.[자세히 볼것]

다멕 수투파는 싯타르타가 5명의 제자들에게 처음 설법한 자리에
세워졌다고 하는데  티벳 승려들은 하얀 천을 던져서 그 탑에 올려
지기를 소원하여 지금도 많은 흰 천들이 탑에 걸쳐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쇼카 왕이 세웠다는 아쇼카 석주가 이곳에도 있다.
다른 유적들은 흔적만 남아 있어 마치 룸비니의 유적지와 같은
붉은 벽돌의 흔적들만 남아 있었다.
이곳에서 법을 설했을 2천 5백년전의 석가모니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니 감회가 남다르다.

아름다운 청년 싯달타 태자. . .

다듬어지지 않은 유적지 입장료 치고는 터무니 없이 비싸다.

★ 미남 청년의 한마디에. .

급해진 볼일때문에 화장실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데 다멕 수투파
뒷 부분에 화장실 표시가 눈에 뜨인다.
달려가보니 페쇄되어 나뭇잎만 수북해진 통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갑자기
"Are you seraching for the toilet?" 하는 소리가 들린다.
벤취에 앉아서 책을 보던 핸섬한 서양남자가 우릴 보고 하는 소리
였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묻는 말이니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화장실이
입장료 받는 곳 밖에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 준다. 그리고 나서 더럽
다는 한마디를 덧붙이면서 웃는다.
천천히 가이드 북을 살펴 가면서 이곳을 찾아 왔을 나그네의 외로움이
아름답게 여겨졌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일행이 좀 더 말을 걸어 보라고 귀뜸을 한다.
미남이다 보니 호감이 갔나 보다. ㅎㅎㅎㅎㅎㅎ
그러나,
"Thanks for the tip."한마디를 하고 가벼운 목레를 하고 돌아섰다.
화장실 가르켜준 외국인하고 할말이 딱히 없기 때문이었다. ㅎㅎㅎㅎ
ㅎㅎㅎㅎㅎㅎㅎㅎ

아는듯 모르는듯 늘혼자 다니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가는것은 외로운자의
마음의 깊이 탓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홀로 배낭을 맨 사람만 보면 여자든 남자는 왜 그리 마음이 가는지. . .
특히 여성들에게서 그런 모습을더 많이 느끼지만. . .
아무리 아름답게 차려 입은 사람도 제대로 잘 갖춘 배낭 맨 사람보다
멋져 보이지 않는다.
홀로 여행하는것. .
어디서는 멋있어 보이지 않겠는가?

그건 그렇고,
다시 유적지라는 측면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와서 변변한 화장실 하나
들어서 있지 않는 인도의 관리 실태가 신기하게 여겨진다.
어딜가나 화장실이나 휴게실이 화려한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보이는 숲 뒤가 사슴 공원으로 알려진 옛 녹야원


일단의 인도 여학생들 무리가 우리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한다.
사슴 정원이 보이는 곳에서 한컷 하고 k양이 디지털 카메라에 나타난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주자 깔깔 거리며 야단이 아니다.
인도 젊은이들은 한국인들과 사진찍기를 무척 즐긴다.
한 신혼 부부는 여자가 나하고 사진찍고 싶다고 남편에게 조르는 바람에
남자가 정중하게 내게 요청해서 부부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경험이 있고
타지마할에서는 남자아이들에게 사진찍게 해달라고 들볶이는 바람에 처음
화를 내고 돌아서 버린 적도 있다.
비록 나뿐만이 아니지만 귀찮을 정도로 인도의 남성들은 한국여성들에게
추근 대는 편이다.
여행자들이 남겨놓은 여러가지 나쁜 영향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좋은 측면 보다는 너무 쉽게 여행지의 남자들과 스스럼 없어 져버리는
한국여성들의 경험이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포카라에서도 산행을 마친 한국여자애들이 남자 가이드 들과 오토바이를
타고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경우를 보았다. 친밀감을 가지고 잘 대해주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보일 수 있어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서양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정중한 인도인들이 한국인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 기분좋은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모든것이 한국여행자들의 좋은 면
이라 여기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일은 계속 될 것이다.



여러가지 과일을 모아서 파는 아저씨






INFO
사르나트는 바라나시에서 오토 릭샤를타고 한 40여분을 거리에 있다.
룸비니에서 처럼 한적한 곳은 아니지만 각국의 사찰들이 들어서 있다.
작은 시골 마을이지만 많은 순례자들로 인해 붐비는 곳이다.
박물관이나 유적지나 화장실이 거의 구비되어 지지 못했고 있다하더
라도  어느 곳에 붙어있는지 모를 상황이므로 볼일이 급할때를 대비
해서 관리인에게 미리 위치를 잘 물어 두어야 한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