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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4.03.27 16:42

히말라야를 떠나며!

조회 수 214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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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산경로

★안나푸르나 트레킹 전 일정구간명★
나야풀--비렌탄티--사울리 바자르--간드룩--킴롱--킴롱콜라--
촘롱--시누와--콜디가르--뱀부--도반--히말라야 게스트 하우스--
데우랄리--MBC--ABC[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하산 경로

ABC---mbc--히말라야 게스트 하우스--도반[1박]--뱀부--시누와--
촘롱--지누--뉴브릿지[1박]--사울리 바자르--나야풀--포카라



★히운출리 게스트 하우스



교복을 입은 히말라야 아이들. .

산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뉴브릿지의 히운출리 게스트 하우스는
산 정상의 숙소보다 훨씬 더 열악한 상태였다.
나무판자로 막은 방과 방사이, 이층으로 오르내리는 소리는 곧 집
을 허물어 뜨릴 정도의 소음으로 누워있는 사이에 누군가 이층으로
오르기라도 하면 그 흔들거림과 쿵쾅소리를 그대로 몸으로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
가장 로맨틱하고 따스하고 푸근한 밤을 보낸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오래된 석유등잔 아래에서 식사를 해야 했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아주 작고 낡은 촛불에 의지해야 했던 방안의 분위기 바람이 송송
들어올 정도로 부실했던 방안의 모든 것들이 그토록 안온하고 아름
답게 여겨졌던 것은 아마 산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심리적인 안정
감이 작용한 탓이었으리라.
산과 계곡과 건물사이의 시야속으로 들어온 하늘엔 투명하고 화려한
별잔치가 벌어졌었다.
아!!!!!깨끗한 은하라도 펼쳐진듯.. .
저기 내가 좋아하는 오리온 자리가 보인다.

마른 장작을 얼마간 사서 그곳 작은마당에서 모닥불을  지폈다.
오랫동안 말없이 우리를 보호해 준 포터 아저씨께 노래 한곡을 부탁
했더니 짧지만 아름다운 네팔 민속가요를 불러 주시는데 그 간단해
보이는 곡이 배우기에 매우 어려웠다.
결국 실패하고 우리들만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만족했다.

★별안간에 들이닥친. . .
마치 절도있는 군부대원 처럼 무장[?]하고 야간 산행을 감행해서
그곳에 오름길로 도착한 대만 아이들은 지도 한장 없이 가이드가
엮어주는 대로 그저 걷고걷고 밤을 가로질러 우리가 하루 반 나절
이상을 보냈을 만한 거리를 하루만에 올라챈 것도 모르고 있었다.
지도상에 나타나 있는 자기들의 위치를 알려 주었더니 너무나 놀라
버리고 만다.
스스로도 어딘가 어딘지 모르게 무조건 가이드만 따라 올랐던 상황
이 아찔한가 보다. . . .
우리가 가진 지도를 팔라고 떼를 쓰는게 너무너무 귀여울 정도다.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 너무나 친근감있게 접근해
버리는 그들. . .
결국 우리에겐 필요없는 지도는 그 사람들에게 물려 졌다.
너무  친한척 하다보니 이제는 남은 배터리가 있는지를 묻는다.
스스럼없이 이것 저것 달라고 하는 모양이 우리가 각각 다른 나라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한다.
정은이가 친절하게도 가지고 있던 배터리를 물려 주었다.

쿵광쿵광 우드득우드득 나무로 만들어진 집에서 일대 소동이 벌어
진듯 취침을 준비하는 그네들때문에 한참이 시끄럽다.
가느다랗게 새어나오는 옆방의 불빛아래서 아이의 가는 울음 소리가
들린다.



눈이 흘러내리는 히말라야 협곡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저만치 또다른 설산 "히운출리'봉우리가
우릴 내려다 보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사울리 바자르로해서 나야풀에 닿았다.
느긋한 몸상태가 나른하게 태양을 받으면서 오히려 지쳐 갔다.
비렌탄티로 들어서서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망중한을 보내고. . . .
길 옆에서 하산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팔고있는 귤을 사서 먹어보니
천상의 맛이다. 처음먹어 보는 과일 향에 가슴이 뛸 지경이었다. ㅎㅎㅎㅎ
나야풀의 판자촌에 도착하니 산에서 만난 20여명의 한국인 그룹도
이제 마악 도착해 있다.
산속에서 처럼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다.
ㅎㅎㅎㅎㅎㅎ
원래 그런거지 뭐. . .

나야풀에 사시는포터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덤으로 팁을 200루피 더
주었다. 정은이의 비싼 스틱 한자루와 함께. . .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에 우리도 기분이 좋다.
다시 오던 대로 조수석엔 편안하게 포터아저씨가 타고 뒤에 4명이
접혀서 포카라로 향한다.

이른 시간 "예티"에 짐을 풀고 또 한분의 포터아저씨께 K양이 자기가 가졌
던 고어텍스 장갑이며 목도리며를 기증했다. 말없던 포터아저씨의 얼굴에
미소가 화안하게 피어났다.다시 200루피를 팁으로 주었다.
그동안 고마웠던 것을 표현하려했으나 가슴이 울컥 메인것이 그저
"고맙다"였다.
이별은 간단히 하자.그래야 자유롭다.

빌려온 장비들을 반환하고, 샤워를 하고
김치하우스에서 오랫만의 한국음식을 먹는 기분이 너무나 좋다.~~~

포카라에서의 휴식

룸비니로가는 차도 예매하고, 인터넷도 하고,국제전화도 하고 엽서도
사고 k양은 자전거도 타고 ,티벳 난민촌에 들러 유명한 티벳 카펫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 보았다.


티벳 난민촌의 카펫 만드는 곳



오른쪽 벽면에 걸려있는 것이 포탈라 궁을 카펫에 표현 한 그림



카펫을 만드는 티벳 여인들. .



카펫자기에 필요한 실을 잣는 티벳 여인들


거대한 티벳의 포탈라 궁을 카펫으로 연출해 낸 작품을 비롯해서 작은
소품까지 그 절묘한 한가닥 한가닥에 쏟는 정성에 감탄을 했지만. .
우리가 물건을 구입할 수 없는 배낭 여행자라는 것이 안타까웠다.
아직 많이 남아 있는 여행일자에 의하면 짐을 하나라도 덜어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었다.

★헐망떨기
데이비드 폭포에 가는 도중에 유명한 독일식 빵가게가 있다해서 일부러
찾아가 맛도 보고, 한글로 "짜장면"이라고 쓰여진 곳에 들러 시켜 먹었
다. 그런데 한국인을 유혹하기 위한 상술이었을뿐 전혀 맛이 달라서
실망하고 나와 버렸다.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을 찾는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듯 하다.
포카라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한가함에 마음껏 취하면서 지나온 꿈같던
히말라야속에서의 생활을 음미하고 다시 즐겼다.
이틀을 포카라 에서 어정대다 보니 이제는 조금만 걸어가도 사람들이
우리 얼굴을 알아 본다.
작은 기념품도 준비하고 푸근하고 나른한 시간을 보냈다.
거리에서 자전거타고 돌아다니는 니나와 마주치자[그녀는 아직도 가이드
와 함께였다.] 언제 포카라에 왔는지가 서로의 질문 주제다.
우린 지름길로 와서 하루쯤 니나 보다 빨랐다.
니나는 우리보다 하루를 더 걸려서야 포카라에 도착을 한 것으로 보아
가이드가 하루 더 걸리는 길로 안내를 한것 같다.
근데 니나도 지름길로 왔노라고 한다. 그런데도 하루 더 걸렸다면?
음~~~~~주최측의 농간이다~~~ㅎㅎㅎㅎㅎ 가이드가 하루 더 벌이를
위해 그녀를 다른 코스로  인도 했을 가능성이 컸다.
하긴 지도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으니 역시 가이드 보다는 포터를 구해서
움직였던 우리의 계획이 더 성공적이었음을 알겠다.
음! 기분이 좋군. .

너무많은 네팔 루피 때문에 다시 달러로 환전을 해야 하는데 달러로의 재
교환을 피하는 듯 하는네팔리들 때문에 온통 인도 루피로 바꾸었다.
돈은 적당하게  쓸만큼만 바꾸어 사용하는게 좋을 듯 싶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내일은 비가 안와야 할텐데. .
내일은 룸비니로 간다.

*INFO
새삼스러운 강조인지 모르지만 히말라야 트레킹에서는 손전등보다 헤드랜턴
훨씬 유용하다.
침낭등을 준비하지 않아서 포카라에서 대여할때에는 반드시 영하 20도를
견딜 수 있는 제품이라는 명시가 되어 있는 것을 골라야 한다.
각 점포에서는비숫한 제품이 많아서 영하 10도 정도의 것을 권하기도 하기
때문에 절대로 섣부르게 대여 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표시를 확인하고 대여 할것.
앞에서도 말했지만 스틱은 필수 이며,가능하면 스포츠 타올등을 가지고
갈것.
트레킹중에 관광객들에게 캔디며, 스쿨펜이며, 돈을 달라고 하는 아이들을
만날때를 대비해서[꼭 만나게 된다.] 사탕이나 ,껌, 그리고 목걸이 볼펜등
을준비해 가도 좋다. 특히나 다쳤을때 바르는 연고들을 넉넉히 가지고 가서
머리에 피가 터져서도 상처를 그대로 방치하는 아이들이 가끔 "메드슨"이라고
외치며 치료해 주기를 바라는 때에 연고를 주면 좋은 선물이 된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가지고 가서 그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좋은 일이다.
무게를 걱정 하면 포터를 고용해서 짐을 들리울때 옷 정도의 무게는 아무
염려가 되지 않으니 실행해 보는 것도 좋다.
혹시 가다가 학교를 만나면 반드시 방문해서 기부금을 주고 오기를 바란다.
낙후된 히말라야의 오지에서도 교육은 행해져야 하는데 그 환경들이 열악
해서 선생님들이 도네이션을 원하고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가이드 보다는 포터를 고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자격증이 있는 포터들은 히말라야에 대해서 가이드 만큼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지도를 구입해서 포터들에게 보여 주면 모두 길을 알고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
가이드를 구했을 경우 너무 말이 많은 것도 불편한 점이라면 불편한 점
이다.

포카라에서는 사랑곶이라는 명소를 둘러 보아야 한다.
그곳에서 보는 포카라를 둘러싼 설산의 모습이 일출일때 가장 유명하다.
물론 흐린날이 아닐때 여야 한다.
페와호수에서의 뱃놀이 등을 관광으로 꼽고 있다.


사랑곶에서 보는 히말라야 산군[빌려옴]

  • ?
    허허바다 2004.03.27 20:24
    오리시스! 아! 영원한 자여! 하늘의 지배자이며 인간의 왕이시고 호루스의 아버지!... 별자리도 지배자를 좋아하시니 허! 분명 전생에 남자였을 것입니다 ㅋㅋ 포카라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이별의 장면은 눈가를 뜨겁게 하는군요...T_T
  • ?
    부도옹 2004.03.28 17:07
    베텔기우스, 리겔, 벨라트릭스, 아르니람.... 대표적인 겨울철 별자리인 오리온의 별들입니다. ^^* 히말라야에 가셨는데 왜 별 이야기가 없는지 의아했습니다.
  • ?
    야생마 2004.03.28 20:45
    천지가든에서 배를 빌려 호수안에 있는 스투파까지 돌아오곤 했었는데..사랑곶에서 보는 안나푸르나 잊을수가 없죠..강물 색깔도 예쁘잖아요..에머랄드빛..나갈곶에서도 좋았고..특히 까까니는 전망도 좋고 알려지지 않아서 유일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유일한 손님으로 행복했던 기억이 납니다..레키스틱 한쌍 네팔에서 샀는데..물론 가짜죠..ㅎㅎ 네팔에 진짜는 없을걸요..그럼 이제 네팔얘기가 끝인가요..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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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유화 2004.03.29 09:10
    등잔불 아래서 하는 식사, 칠흑같은 어둠속 바람소리, 전깃불의 공해가 없는 곳에서 보는 투명하고 화려한 별잔치..너무 귀하게 느껴집니다.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한참을 행복하시겠어요.^^
  • ?
    솔메 2004.03.29 09:15
    정진원님의 후기 모두를 히말라야트래킹의 교범으로 두고
    참고하렵니다.
    언제쯤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 ?
    길없는여행 2004.03.29 12:41
    음~~~ 포카라하면 마음마져 따뜻해지는 곳인데... 인제
    포카라는 끝이군요. 온라인에서 함께했던 친구들을 만나면 늘상 그때 그곳 안나푸르나와 포카라를 그리워합니다.
    언젠가 다시 찾을 기연이 있겟죠? 진원님 앞으로 룸비니와 인도의 여행이 이어지겠네요. 인도와 진원님의 궁합 잘 맞을까요? ㅎㅎㅎ
  • ?
    바라보미 2004.03.30 01:50
    이제부턴 내 이름을 찾을래야 찾을수 없은 여정기가 올라오겟네요..인도 이야기..자세히 올려주세요. 내년에 인도랑 아프리카 갑니다.ㅋㅋ
  • ?
    들꽃 2004.04.05 23:40
    교복에 슬리퍼를 신은 여자아이가 인상적이네요.
    언젠가는 진원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갈 날이 제게도 오겠죠?
    너무나 가고싶은 포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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