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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3.03.08 22:21

아름다움 보다 더 한것--金沙江

조회 수 1500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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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안*
의자가 하나도 성한 것이 없다.
의자 사이의 간격은 무릎 자체가 들어 가지 않을 정도 였고,
먼지가 층층이 쌓였으며,
바닥은 울퉁 불퉁 어디선가 차체를 크게 다친 듯 해 보였으며,
앞 유리는 금이 이곳 저곳에 가 있는 상태다.
각 좌석에 있는 창들은 고리 자체가 없고 제대로 닫혀 지지 않은지
오래 인 듯 . .
만일 흙먼지 이는 비포장을 간다면 여지 없이 그 먼지를 다 마셔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여지 없이 그 방정맞은 예측이 맞아 떨어
졌지만. . .
한마디로,
어느 시골 가축들의 사육장 같은 모습이다.
"설마! 이 차를 타고 갈리는 없겠지? 어디선가 교체 될거야. 음 그래. . "
먼지 속에서 그래도 자리를 찾아 앉아 있었는데 의자 손잡이에 적힌
좌석 번호가 웃음이 나와서 허허거리고 웃고 있었다.
얼마후에,
우리 앞 좌석에 젊은 부부가 탔는데 그 먼지 구덩이 속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챙겨 먹는다. 워낙 익숙한 모습이라서 바라다 보고 있을때. .
일행이 그들이 먹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 조금만 달라고 한다.
선듯 내어 주면서 우리가 그것을 입에 넣을 때까지 지켜보는 바람에
버릴 수도 먹을 수도 없이 입에 사알짝 대고 있었다.
주는 음식을 마구 잡이로 버릴 수는 없으니까. . .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도 다 좋다.
문제는 차의 구조인데 , 차를 조절하는 기능들이 완전하지 않은 것이
눈에 보였다. 운전석의 기어는 그 차를 만들때 같이 만들어져 나온 그
자체가 아니라 예전에 최초의 자동차가 나왔을 당시에 쓰던 것 같은
희한한 철제 막대기를 꽂아 두었고,[트럭에 사용하는 것도 요즈음은
그런것이 없다고 한다.] 문을 열고 닫는 기능이 마비 된 채로 손으로
일일이 열어야 했다.
라디오 음향 시스템은 통째로 떼어내어서 그곳에 있어야할 여러 기능
을 조절하는 자체가 없어졌다.
어디서 여러번 굴러 떨어졌던 車같아 보인다.


운남의 시골 어디에서나 유용한 교통 수단인 오토바이 차--모양은 19
인승 소형 버스인데 기능은 꼭 이 오토바이 같았던 차를 타고 10시간
이상 걸리는 곳으로 갔다.

아직은 길이 어떤 상태인지 모르고 혹시 다른 곳에서 바뀌어 탈 수
있다는 희망때문에 그래도 겁을 내지는 않고 있는 상태였다.

*운전기사*
거의 거지 차림 수준의 남자 한 사람이 올라서서 제자리에 앉으라고
무엇인가 말을 한다.
담배를 피워 문 모습이 영낙없이 거지다.
거기에 시베리아 벌판에서나 쓰는 털모자를 엉거주춤 머리에 얹어 놓은
모양새에서 갑자기 "샹그릴라"의 날씨는 운남 에서도 제일 추운 곳
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런 와중에서도 사람들은 하나 둘 채워 지고, 아무렇게나 짐이 들리우고
이리 저리 쑤셔 박힌채로 닭, 강아지, 등등 사람 뿐만 아니라 가축까지 한
가득 실려졌다.

이것이, 이들이 진정 샹그릴라행 여정의 동지라는 말인가????
샹그릴라.

그런데,
이게 웬일? 화장실에 다녀 오면서 보이는 주변에 놓여진 다른 곳으로
가는 차들은 같은 사이즈의 적은 버스일망정 어마어마 새것이든지 그래도
중고 차 수준은 되어 보인다.
다시 희망을 걸어 본다.
"어디선가 갈아 탈 지도 몰라"

그러나,
희망과 달리 車는 덜커덩 덜커덩 거리면서 중디엔[샹그릴라]로 향하기
시작했다.
타는 나의 속도 모르고 곳곳에서 나는 매화 향기는 향수를 자극한다.

갑자기 꽃봉오리가 생겼을 지도 모르는 우리 땅 작은 산사에 있는
"靑梅" 가 보고싶다.

차창들은 덜컹거리고, 제 짝이 아닌 차의 문틀에서는 바깥의 공기와
함께 흙먼지가 벌써 쳐들고 있었다.
아이구!!!!!저 먼지를 마시고 9시간을 간다?
"근데 저건 뭐예요?"
운전기사의 좌석 뒷편에 이상한 철제 드럼 통이[?] 기사좌석의 키
높이로 부착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부실한 차에 저 철제 드럼통은 무엇을 하려고 달아 놓았
을까?????
"기름일까요?"
"아니야. 아닐거야. 아무리 고물이라고 기름을 안에서 공급하면서 차가
갈 수는 없지 않을까?"
"모든게 다 엉망인데 우리의 상식에서 보면 안될 것 같은데요?"
나/중/에/야/ 그 /쓸/모/를/ 알/아/내/고/는 /기/절/ 할/뻔 /했/다.

하여간,
이런 상태로도 차가 굴러 갈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9시간이 아니라 11시간 정도의 긴 여정을 그 차는 아무 무리
없이 굴러 갔다.
아슬아슬한 3000m고도의 낭떠러지 협곡, 눈 쌓인 절벽등등. . . .
주행중에 샹그리라에서 돌아나오는 다른 차들의 모습은 비교적 양호
하다는 것을 알았을때에. . 나의 기막힘은 부처님, 하느님, 원망으로
바뀌었다.
하필이면 그 시간에 폐차직전의 수준의 차를 배정해서 내가 그 차를
타는 행운[?]을 주시다니 고맙기도 하시지.!!!![웃음]

Budda bless me!!!!!!



중디엔으로 가는 도중에 보는 金沙江 주변 --물의 흐름은 우리와 반대 이
다. 샹그릴라의 설산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진샤장으로 합류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고 있는 협곡과 반대 방향으로 흘러 드는 것이다.[B]

*아름다운 강 "金沙강[진샤장]"*

대협곡 호도협 갈림길을 다시 보는 맛도 컸다.
낮은 택시 에서 보던 시야와 다르게 보였다.
"그래 江이 보이는구나. 그래서 가슴이 촉촉해지는 구나."
1시간정도 아스팔트가 깔린 길을 갈 동안에 계속 따라 붙는 "金沙江"
은 파아란 하늘을 반영하는 듯 해도 그 빛이 다르다. 옥빛 깊은 물에
투영되는 하늘이 다시 황토 빛을 담고 담기는 듯 오묘한 빛으로 빛났다.
알고 보니 그 영롱한 빛은 강 주변을 감싸고 있던 금빛 모래 덕분인데
모래가 그런 빛을 지니고 있을 줄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었던 것 같다.
강폭은 중국 대륙을 감안해 볼때 우리의 강과는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나는 그 규모보다도, 협곡들 사이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수와 합께
오염되지 않아서 더욱 아름답던 강이 지닌 그 모든 것들에 매료 되었다.
"진사 제1만"에서 부터 이어졌던 "금사강"은 샹그릴라 협곡이 마주치는
지점까지[그 이후는 협곡이어서 강이라고 하기에 너무 험하다.] 장장 7시
간이나 들쑥 날쑥 거리면서 길과 마을을 따라 이어지면서도 중간 중간
시골 마을을 들리면서를 제외 하고는 단 한번도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았
는데도 그 사이에 사람들로 부터  혹사당한 흔적은 아무데서고 볼 수가 없다.
오히려 강이 사람들로 부터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어간다.

혹시 사람이 내려와서 고기라도 잡지 않을까?
강 주변에 위락시설이라도 있지 않을까?
아니지 배라도 띄우고 노는 사람이라고 있지 않을까?
맞아!! 빨래라도 하겠지?
아니다, 워낙 깨끗하니 가축 먹이려고 물을 끌어 올려 사용하지 않을까?
그 흔적이라도 있을까???

No!!!!Never, Ever Ever!!!!!!

잠시 졸고 있을 때 혹은 차안으로 대책 없이 불어 오르는 먼지를 막으
려고 모자로 틀어막은 나의 시야에서 놓친 적이 있을까???
겨울이어서 일 수도 있겠지만 운남은 상춘이라 들녁에선 밭작물들의
초록색 향연이 한창인고 우리나라의 여름과 같은 농촌 살이가 그대로
보여지는 곳들이었다.
그런데도 강 주변으로는 어떤 오염 동기가 될 만한 것들은 보이지 않았
다.
아/무/것/도/없/다./
화려하게 청순하게, 순진하게 빛나던 황금빛 모래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질 않았다.
그들은 아름다움이라는 인위적 감성조차를 잊고, 존재자체를 인식함이
없이 마냥 살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아름다움 보다 더 탐스러움은 바로 순결함 이었다.


샹그릴라의 시작을 알리는 바이타의 모습

잠깐,
중디엔 구역으로 들어서는 표시가 되는 티벳의 "바이타"가 협곡 들머리에
서있는 모습이 보일때 즈음에서 강가 모래톱에서 소꿉놀이하는 어린아이
들의 위험한 모습에 잠시 놀랬지만 집 근처여서 어디선가 부모가 감시
하겠지 하는 안도로 웃으면서 바라 보았을 뿐이다.

금빛 모래가 어떤 모습인지. . . 보았다.
눈이 부시다. 그만 봐야지. .

여행자의 특권은 목적지 보다 과정에서 영감을 얻는 것이다.

이런!!앞에 앉았던 젊은 부부는 다른 것을 먹으면서 내내 우릴 본다.
또 달라고 하면 줄것 같은 준비 자세로.. .
그러나 사양하겠다. 제발 당신 남편 담배나 좀 꺼다오. . . .


갑자기 아까 보다 먼지가 더 오른다.
아스 팔트 길의 끝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흙더미 속을 달려야 한단다. .

우!!!!!!




알림:앞으로의 여행기에서는 빌려온 사진에 대해서는 [B]로 표시해서
구분 한다.

*Info*
운남성의 겨울은 몹시 건조하고 바람이 많다.
시골로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마스크를 준비 해야 한다.
대도시에서는 차에서 나오는 매연은 극도로 자극적이고 독하며,
더구다나 중디엔[샹그릴라]로 향하는 길은 습기 하나 없는 건조지대
의 비포장 도로를 5시간 이상 달려야 하는 험난한 길에서 그 먼지를
피할 길은 마스크 밖에 없다.
물론 잘 밀폐된 창을 가진 버스일 경우는 상관 없지만. . .
또한 밀폐된 고급 좌석 버스에서도 사람들은 담배를 피워대며, 글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금연"이라는 단어 자체는 의미가 없다.
운전기사가 먼저 담배를 피우면서 옆에 탄 사람과 나누어 피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며, 잠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행중 제일 어려 웠던 점으로 너무나 아름답고 투명한 공기와 햇살
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의 담배 피우는 습관을 들 수 있다.
거의 공포 수준이다.
우스운 이야기로,
시상반나로 가는 19시간 버스에서 운전기사가 담배를 피우길래 가서
담배를 꺼달라고 부탁 했더니 그 사람은 내가 담배를 피우려는 줄 로
착각하고 담배를 권하기도 했다. 애걸 목걸해서 담배를 끄기는 했으나
잠자는 내내 담배연기가 자욱했던 것으로 보아 여전히 피워 댔던 것
같다.
최고급 "대우버스"[웃음]의 운전기사 수준이 그 정도이다.





  • ?
    김수훈 2003.03.10 10:36
    운전석 뒤쪽의 그 드럼통은 그래 뭐던가요?
  • ?
    하누리 2003.03.10 12:55
    오줌통 아닐까요? 장시간 운전하려면 버스에서 실례를 할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싶군요.
  • ?
    솔메 2003.03.10 17:44
    년전에 중국 동북부를 여행할때 .... 우리 차밖으로 자주 지나다니던 먼지를 잔뜩 뒤집어쓰고, 지붕위에 낡아빠진 짐보퉁이을 싣고, 차내의 이층 다락같은 공간에서 비스듬이 누워 졸음을 쫒고있던 가무잡잡하던 승객들이 생각나네요....북경과 수십시간거리의 지방간 연락수단이 저런 수준이라는 가이드의 말과 함께....
  • ?
    오 해 봉 2003.03.12 23:51
    흙먼지가 들어오는 낡은 고물차. 그래 닭이랑 강아지랑 함께 타고 여행 하셨드란 말이지요. 그 者들이 피워대는 담배연기와 먼지때문에 마스크가 꼭 필요했겟습니다. 대단히 고생하셨습니다.

    PS: 주인님께서 올리신 70.71번 글을 오늘밤에야 읽었습니다.
  • ?
    moveon 2003.03.13 09:20
    ^U^ 담배 연기와 먼지만 없다면 귀여운 동행들일 수도 있었을 텐데. . . 냄새가 지독하긴 했지만. .
  • ?
    끼득이 2003.03.20 09:49
    金沙,
    진짜 말 그대로 금빛 모래란 말이지요?
  • ?
    parkjs38 2003.10.19 18:46
    아름다움 보다 더 탐스러움은 바로 순결함 이었다... 그래요 맞아요.. 금사보단 푸르고 맑은 물..
  • ?
    길없는여행 2003.10.27 21:44
    중국의 버스는 공포 그 자체이지요. 버스의 낙후함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밖은 먼지가 나서 창문은 닫혀있죠. 사람들은 담배를 연거푸 피워대죠. 진원님이 얼매나 고생했을지 눈에 보입니다. 중국은 워낙 빨리 변하고 있으니 빨리 가셔서 공포의 버스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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