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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3.02.25 20:23

연인들

조회 수 1523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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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죠?
리지앙에서 만난 한국 유학생과 우르무치 여인. .
흔하지 않은 커플이었습니다.
한국학생과 중국직장 여성이라. . . .

"한국 여자들에 비해서 제가 어떻게 보입니까?"
"왜 그것을 묻지요?"
"한국여성들과 다른 점이 많아서 절 싫어 하는 점이 많은 거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직접 하나요?"
"네"
남자 친구가 자리를 비운 사이 떨리고 매우 불안한 모습으로 제게 물었
습니다.
"샌디"는 밝고 활달해서 그 점이 더 좋은데요?"
"한국 여성들은 저보다 덜 활발한가요?"
"상황에 따라, 사람따라 다릅니다."
"한국말 서툴면 한국에서 살기 어렵나요?"
"아니요. 영어를 할 줄 아시니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 . 금방 배울
거구요. 한국에 살면. . "

그녀는 결혼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의 일행은 석연치 않은 기분으로 그 둘을 생각합니다.
남자가 여자를 이용하고 있다는. . . 말을 배우기 위해서. . .
그러므로 결혼은 어려울 거라고. . .
남자애는 서글서글한 성격이긴 했지만 책임감을 운운하기에는 아직 상황이
완전하지 않은 듯 해서. . . 그래 보일 수 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키가 크고 잘생긴 남자와  작고 가냘픈 그녀는 너무 잘 어울렸어요.
저는 낙관적으로 그 둘을 보고 있습니다.

사랑이 두 사람의 문제들을 잘 극복 해 줄테지. .


동파문자--이 안에는 사랑을 표현하는 상형 문자도 있을 텐데. . .. 책을
사서 익혀 둘 것을. . . . 리지앙 고성과 함께"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

해이난도[해남도]를 거쳐서 각자의 고향으로, 생활지로 갈거라고 합니다.
다만 한가지 한국 남자애가 지나치게 그녀에게서 한국 여성 같은 "내숭떨기"
를 강조하는 듯해 보이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내 개인 생각으로는 구김없
고 활달한 그녀가 좋기만 하더구만. . .
왜? 한국남자들은 내숭을 좋아하는지. . . . 국제 핸디캡이여.~~~~

이틀을 같이 관광 하면서 그녀는 특별히 나의 식성에 신경을 썼어요.
단 한마디 "배지테리언"이라고 했을 뿐인데. .하여튼 남자 친구까지도 고기를
못먹게 하면서 내 입맛에 맞추기 위해 식당마다 부엌에 난입[?] 날위한 채식
식단에 완벽을 기하기도 했습니다.
책을 가지고 어떤 채소를 좋아하느냐고 물어가면서 제게 제일 신경을 썼던 것
이 무엇보다도 기억이 납니다.
애써 주는 사람 성의도 없이. . . 저는 심하게 체를 하고 맙니다.
일행의 신경질 적인 감정 변화에 단련 되느라고 신경을 쓴것이 원인이 되기
도 했을 것 같습니다.[웃음]

하여튼 중국 처녀"샌디"의 나에 대한 배려는 참 특별한 우정이었습니다.
꼬박 아침 부터 저녁까지 붙어 있어서 였을 까요?
군대생활을 남도에서 했다는 남자의 근무지가 내 고향과 가까웠다는 것까지
그녀에게는 너무나 특별한 인연처럼 여겨 졌었나 봅니다.
그런것까지 이야기하는 연인 사이가 과연 작은 허물 같은 것으로 깨어질 수
있을까요?
정말 한국남자가 예의 그녀를 이용하는 것일까요?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추어 지는것이 안타 까웠습니다.


헤어지는날 밤,
그녀가 저녁을 사겠다고 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첫날 밤에 저녁 값보다 비싼 음료를 샀던 것을 기억하고
신세를 갚는듯 해 보였답니다.
제 일행은 무슨 배낭 여행을 하면서 아무에게나 저녁을 대접하느냐고 비용을
걱정했더랬지만 情이라는 것이 그런 계산 속에 어디 생기겠습니까?
그리고 당장 마음이 통한 사람에게서 다시 돌려 받는 행운도 있다는 것을
그분은 너무 모르시더군요. ㅎㅎㅎㅎㅎㅎ

같이 기념 촬영을 하고 싶다는 샌디의 요청으로 처음으로 밤의 리지앙 거리
에서 한장 찰칵 했지요. 샌디가 저를 꼬옥 껴 안았습니다.
저도 헤어질때 안아 주었습니다.
행복하라고 기원하면서. . . . .

이상하게 이번 여행에서는 우리 한국 유학생 남자들이 비교적 질적으로 성장해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북방 여행할때 가이드로 자처 하면서 저희들을 골탕 먹이던 그런 수준의 사람
들은 한번도 보질 못했습니다.
너무나 다들 잘 생기고, 착하고, 여행을 즐길 줄 아는 그런 모습에 감동 했답
니다.

"샌디에게 너무 성격을 가지고 부담주지 말아요. 사랑으로 감싸주고 한국남자
의 매력 적이 모습을 제대로 보여 주세요."
나의 부탁이었답니다.
Strong woman
"너무나 편안한 인상이며, 코가 제일 마음에 든다." 고 했다는 군요.
절 보고 말입니다. ㅎㅎㅎㅎㅎㅎ
"강한 여자"라?????? 아이고 고마워라. . .



옥룡설산 바로 밑 장족마을 --모우핑 입니다. 두 사진을 연결하면서 산의 모습이
잘려 나가서 모양새가 좋질 않군요.  실제로는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그녀가 아니었으면 가 볼 수 없었을 장소 이었습니다.
대체적으로 한국 관광객들에게는 낯선 곳이고 다녀 온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하더군요.
"牧牛坪"--모우핑
야크 목장지입니다. 장족들이 살고 있는 옥룡설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고산
마을 이었습니다. 운사평은 모두들 잘 알고 있고 그곳은 꼭 관광지로 여행
코스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은 숨겨진 또 하나의 보물 같아서 행복했습니다.
비록 고사증세로 호흡하기도 불편했지만요. . .
높은 곳이어서 리프트가 설치 되어 있습니다.
산소 호흡기가 아래에서 대여 되고 있구요.
그곳에서 고산 증세로 머리가 내내 아프더니  돌아와서도 몹시 고생했습
니다.
"운사평" 높이에서 더 올라간 곳에 있는 목장지 인데 초지가 살아나는 봄과
눈덮인 겨울이 모두 절경이라고 합니다.
햇살이 강하고, 눈이 부셔서 선그라스 착용이 필수입니다.
햇살과 더위, 고산증세로 돌아보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말과 마부가 대기중
입니다. 이용해 보는 것도 재미 있을 듯 했어요.


평원 정상에 있는 티벳 사원

그곳에 다시 터전을 잡고 사는 장족들은 티벳과 너무 닮은 이곳에다 사원도
세우고 초르텐도 걸어 놓았습니다.특히 하늘 빛이 닮았다고 하는 군요.
저는 이곳에 들어가서 무엇인가를 기원 했습니다.
아마도 저의 건강과 제가 아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기원했을 테지요????


문득,
죽은 야크의 머리가 결려 있는 집 앞에서 현대식 카셋트로 음악을 듣고 있는
젊은이들에게서 밀려오는 도도한 물결의 힘을 다시 느끼고 현실감을 찾습니다.
그러다,
외국인들이[거의 서양인]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사이 그들은 말을 타고 아래
마을에서 야크를 돌보기 위해 이 평원으로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그들의 모습
내려다 보면서 다시 이곳이 "시간상오지"임을 실감합니다.
시대를 가늠하려고 하는 것이 무리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리지앙으로 돌아오는 길은 초지가 살아나는 봄을 기약하고 싶은 열정에 사로
잡히게 합니다.
한낮의 기온이 오를때까지 고산의 아침 기온은 그들을 햇살을 받도록 집밖으로
밀어 냅니다. 아침엔 일도 하지 않고 길거리에 나와서 햇살을 받고 누워 있는
모습을 운남을 여행 하면서 수시로 접하는데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다가 나중
에 알게 되었을때는 측은 하다기 보다 생활 습관의 차이 에서 오는 상이함으로
이해 하게 되었습니다.
죽은듯이 도로에 누워 있는 고산족들의 오전은 그래서 한가하다 못해 무료해
보입니다.
도로 한가운데를 몰려 다니는 가축들을 피해 운전을 해야 하는 기사는 불평이
없습니다. 너무나 자연스레 그 모든것이 이루어 지니까요.
도로 옆에 세워진 포켓볼 탁자에 모여서 포켓볼에 몰두하는 지저분한 옷 차림
의 주민들은 까맣게 그을린 그 피부를 다시 햇살에 내어 놓는일을 반복하면서
점점 더 까맣게 그을려 갑니다.
車안에서도 너무나 강한 햇살에 저절로 산화 해 버릴 것 같은 그 자연속에서
그들은 싸늘한 집안을 불로 덮히는 것 조차 불경하게 여겨 지는 것일까요?
알수 없는 노릇입니다.




"사진 한장 찍을까?"
설빔을 채려 입은 아이를 보고 반가움에 안으려 할때 입니다.
그 아이가 손가락 두개를 펴 보였습니다.
사진찍을때 보통의 우리 아이들이 하는 행동을 이 아이가 한다?
"어머나 이런것들은 어디서나 통하나 보네?"
우르무치 여인이 깜작 놀라서 그 아이를 밀어 냅니다.
2위엔을 달라는 표현이었답니다.
세상에 그 아이가 말입니다.
몇몇 아이들이 몰려들어 자기를 찍으랍니다.
돈 주면 뭐든지 하겠다는 것이지요.

씁쓸하지만 나도 2위엔 우르무치 여인도 2위엔을 주고 사진 남겼습니다.


*덥혀지는 마음"

우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우르무치 여인과 같은 중국인과 여행하는
우리를 좋은 사람들로 인정해주고 최선을 다해서 숨은 관광지 까지 소개
하는 운전 기사에게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순간적인 인연에도 이런 신뢰와 정은 생길 수 있답니다.

*Info*
리지앙 고성에서는 아침을 챙겨 먹기 힘 듭니다.
이른 아침에는 문을 여는 곳이 드믈거든요.
그럴때 찾아 볼 곳이 고성 입구 쪽 큰 도로가 끝나고 방사형 좁은 길로
들어서는 그 지점에 일찍 문을 여는 "쌀죽"파는 집이 있습니다.
제가 위가 아팠을 때에 많은 도움을 받은 음식입니다.[웃음]
서양인들은 빵을 저녁에 미리 사두었다가 아침을 때우는 것 같고,
리지앙 고성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은 길거리에 나와 있는 "흰빵'을 사먹
습니다.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아서 값싸고 부담이 없습니다.
저녁때에는 시간내어 고성 입구쪽의 중국식 부페 식당을 추천합니다.
20위엔이라는 거금이 들지만 메뚜기 튀김도 섞여 있는 다양한 중국식
남방 음식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음식점 뒤 쪽에 수로가 있어서 그 곁에서 탁자를 놓고 먹는 기분이
별나기도 하구요.
간단하게 때우려면 "미시엔"이라는 운남쪽에서 유명한 "쌀국수"를
드세요. 4위엔 정도하면서 맛이 좋습니다.
다만"부야오 향차이"해서 독특한 향기나는 식물을 거부 해야만 먹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다른 방법은 고성을 나와서 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시내에 나오면
아침 가벼운 음식을 파는 집들이 문을 열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두 국수나, 빵[2위엔정도]이기 쉽습니다.
중국인들은 저녁을 잘 차려 먹고 아침은 특히 서민들은 거의 간단한 면
종류로 대신 합니다.
아침이 제공되는 호텔 식사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빵을 먹을 수 있는 분들은 점심을 간단히 준비 하세요. 어디든지 장시간
걸리므로 간식거리가 필요합니다. 중국인들은 음식 보따리가 엄청나게
큽니다. 아!!!!운남의 귤은 씨가 있고 맛이 달콤합니다. 유자 처럼 잎을
달고 시중에 나오는데요. 우리 입맛에는 가장 맞습니다. 거의 상한 듯
해보이는 외모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안 먹는데 두꺼운 껍질 탓에 속은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너무 향기로워요. 맛도 좋구요.2위엔 정도.








  • ?
    오 해 봉 2003.02.25 23:32
    무지 무지하게 높은고원 지대고
    유목민 비슷한 오지여행 같군요.
    우르무치 여자 쌘디는 애인의 나라에서 오신 성주님을 그래도 알아서 모시는것 같아서 무척 고마운 생각이 들고
    둘이 잘되기를 기원하고 싶습니다.
    쌀죽, 쌀국수, 흰빵, 메뚜기, 씨있는 운남의 맛있는 귤등 음식문화도 우리와 얼추 비슷한것 같아 마음이 좀 놓입니다.
  • ?
    moveon 2003.02.26 22:15
    저도그 점이 신기 했답니다. 오지에서 "동치미"를 만나고, 길거리에서 "총각김치"를 만나고, "무우청"만 가지고 만든 김치를 만나고 할때에는 너무나 익숙한 냄새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 였답니다. 다만 그들은 김치를 마치 간식 먹듯이 관광지에서, 길거리에서 들고 먹습니다. 매화를 삭혀서 길거리에 들고 다니면서 먹기도
    합니다. 인기 있는 식품으로 무려 16가지나 되는 매화 절임을 가지고 있답니다.
  • ?
    yalu 2003.02.27 09:54
    안녕하세요,진원님.
    바보같은 질문인데...
    진짜예요?
    김치를 간식 먹듯이 관광지에서,길거리에서 들고 먹는게..정말 호기심을 자극하는군요.
    아~부러운 진원님.
  • ?
    moveon 2003.02.27 12:53
    yalu님은 다음에 가실때 제가 다녀 온곳보다 더 오지
    마을을 소개해 드릴테니 걱정마세요. 오지마을에서 베트남도 넘어가고, 미얀마도 넘어가고 라오스도 가고. . . 알았죠? ㅎㅎㅎㅎ
  • ?
    들꽃 2003.02.28 17:41
    그 젊은 연인이 화촉을 밝힐 수 있기를 저 또한 빌어봅니다. 불안해 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해 안타깝네요.사랑하는 사람에게 믿음을 주면 좋을텐데...김치맛은 풍기는 냄새 만큼이나 좋던가요? ㅎㅎㅎ
  • ?
    끼득이 2003.03.07 10:30
    꼬맹이 손가락 들고 있는 모습이 제 아들녀석과 닮아서 한참을 보게 됩니다.^^
    애들은 다 비슷한가봐요.
  • ?
    parkjs38 2003.10.19 18:34
    그 둘 앞으로 참 험난은 하겠네요.. 그래도 뭐 사랑한다는데 그쯤은.. 그래도.. 이크 세속에 물든 이 내 마음이여! 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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