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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조회 수 181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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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최고의 기도처 영신대의 제단입니다.


*끝으로부터. .

장마가 시작되는 기점이었습니다.
6월 25일을 앞둔. .
피아골 입구의 "불낙사"라는 사찰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피아골에서 죽은 영령들을 위한 천도제 같은.. . . .
그 당시[1999년인지 1998년인지 도무지 기억이 가물합니다. 제가 숫자
기억을 거의 못하는 둔치 입니다.]].[웃음]
하이텔 공둉 게시판에 글을 올렸었지요.
혹시 피아골로 여행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반드시 들려서 뜻 깊은
이 행사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구요.
그러면서도 저는 참석을 못했습니다.
다녀오신 어떤 분이 친절하게 제게 편지를 남겨서 좋은 행사였다고,
매우 뜻 깊은 행사였다고 전해 주었습니다.
특히 진도의 무형문화재의 한 분야인 "씻김굿" 대목에서는 가슴에
응어리진 자신의 번뇌 덩어리 까지도 산화되는 듯 많은 감명을 받았
다고 평했습니다.
처음엔,
그 행사를 피아골 매표소가 있는 주차장에서 하려고 했었지만 아마
뜻을 이루지 못하자 불낙사의 스님의 배려로 그곳에서 열게 되었더
군요.
거기에는 쌍계사에서 공부하시던 학인 스님의 공로가 단연 으뜸이
었습니다.

*얽힘

그 스님 말입니다.
쌍계사에 공부를 하러 오셨더랬지요.
지리산에 대해선 문외한 이었습니다.
춥고 배고픈, 말하자면 공부하는 스님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으면서도
몹시 낙천적이고 유우머 스러웠습니다.[지금도 그러한 스님들이 간간
                                     이 존재합니다.]  
그 당시 그 스님은 산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자기가 지리산
쌍계사에 살고 있다는 것 하나 였습니다.[웃음]
설명하자니 힘들어서[제가 말주변이 징허게 없거든요.] 라일락 홈
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마침 인터넷에도 관심이 있으신지라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을 때에는
피아골의 정확하지 않은 유래도 언급하시고 라일락 홈에 있는 이것
저것 정보를 많이 섭렵을 하신 것 같았습니다.
[라일락 홈은 여러분 잘 아시죠?]
어느날 갑자기 였어요.
"내가 지리산 에서 죽은 영령들을 위한 천도제를 올리고자
하는데 학인의 입장이라 거대하고 화려하게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조촐하게 추진해 보겠으니  그 때에 참석을 해주시지요.
지리산안에 살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
는데 그거 밖에 할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 지리산 홈 페이지
에 들어가서 글도 읽고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하시는 것입니다.
아마 빨치산의 이야기가 그를 움직인 듯 보입니다.
인터넷에 지리산에 대한 정보 홈이 그다지 없었을 때인지라 스님은
몹시 흥분까지 하신 것 같았어요.
그 전 까지는 인도에서 영어 한마디를 모르고 한달간 머물면서 외로워
서 죽을뻔 했다고 심정을 토로하는 연약한 스님으로 보았을 따름이었
지요.
또한 노오란 유자 열매가 어여쁘다는 나의 말에 방문앞의 높다란
나무에 올라 유자를 손수 따 주시던 천진 스러운 분으로만 생각했더랬
습니다.
그러자니 그런 제의를 했을 때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서 정말 이루어 질 수 있을 까 하는
의심을 먼저 했습니다.
정말???할 수 있을 까???일 벌리기가 보통 어렵지 않을 터인데. .
그것도 아무 힘도 없는 산승 신분으로. . .

*일의 진행

오히려 집착을 버리라는 선인들의 말에 따라 저는 잊어 버렸지요.
날짜가 잡히고 있는 순간에도 말입니다.
그러다,
다시 연락을 받은 것이 행사 3일 전이었습니다.
"사람이 너무 없어도 안되는 것이라서 보살님이 인터넷을 하고 계시니
작은 공간에라도 홍보를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하셨지요. 그래서 제가 하이텔에 잠시 홍보를 했었습니다.
게시판에 이미 제 이름이 익숙한 터라서 알리는 일이 훨씬 쉬웠습니다.
오히려  거절 당했던 주차장보다는 인지도가 높은 불낙사에서 행사가
벌어지게된 것도 인연의 속성이라면 속성 같은 것이었겠지요?[웃음]

하여간,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불낙사에  그 행사를 보려고 신도들이 들고 와야 했던 시주금이야 스님들
것이 아니겠느냐는 그런 시각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은 그런 행사를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평소에 벌어지는
일 아니겠습니까?  불낙사 스님의 고명하신 명성을 들자면 말입니다.
장소를 선뜻 내어 주셨던 그 속내야 뭐 제가 알바 아니었구요.
山에게로 부터 받는 일에 연연했던 제게 돌려 주고자 하는 무형의 시도를
가능하게 해 주었던 그 사건으로 저는 智異山을  부지런히 어지럽혔던[?]
지난 시절들에 대한 약간의 보상 심리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웃기죠? 제가 직접 한 일도 아니면서 다른 사람의 공로에 편승해서. . . ]
제가 산에 대해 주절주절 쓰는 것도 그런 작은 양심의 발로인지 모르겠습
니다만. . .
어차피 보호와 파괴가 어지러이 산을 괴롭힐 거라면 거면 좀더 아름답게
여겨지도록 말입니다..
이것도 다른 형태의 애정이라고 스스로 우깁니다.[웃음]

*생각 추스르기

아픔이 있는 자리엔 측은지심이 필요합니다.
이현상 아지트라고 길 표시가 되어진 빗점의 골짜기에서 잠시 할말을
잃은 적이 있었습니다. 무슨 잔치집을 표시하듯 그렇게나 많이 곳곳에
진열된 표시는 이름없이 그냥 버려졌을 때 보다 더 슬픈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저는 시선 자체를 돌려 버리곤 산행을 합니다.
사람들이 그곳에 가서 과연 가벼운 묵상이라도 하는 예의를 차리고
찾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요. . .
최근에 갑자기 지리산이 이상한 문구의 훈장들을 달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웃을 수도 있는 모습입니다만, 가슴이 아픕니다.
어떤 곳들은 우리가 조문을 가서는 큰소리로 웃지 않는 것 같은 예의를
기본에서 어긋나게 하고있는 처사같은 부분이 보입니다.
물론 다른분들의 생각은 다를 것입니다만. . .
비교해서,
일개 산승[스님 자신의 표현]의 "산화한 영령들에 대한 측은 지심"은
평범한중에  돋보이는 나름대로의 지리산 사랑이었습니다..

"지는예~~~지리산이 억수로 측은 합니데이. . ."


曲:Lullaby











  • ?
    하누리 2002.12.10 00:01
    이산하 시인의 지리산이 생각납니다. "나는 저 산만 보면 피가 끓는다. 눈쌓인 저 산만 보면...." 아마 이렇게 시작되는 비장한 시였습니다. 그래서 한 때는 지리산만 생각하면 빨치산들이 생각이 나 눈물이 났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우리가 만든 지리산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그런 감정에 자기가 취하지요. 지리산을 느껴본다면 지리산은 어떻게 말할 지 궁금합니다.
  • ?
    골드리지 2002.12.10 07:44
    짧은 글 속에서 가슴 속 깊은 뭉클함을 느끼고 갑니다.
  • ?
    moveon 2002.12.11 20:12
    "언어는 사상을 낳고 사상은 상징의 감옥 속에 인간을구속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들꽃 2002.12.12 11:56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그리움 하나...
    두고 온 것이 있다면 마음을 두고와 이리도
    가슴시린 걸까요?
    "지두 마찬가지라예~~"
    인도에서 너무나 외로웠다는
    그 스님을 만나뵙고 싶습니다. ^ ^
  • ?
    parkjs38 2003.10.22 00:09
    그런 일도 있었군요.. 그렇죠.. 그렇다고 그것이라 하는 순간 이미 그것은 그것이 아니고 그 다음 성주님 말씀대로.. 진행되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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