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누군가 내게 묻는 다면. .

by moveon posted Feb 14,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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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첸--

조금 늦은 저녁에 어머님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대문에서 벨을 누르고 기다리다
어머님을 보자 장난기가 발동을 했습니다.
"여기 할머니를 뵈러 왔는데요."
눈이 어두우신 어머님은 조심스럽게 이상한 방문객에게 다가서서 묻습니다.
"내가 이 집 할머니요만 누구시오????"
"네 저는 이 집 하나밖에 없는 딸인데요."
"네? 우리 딸요? 우리 딸은 여기 안사는디. . "
나야 나!!!엄마는 딸 목소리도 모르셔???
우당당탕 웃는 소리에 강아지들도 합세합니다.
우왕왕왕왕. .


간혹 걸려오는 전화에다 대고 걸죽한 남자 목소리로
"누구쇼???"하는 저의 장난에도 사람들은 당황합니다.
왜???나만 항상 즐거운걸까???
사람들은 늘 무겁습니다.. . .
표정이 . . 말투가. . .그리고 생각들이. . .
수시로 하나하나 삶의 편린들에서 행복한 기운을 묻히고 사는 나의 방식이 때론
전혀 낯설어지는 주변을 볼때. . 같이 무겁게 내려 앉는 자신이 싫어서 저는 사람을
더욱 멀리 하게 되는지 모릅니다.
중학생만 되어도 이제는 천진한 웃음을 댓가 없이 보여달라기엔 세상사가 요구하는
상식의 부피가 커진 탓일까요????
작은 웃음거리가 없어져 버린 세상. . .

오늘은 갑자기 "푸첸"이 생각났습니다.
불친절이 대명사가 되어 버린 티벳 라사의 여기저기 상가와 숙소의 분위기 속에서
푸첸은 작은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자매 중 동생입니다.
물론 언니도 상냥했지만  영어를 알아 듣는 솜씨때문에 사람들은 푸첸을 더 기억합니다.
눈만 마주치면 웃음을 띄우던 그녀를  편안하게 생각되어 먹을 것이 없는데도 저는
식사를 해결하러 그곳으로 갔습니다. 위가 거부하는 치즈 케익 같은 것을 시켜서
허기만 메우고 돌아오는 행동을 반복하게 될지라도 저는 작은 미소를 찾아 그녀 집에
자주 들렀답니다.아마 어린아이 같이 작은일에도 웃음이 터져 나오는 나이 값을 못하는
그 천진함이 유일하게 통하는 동질감 때문 이었겠습니다.이국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위로 받을 수 있었던 탓이겠지요?

길따라 올라가는 대현이 조차 인사하는 모습이 무겁습니다.
"워이!!!대현이 오늘 학교에서 잘 지냈어????"
인사하는 대현이에게 화려한 응대를 보내고 나서 멋쩍어 졌습니다.
대답하는 표정이 그냥 어른 처럼 굳어 있어서 입니다.
아!!!!왜 그럴까???
저 어린애는 뭣때문에 얼굴에 웃음이 일지 않는걸까?

우리 밀가루로 호떡을 해먹으려고 반죽하는데 수입 밀가루보다 훨씬 쫀득거리는 통에
기분이 너무 좋아진 나하고는 전혀 상관도 없이 세상은 지나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화가 꽃봉오리를 열심히 맺어 가고 있습니다.
저토록 환상적인 생물이 세상에 있다니. .  
저 단단한 나뭇껍질을 깨고 섬세한 꽃봉오리를 세상에 밀어내는 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상상만 해도 너무나 행복한데.. .
멀리서는 오는 소식으론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홍매가 피는 그 사찰의 매화가 피어났다
맞는 삭풍에도 여전히 의연하고 아름답답니다.
이 즈녁에 흰눈이라도 내린다면  雪中梅花의 초연한 아름다움에 가슴이 쿵쾅거릴것인데. . .
그럴때 가지는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은 저절로 닫힌 눈매에 미소를 던지울  터인데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자 힘이  뭐라 생각하세요? 라고??
"죽을때 까지 천진스러움이 사라지지 않을 성품" 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 .

매가 날아다니더니 오골계 암탉이 한마리 사라졌습니다.
털이 여기저기 흩어진 것으로 보아 "매'나 더 큰 새들의 침탈이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사냥하시는 분들이 꿩이며 다른 들짐승들을 싹쓸이 해가는 바람에 숲속에 있었야할 큰
동물들도 이제 민가로 점점 더 행동의 범주를 넓혀 가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큰 반란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저의 입장에서 보면. .
달/걀/이 /하/나/ 줄/것/ 같/습/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