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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7.10.05 17:10

김희진VS김희진

조회 수 10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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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가명]간호사는 병원에서 환자 보호자의 애타는 심정을
매우매정하고 불친절하게 대한 죄로 내게서 불친절 직원으로 고발
당했다. . 병원측은 3일후 여러 과정으로 시정되었음을 알려 왔고. .
어머님 간호중 만난 또 한명의 김희진은 [가명]가장 친절한 간호
보조사로 서 내가 이어 추천할 친절한 직원의 이름이다. . .
우연히 이름이 같았다. .



6월==북유럽을 보는 여행 패키지를 신청했다가 모객에 실패했다는
통보를 일주일 전에 받았다.. .
7월==어렵게 구한 동행과 북유럽으로의 출발을 목전에 두고 마음부풀
었다. 어머님의 건강이 걱정이 되긴 했으나 다녀오면 충분히 보상해
드릴 보살핌을 드리겠다 다짐하고. .
8월==혹시나 하는 준비로 러시아 비자까지 마련된 여행에 기대했으나
혹서와 갑작스러운 환경변화 탓에 발병한 신경성 위궤양으로  일행만
홀로 보내고 주저 앉았다. . .뒷이야기로 그녀 역시 포기했다고 한다..
준비가 내게서 비롯되었기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
살인적인 고 물가의 북유럽 여행에는 반드시 일행이 필요한 터라
자유여행이 처음이라는 그녀도 열심히 섭외당하면서 기대가 컸을터인데. .
극 존중하기를 약속하고 준비한 여행이라 좀 허탈하기는 했다.

변명컨대. .
여름이 그렇게 혹독하리라고는 생각못했다.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속에서라면 분명 이겨냈을 상황이었을지도 모르
지만. . . . 하여간 이번 여름은 정말 살아온 가운데 가장 혹독했다.
곁에 둔 한 가득의 약봉지를 보고 그래도 안도의 웃음이 나온다. .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그 덕분에 어머님을 구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 . .

떨어져 살때에는 목소리로만 부모의 안전을 확인할 수 밖에 없다.
가까이서 보던 어머니는 이미 모든 체력이 다 소모된 낡은 배터리 소리가
느껴진다.
3년째 드시고 계신 심장약은 그런대로 어머님을 지켜드리고 있을 것 같아,
안심하던 것은 아마 어쩌면 그렇게 편하게 시간이 어머니곁에 머무르길
아니 우리곁에 머물러 주길 바라는 이기심이 더 컸을 것이다.
새롭게 느끼시는 증상... 아찔한 현기증에, 가슴 답답한등이 우려할 만큼
그녀를 불안하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 .
관찰은 그렇게 해서 여행을 계획한 시점에서 시작되고 점점점 무엇인가로
부터 불안한 기운이 나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분을 두고 한달가까이 집을 비우는것이 불안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예민함이 드디어 내게 나타난 것이기도 하지만 그 행운 아니던 것이 바로
어머님의 증상을 관찰하고 위험 상황을 발견하는 계기의 시간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 . 그래서 화[?]는 福이 되었다. .


4초간 혹은 5초간 멈추어 버리기 시작한 어머님의 서맥은 길가에서 쓰러지는
결과를 유도했고 30도 되지 않은 맥박의 원인은 심장에 있었으며, 인공 심장
박동기를 설치하는  시술을 급하게 시도 하는 순서로 진행 되었다. . .
"여름이라 힘이 없는 가보다. . 영양제 주사나 맞으면 될 것을. . "
부산하게 병원 검사실을 들락거리는 과정에서 터져나오는 가녀린 숨소리. .


추석과 이런 저런 시간을 모두 병원에서 쓰고 어머님은 퇴원하셨다.
10월8일이 시술후 1차 외래 검진날이라 다시 예약을 하고나서야 나는 병간호
에서 오는 피로와 감기로 다시 몸져 누었다. . .
그리고 화창한 축제가 준비되는 햇살담긴 10월의 손짓에 환하게 웃고 있다. .
평소에 놀림을 받는 나의 세심한 관찰력이 어머님께 도움이 되었다는 것과
삶에 있어 자신만의 즐거움으로는 결코 행복감이란 없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동시에 큰 축복으로 다가온다. . .

늘 비껴살듯 삶의 무거운 주제로부터 벗어나길 바랬던 나의 일상은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름속에서 결코 자유로워 질수는 없게 되어있다. .
그러나 이제 그런것들이 고통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얼킴으로 자유로워지는
만해 스님의 시각을 이제 이해할 듯도 싶다. . . .

이제 어머님과의 조용한 사랑의 깊이를 감사히 수행할때다. . .
사랑은 마저 주고 미련이 남지 않아야 한다. .  "할 것을""이라는 후회를 적게
적게. . . . 없게. . .

앞으로의 생활에서 자유로움이라는 형식적인 단어가 사라질 것이지만 말이다..
동네 할머니와 햇살받고 웃고 계시는 모습이 어린애 같다. . .
어떡하지???
슬프고도 아름다운 인생에 대한 회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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