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정진원의 지리산이야기

정진원 프로필 [moveon 프로필]
이야기
2007.01.28 21:57

하늘채 주인을 위해.

조회 수 1904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저는 사진 찍느라 저기 없어요. . ㅎㅎ




점점 말이 없어져 간다.
그리고 스스로도 침묵할때, 가장 편하고 정당하게 여겨지기 시작했다.
음!!!!!!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불평을 시작한다.
맨날 받지 않을 전화는 뭐하러 지니고 사느냐고. . .
수행자라면 묵언 수행에서는 단연 으뜸이 될만한 자질이다. ㅎㅎㅎㅎㅎㅎ

가을이면 은행나무 사각거리는 하늘채 도랑가에서 두 분 어르신들이 소근
거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분은 맥주를 찻잔에 한모금 부어 마셔도 흉잡히지 않을 공간이 필요하고
한분은 그 벗을 위한 맥주 한캔 만으로도 충분히 대접받을 공간이 필요하다.
하늘채 주인은 먼지가 부연 자신의 공간을 여과없이 내어 놓을 시간을 허락
하는 여유가 있어 그들에겐 좋은 친구다.ㅎㅎㅎㅎ
그 친구를 위해 하늘채에서는 아주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그러니까 제가 청소를 마칠 수 있게 30분 뒤에 오세요.겨울이라 할 수 없이
방에서 연주를 하실테니 지저분한 방을 치우기라도 해야 할거 아닙니까?
그러게 가을에 오시라니까 겨울에 오신다고 난리셔~~~~"


플룻과 노래 그리고 관객, 이 세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작은 규모의 음악회가 열렸다.
스님 목소리는 언제들어도 정말 멋지다.
근데 오늘은 내 목소리와 선생님 연주가 더  잘 맞다.
그래도 내색말아야지. . 스님 삐지시니. . .
"아이고 스님 목소리가 오늘은 내 연주하고 안맞네. . "
으아~~~선생님 그 말씀을 해버리시면 안되는디~~~~
두 분은 조잘 조잘 이야기도 잘 하신다.

버려진 나무로 만든 다탁이 오늘 처럼 빛날 일도 없을 것이다.
가져오신 차는 역시 맛이 다르다. .
기꺼이 茶고픈 제자 마음 아시고 가져 오신 차라 더욱 맛이 좋다.
"아이고 아무리 그래도 대패로 좀 문지르지. . ."
"이대로가 좋지 않으세요?"
"뭐가 좋으냐? '
" 제가 만들어서 그런지 세상에서 제일 좋을듯 싶은데. . "
"그건 네 주관적인 생각이지."
"제 멋에 살아요"
나는 웃기만 하면 되고 이야기를 듣기만 하면 되는 이 자리가 무척 마음에 든다.
오랫만에 찻잔으로 서너잔 마신 맥주가 웃음소리를 크게 만드는 작용도 음미하고
있다.
"작년에는 저 윗집 대현이가 참석해서 학교종이 땡땡땡을 불렀지?"
"네"
오락 가락 하는 눈발에 세 사람 다 취한 듯 싶다.
아니지 맥주 한모금에 취했던 게지. .

"여기다 세워 주세요 .집까지 걸어 갈래요."
근사한 저녁을 얻어 먹고 도로 중앙선 밟으며 양손을 벌리고 촉촉히 젖은 대기에
인생이 주는 허망함의  깊은 회한을 뭉개고 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참 부질없다.







  • ?
    부도옹 2007.01.28 22:46
    하늘채 주인을 위해 열린 아주 작은 음악회.
    그러나 멋진....
    나나무스꾸리의 목소리도 반갑습니다. ^^*
  • ?
    우인 2007.01.29 11:05
    저는 진원님의 [빨강파카]의 생기발랄함을 지금도 기억하고 그리워?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 이야기 우인님!!!이 모습말입니까????? 1 moveon 2007.01.29 2584
» 이야기 하늘채 주인을 위해. 2 moveon 2007.01.28 1904
40 이야기 누군가 내게 묻는 다면. . 7 moveon 2007.02.14 1742
39 이야기 화장하고 싶은날. . 3 moveon 2007.03.04 1779
38 이야기 스피노자의 사과나무 4 moveon 2007.03.28 1771
37 이야기 진동이 입양보내기 2 moveon 2007.07.14 989
36 이야기 Love Actually moveon 2007.07.18 1052
35 이야기 소포를 부치며. . [1] moveon 2007.07.19 968
34 이야기 소포를 부치며[2] moveon 2007.07.19 1007
33 이야기 예수님이 원수도 사랑하라고 하셨잖아요??? moveon 2007.07.20 1434
32 이야기 김희진VS김희진 moveon 2007.10.05 1055
31 이야기 태백산맥과 팥죽 moveon 2007.10.12 1061
30 이야기 베를린 7 moveon 2007.12.04 959
29 이야기 하이델베르그 4 moveon 2007.12.05 896
28 이야기 퓌센 과 드레스덴 3 moveon 2007.12.06 1001
27 이야기 프라하 3 moveon 2007.12.11 1233
26 이야기 중세마을 체스키 크롭로프 4 moveon 2007.12.13 944
25 이야기 폴란드의 천국과 지옥 4 moveon 2007.12.14 1181
24 이야기 타트라에서 쓴 일기 2 moveon 2007.12.15 931
23 이야기 헝가리 토까이 와인 3 moveon 2007.12.18 10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Next
/ 12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