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여름

by moveon posted Jun 1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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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아름다운 연못의 요정인 蓮花에는 두가지가 있어요.
蓮과 睡蓮.
두 가지의 科名은 똑 같이 "수련과" 입니다.
蓮은 심청이가 타고 용궁에서 떠오른 전설을 뒷받침할 만큼 커다란
잎에 꽃 또한 연핑크의 로맨틱한 색깔에 모양역시 크고 아름답지요?
특히 불교에서 소중히 여겨지는 꽃이기도 하고 옛날 묵화에도 모란과
같이 자주 등장하는 시인묵객의 사랑을 받았던 꽃입니다.
왜 그 중국의 고사에 보면 못에 연을 심어 연밥을 따는 미인들을 감
상한 황제들이 역대로 즐비하지 않았는지요?
그 향기 또한 은은하면서도 기품 있는 바람에 옛 사람들은 茶를 한지에
싸서 연꽃 안에 두었다가 그 향기가 배이면 마시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연은 뿌리에서 부터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꽃으로 연잎으로
풍류객들이 술을 빚어 마시는 아취를 느끼기도 했던 것이랍니다.
시의 소재로도 많이 쓰여서, 唐 시인 이태백은 양귀비를 연꽃에 비유하는
글을 짓기도 하였습니다.
한여름에 아침에 피는 연꽃의 싱그러움은 가히 아름다움의 극에 속하
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웃음]
이 연의 꽃말 속에는 장수와 건강. 군자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대단한
웅변가를 일컫기도 하는 꽃의 청순한 아름다움과는 어긋나는 의미가
있답니다.
썩지 않는 강인함을 지닌 씨앗,등을 생각하면 그런 의미가 그다지 낯설
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한데요,제가 가장 좋아하는 '어긋나는' 의미중의
멋진 표현은 "바람난 여자"라는 은어로 사용되는 점입니다.

바람난 여자---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천박하게 드러내어 "바람피우지"만 않는 다면. . . . . ㅎㅎ
뭐든지 모자람이 넘침보다 낫다는  절제의 아름다움을 옛 사람들은 알았
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바람을 피운 여자가 아니라 바람이 난 온갖 향기
를 품어 안아 도저히 사랑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겠는 바람난 여자 인
것으로 표현을 한듯 생각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연꽃의 강인함을 나타내는 이야기로는,
"백화전서"라는 책에 따르면 1951년경 땅속에서 2천--3천년전 것으로
추측되는 세개의 씨를 발견하였는데 이것을 53년 4월에 토쿄의 박물관
에 심었더니 싹이 트고 1956년 8월에는 꽃이 피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
을 불러 일으켰다고 합니다.
연은 특히 그 씨의 발아에 있어 까다롭다는 것인데, 그해에 심었더라도
그해에 싹을 볼 수있기가 힘들고 또한 싹을 본 다음에도 꽃을 보기는
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백련은 그 발아에 있어 더욱 어렵다고들 하더
군요.
이렇듯 蓮이라는 꽃은,
그 일생에 있어서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만한 꽃이고,
그 아름다움에는 얼마나 독특한 자신의 생명의 법칙이 포함되어 있는지. . .
정말 매력적인 꽃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안의 백련지가 유명하고, 전주의 덕진지, 경주의 안압지, 등등 여러곳이
있겠지만 저는 조촐한 백련의 감상지로 강진의 금당리에 있는 전주 김씨
종가의 5백년이 넘은 개인 연못을 가장 사랑스런 蓮池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굵은 노송들이 누운 채 연못을 수호하는 듯하고 화가들의 조촐한 작품구상
장소로 조금씩 알려진 듯합니다만. . 8-9년전에 갔을 때 보다 더 풍성해진
백련의 자태는. . 2년전에 갔을 때도 여전히 그 아름다움이 유지 되고 있었
습니다.
금당리 마을의 소박함도 한몫을 합니다만. .아쉽다면요 . 들러서 월출산 기슭
의 월남사지의 아름다움도 같이 느끼고 오시면 좋을 듯합니다.
하긴 월남사지의 멋은 이른 봄 매화가 피고 봄비가 내리는 때면 더 좋습니
다만. . .

그런데 앙징맞고 어여쁘기로는 잠꾸러기 睡蓮이 더 하지요?

꽃말:순결.
       여러해 살이 식물.

연과 수련 모두 이집트의 國花입니다.

Answer:저는 진흙속에 피어나면서도 결코 진흙에 묻히지 않는 蓮의 탈속
            함이 여름의 향기처럼 좋습니다.

그림:솔메님 에게서--사랑방 사진방


James Galway-Irish Med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