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남도 동백

by moveon posted Mar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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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어나면서도 아름다이 조락하는 모습이 애처로워서. .

흔한듯 귀한 꽃이 우리 토종 동백이다.
모름지기 모든 토종은 그 꽃이 작고 향기가 진하다.
그래서 벗꽃 처럼 화사한 매화마을의 매화는 그 품격에 있어
퇴락한 고택에 핀 한 그루 나무에 미치지 못했다.

동백 토종은 그 꽃이 작다.
푸른 잎 사이에 박히듯이 숨어 피는 모양이 차꽃의 성품과  닯았다.
다른 봄꽃들이 만지면 사라질듯 살풋한 맵시인 반면에 동백은
그 육질이 단단해 보이는 탓에 섬세한 애정의 대상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꽃이 지닌 여린 감성을 감상할 즈음에라도 사라질때를 알면 과감히 목을 떨어 뜨려
소멸에 있어 깨끗하고 아름답다.

꽃들이 지고 있다.
그토록 아름다이 노래 불리우던 순백의 영혼같던 목련이 추하게 지고 있다.
지는 법을 잃어 버린 꽃들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장미를, 화원의 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그냥 길들여진 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이 소멸의 방법을 잃어 버린 탓이다.

다투어 피던 봄꽃들 속에서 사라질것을 캐내어 보는 것은 사유하기 시작한 때로
부터의 습관 이다.
이럴때. . .
남도의 아름다운 소멸의 화신 동백을 그리워 한다.

선암사라는 사찰에는 부도전 두 곳에 모두 오래된 동백 고목이 있다.
어느 곳에 있는 동백 보다도 아름답다.
고승들의 삶과 죽음에 닮아 있어서 일게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