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오버랩(6)..

by 해성 posted Dec 10, 2004 Views 3911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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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오버랩과 관련하여 재미난 글을 읽으며 생각난 저의 지리산 첫 산행기..

고교시절 윤리선생님의 수업시간 아마도 지리산과 관련된 시간이였나보다. 수업내내 졸다가 수업 종료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선생님의 지리예찬이 시작되었다. 아시겠지만 졸다가도 끝날때 쯤이면 정신이 말똥말똥..ㅎㅎ 그렇게 머리속에 지리산이 각인되었나 보다..

오랜시간이 지나 어느덧 사회초년병으로 받은 첫 여름휴가 어디를 갈까..
고민고민 하다 정한 곳 지리산 그때만 해도 산행이라고는 지나가면서 보는 정도이거나 초등학교 소풍때 동네에 있는 남한산성에 올라가 본 정도가 다였다...

산악부 생활을 했던 친구를 꼬득여 함께 하기로 정하고 준비를 한다.
텐트, 등산화, 먹거리, 이불, 쌀 기타 등등.. (실수였다. 이녀석은 산장이용은 금지이고 먹거리등 모든것을 가져가서 해결하는 주의이다. 지금에 와서는 나도 그렇게 되었지만..) 짐을 정리하고 보니 이것이 두명이 가져가는 짐인지.. 도대체 무엇을 넣었길래.. 배낭을 들어보니 무지 무겁다. 그런 배낭을 메고 출발 남원에서 반선으로 반선에서 천왕봉을 향하여.. 오후 2시쯤 반선에 도착하여 오른다. 헉헉 배낭을 메고 일어나지도 못하겠다. 조금만 걸어도 어깨는 걸리고 숨은 막히고 그래도 운동은 꾸준히 했는데..
결국 오름길 중간 뱀사골 계곡 어느 중간에 텐트를 치고 저녁을 먹고 푸~욱~

일어나 보니 아침이다. 으드득~ 삭신이 쑤신다. 온몸이 헥헥 장난이 아니다. 다시금 짐정리해서 출발 가다보니 집이 한채 있다. 뱀사골 산장인데(산장이 뭔지 잘 몰랐음) 사람들이 밥도 해먹고 안에서 잠을 자고 나오는듯도 한것이...이런이런 이럴수가.. (나쁜 넘) 이곳에서 아침을 해먹고 화개재로 해서 연하천으로..그래도 적응력이 뛰어난지 어제 보다는 덜하다 가도가도 끝없는 길을 가다보니 도착한 선비샘 이곳 저곳에서 야영준비를 하느라 사람들이 분주하다. 우리도 준비해간 텐트를 치고 자는데 비가온다. 그런데 텐트가 센다. 으이구 얼마나 춥던지.ㅎㅎ(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굳어 버렸음)  

어느덧 천왕봉 정상에 도착해 표지석의 글귀를 보니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가슴뭉쿨한 순간이였음)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찍고 뽀뽀하고 갖은 폼 다잡고 한참이나 있었던듯 싶다. 이젠 하산을 하여야 한다. 근데 길이 어찌 이상하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분명 정상에 올라온 많은 사람은 반대편이나 온길로 내려가는데... (또 다시 나쁜 넘) 가다보니 길도 애매하고 끊어져 있기도 하고 바위를 타고 내려가기도 하고 이상타. 그 큰산에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도 안보인다. 내려오는 사람 올라오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찌어찌 해서 내려서다 상당히 넓은(거의 수영장 수준) 계곡중간에 텐트를 치면서 이 넘 하는 말 칠선계곡정도는 되어야지 지리산에 다녀왔다 할수 있다나.. 그곳에서 밥해먹고 수영하고 놀다.(가장 좋았음) 자고 다시금 내림길을 계속해서 추성리로 내려온 기억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