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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조회 수 618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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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초가을 이었다,
강원도 산골 논에도 벼가 고개를 숙이던 때 였으니까,
공지합동 훈련장에 간다고 새벽 04:00시에 비상이 걸렸다,
벼락불에 콩볶아먹듯 이것저것 챙기고 대대 연병장에 집합했다,
보리밥 한 그릇씩 먹고 묵직한 배낭을 메고 산정호수를 향했다,
(그옆이 훈련장이었고 약40 km 정도 였음)

주먹만큼씩 큰돌이깔린 구비구비 비포장 캬라멜 고개를 묵묵히 걸었다,
모두들 땀흘을 줄줄흘리며 힘들게 걸었다,
앞에서 1중대부터 "뒤로 전달 적기출현" 하면
산속이나 길옆 계곡으로 숨어 하늘을향해 대공사격 자세를하며 쉬고
"해제" 하면 또 걷고를 반복했다,
당시 그 캬라멜 고갯길은 하루에 버스가 8 대 다녔다,
서울에서 다목리까지 오전 오후 2 대씩 들어오고 2 대씩 나갔다.

버스가 지나갈때는 예쁜 여차장 아가씨가
창문을열고 땀을뻘뻘 흘리며겉는 군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도로 좌우로 걸어가는 우리는 여차장을 향해 소리지르며
박수를 치고 손을 흔들곤 했다,
(당시는 군기도 좀 엄했지만 순박했기에
큰소리나 야유는없이 그져 조용한 동경 사랑의  환호였음).

광덕산 고개(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화천군 경계지점 산꼭대기)
아래 산속에 들어가 대대에서 추진해 온 점심을 소대별로 먹고
캬라멜 고개를 넘어 도평리 근처 (지금 백운 계곡 유원지)에서 부터는
산길로 산길로만걸어 밤늦은 시간에 숙영지에 도착했다,
훈련장에 도착해서 숙영준비(텐트 치는 일) 후에
식어버린 보리밥을 타다가 맛있게 먹고 잠을잤다,
새벽에 일어나 완전군장을 갖춘후 훈련에 임했다.

공군 전투기가 오더니 적진을 실제실탄 공격으로 폭격을하여 초토화 시켰다,
그후 육군 보병인 우리가 소대별 각개 전투로 공격하여 목표를 점령하였다,
탱크와 지원포병의 원거리 지원사격등 실전과 같은 훈련이었다.

당시 군단장이었던 김종환 장군
(육사2기, 후에 대장을 달고 합참의장역임. 현재생존)의
특명에 의한 훈련이라고 연대장님께서 여러번 강조했던 훈련이었다,
(연대장 육사8기,정진권 대령, 광주출신이라 광주사태덕에
대장까지 진급, 현재생존)
지금도 나는 김종환 군단장님 같은 훌륭한 지휘관이 있었기에
오늘 같은 굳건한 국방이 유지되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그 때 차후진지 점령을 위해 공격대기 지점에
엎드려서 보았던 푸르디 푸른 산정 호수는 정말로 아름다웠다,
보트를 타고 노젓는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부러워 했었던가,
나는 언제쯤 저 호수에 들어가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볼까 하고 말이다,
그때 그렇게 동경했던 산정호수를 오늘에야 돌아봤다,
잘 만들어 놓은 산책로를 따라 호숫가를 돌아보면서  그때가 그립게 떠올랐다.

(삶에 쫓겨 항시 마음만 있었는데
집사람과 함께 막내한테 차를 갖다주고 오면서 우연히 둘러보게 되었다,
사창리에서 서울로 오던 중 골프장과 산에 왔던 차량들로 인해
일동 입구에서 차가 막혀 움직이질 안았다,
차를 돌려 오던길로 이동을 거쳐 산정호수로 향했다,
막내는 우연하게도 내가 소대장으로 근무했던 연대에서
소대장을 마치고 대대 작전장교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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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메 2003.05.02 12:01
    33년만의 산정호수는 느끼시는 감흥이 완전히 다를텐데...사모님과 함께하는 답사가 한층 의미가 컸겠습니다..더구나 대를 이어서 막내까지 같은지역의 소대장근무를 하고있다니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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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 2003.05.23 23:35
    군 생활이 생각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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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원 2003.05.23 23:37
    100킬로 행군을 하면 그곳을 지나 갔었는데..점심을 먹고 지친 발걸음을 내디디면...지나가면...즐거운 남녀의 모습이 얼마나 부럽던지...전 6사단에 근무했었읍니다.....
  • ?
    나그네 2003.06.04 21:44
    지금도 명성산에 오르면 그훈련장이 잘보임.....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년년세세화상사, 세세년년인부동)
    "세월은 흘러,그산에그꽃은 서로비슷하지만, 사람은 같지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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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영호 2003.08.03 10:00
    참 희안한 인연입니다 한연대에서 소대장을 ..... 오해봉 선생님은 행복한 분 이십니다.건강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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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바람 2003.08.07 21:32
    산정호수, 말은 많이 들었는데...., 평생 남쪽지방을 벗어난 적이 별로 없는 소생은 어딘지 감이 잘 안 잡히지만, 아주 아름다운 곳일것 같습니다. 참 부전자전이란 말이 왜 생겨났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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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길동 2003.08.11 15:03
    산정호수는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에 있습니다.
    베어스타운은 잘 아시지요 근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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