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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조회 수 2553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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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人)좋은 지리산(4) - 오브넷 가족들 모임



여러분의 염려 덕분에 도착해서 떠날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내리는 빗속에서 샛별처럼 반짝이던 이름의 실체들과 즐거운 시간 함께 
보내고 잘 돌아 왔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고 진정으로 물 좋은 
지리산의 사람들이라 이 곳에 글을 올립니다.

오늘의 이 자리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부부, 연인, 청년, 중년, 장년, 노년들이
조금도 어색함 없이 한데 어울려 보낸 멋진 시간이었습니다.
시공을 초월한 인간본위의 박애정신을 만끽하고 돌아 온 것 같습니다.

먼저 연로하심에도 이곳까지 참석하시어 모든 뒤치다꺼리를 
솔선수범 해 주신  섬호정 선생님과 친구 분에게 감사말씀 드립니다.
부부가 같이 참석하시어 참석자 개개인의 평소 행적(?)을 일일이 메모 해 
오셔서 즐겁게 진행 해 주신 솔메거사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모든 준비를 원활히 해 주신 부도옹님,
머리카락이 호호백발이라 ‘형님!’하고 인사드리려고 앞에서니
아직도 유효기간이 많이 남은 허허바다님
이런저런 사정으로 참석 못 하신 분들의 애절한 사연을 대변 해주신
오해봉님. 잠옷이다, 아니다 유니폼이다. 하고 시비대상이 된 애매한 바지를
입고 종횡무진하신 만고강산 호걸무인 김수훈님.

직접 재배하신 청초한 난을 이곳까지 가져왔어 나눠주며 ‘나를 잊지마’하시며
잘 키워 주시길 당부하신 슬기난 내외분은 돌아오는 길에는 나를 하동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편안히 데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수박만한 메론을 직접 가져 오셔서 맛있게 먹게 해 주신 인자요산님.
아직도 그 풋풋한 향이 입안에 돕니다.
시종일관 참이슬(주)과 웃음으로 일관하신 상큼한 자유부인님. 이슬만 먹고 사시는 
분답게 정말 청아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한곡 불러줄 노래의 가사들을 커닝 페퍼에 꼼꼼히 적어와 두 곡이나 시도
했으나 본인은 물론 듣는 사람도 힘들긴 마찬가지였던 발음도 힘든 앙큼한 happ님
happ님은 이것으로 끝낸 것이 아니고 노래에 대한 못 다한 아쉬움을 열변으로 
토하는 바람에 여기에 꼬여 유일하게 나와 자유부인, 산사춘, 진로를 잠 한숨
못자고 날 밤새게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강의 내용은 일일이 메모 했는데
날 새고 보니 모두가 긴 가민가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역시 어렵긴 매 한가지인 sagesse 님은 전공답게 불어로 상숑을 한곡 불러 주셨습니다.
sagesse 도 불어로 ‘사게지’라 어떻다 하나, 국민정서에 맞게 ‘싸가지’로 불러도 좋답니다.
유로 2004의 마니아이고, 언젠가 나주들판의 그 유명한 보신탕집에 한번 초대 한다한 
사상 건전한 대한민국 미혼 여성입니다. 술떡을 해 오셔서 야참으로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보무도 당당한 안나푸르나의 젊은 전사 야생마. 
잘생기고 늘씬해 곁에 있기만 해도 든든했습니다.
다음 모임은 산청 전원 자택에서 모임을 가질 것을 기꺼이 제안하신 촉촉한 공수님 
내외분. 언젠가 이날을 위해 식기 기타 장비들을 준비 해 두었답니다.

그리고 미담 한 가지 속이 채하여 가슴앓이를 한 진로님과 심장의 통증으로 호흡이
곤란하여 고통스러워하신 섬호정 선생님의 친구 분을 이 돌팔이 첩첩산중의 지압으로 
완치 시킨 것 입니다. 심지어 섬호정 선생님의 친구 분은 만약을 생각해 집으로 연락할 
비상 연락망까지 별도로 적어 품고 있었을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그 외 먹을 것도 너무나 풍요로웠습니다.
참석대신 택배로 보내주신 음료수, 제철에 나온 수박보다 더 큰 수박들.
각종 음료수, 밥과 함께 나온 구수한 여운이 한참 입에 맴도는 토종된장과 떡처럼
찐득한 검붉은 고추장으로 상추와 누군가가 아침에 뒷산에서 뜯어온 씀바귀와 섞어
쌈을 싸서 먹은 맛은 가히 일품이었습니다. 야채를 제외한 다른 것은 오직 멸치 볶음
하나였습니다. 감자국과 전날 저녁에 먹은 된장국은 이곳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깊은 
맛이었습니다.

끝으로 아직도 수리중인 상태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주신 그곳 분들에게 이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1년에 봄, 가을 두 번의 모임이 있다면 둘 중에 한 번만 와도, 얼굴 잊고 살지는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疊疊山中]

# "섬진강 소견" - 섬호정 선생님의 시조집입니다. / '2004, 6, 19 피아골 송정분교 모임에서'란 
사인과 함께 각자에게 한 권씩 선사 하셨습니다.




  • ?
    허허바다 2004.06.20 18:45
    아이고~ 피곤하실텐데... 이리 세세하고 정다운 글까지 올리시구요 ^^*
    굵은 빗줄기에 걱정이 마음 꼬리에 졸졸 붙어다녔었는데...
    무사히 들어가셨군요.
    疊疊山中 → Double Mountain Center Forward ㅎㅎㅎㅎ
    [열창]하신 '오 솔레 미오'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시원시원하시고 정열적인 말씀...
    또한 세세한 부분까지 마음 써 주시는 모습...
    이른 아침 무공해 비라시며 우산없이 맞고 계신 모습...
    뭐라 할까요... 예전부터 잘 알고 있었던 형님 같았습니다...

    흐르는 음악, 그 순간들이 금방 또 그리워지게 하고 있습니다...
  • ?
    야생마 2004.06.20 22:54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말이 맞는것 같아요..
    노래 부르실땐 박력이 넘치셨어요..ㅎㅎ
    감각이 워낙 뛰어나셔서 대화도 잘 이끌어 가시고..
    다른 어르신분들도 마찬가지시구요..따뜻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근데 저에대한 표현은 좀 수정이 필요할거 같아요..언젠간 들킬텐데요.
    happ님이 다음부턴 모자쓰고 오라고 하더라구요..사진하고 달라서 실망스럽데요..역시 전 네팔에 있어야 되나봅니다..ㅎㅎ
  • ?
    疊疊山中 2004.06.21 09:49
    야생마!~ 괜찮다./ 무적의 산사나이가 마음 약해지면 안 되지.
    특히 happ님은 노래 부를실 때 '쇠주 한 잔 먹고 노래 한 소절 / 또 한 잔 마시고 한 소절 씩을 했잖소 / 그것도 돌아서 벽을 향하여.........
    그러니 두 곡 끝날 때 까지는 몇 병을 마셨겠소? / 마~ 당신이 이해하고 여기서 같이 삽시다.
  • ?
    진로 2004.06.21 12:28
    첩첩산중님의 노래소리는 정말 우렁차고 지리산의 계곡 물소리처럼
    웅장하던데요. 펼쳐주신 의술에 편안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끝까지 자리 함께해주신 것도 감사드리고요.
    야생마님 역쉬 짱이던데요.
    멋있는 싸나이 만고 많지만 바로 야생마가 사나이
    멋진 싸나이~~~~
  • ?
    sagesse 2004.06.21 13:17
    근데요, 야생마님!
    이젠 모자 안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대로의 모습이 더 진하게 각인되어버렸으니까요.
    글구요,,, "떨린다"면서 가슴을 부여잡던 기억만 아니라면 여전히 진짜 멋진싸나이 중의 싸나입니다.
    근디 술은 이제 다 깨셨겠지요?
  • ?
    야생마 2004.06.21 13:56
    진로님까지 왜이러세요..얼짱님까지 그러시면..
    sagesse님 노래정말 좋았습니다..근데 지금 종잡을수가 없네요..
    술은 다 깼지만..안보인다고 우리끼리 너무 이러면 안되죠..
    疊疊山中님 해석을 잘하셔야 됩니다..잘못하면 오해 생기겠네요..
    전 섬호정 선생님하고 疊疊山中님이 젤 멋있었어요..
    김수훈선생님..오해봉선생님..솔메거사님..슬기난님..등등
    암튼 모든분들이 닮고싶은 모습들이셨습니다..
  • ?
    슬기난 2004.06.21 15:48
    주무시는줄 알았는데 귀는 열어두셨군요. 아직도 첩첩산중님의 노래소리가 귓전에 생생합니다. 멋쟁이 첩첩산중님.
  • ?
    happ 2004.06.21 16:55
    그 기록들은 제가 없애버렸지요. 창피해서ㅎㅎㅎㅎ
    내년엔 기필코.... 제대로.... 꼭.... 해 내겠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연습해야지 ^^*

    야생마님 주무셔서 인사도 못드리고 왔네요.
    저보다 훨씬 어리다고 생각했답니다.^^*


  • ?
    인자요산 2004.06.21 19:50
    happ님과 첩첩산중님 개그에 웃느라 날이 새는지도 모르고 즐거운거 아시죠? 나이적은 사람들의 모임이었다면 전 그자리에 참석안했을겁니다. 만나뵌분들 얼굴 그리울때 사랑방 사진으로 뵈야겠습니다. 야생마님은 아마 오브넷에서 네팔로 안보낼겁니다. 간다고만 해봐라...
    첩첩산중님 못하시는것도 없고 정말 멋진분이시라는것 잊지마세요
  • ?
    솔메 2004.06.22 13:56
    산첩첩 물첩첩 - 첩.첩.산.중 님!
    우리시대의 마지막 로멘티스트라 불르렵니다.
    젊음이 톡톡 나딩구라지는 티셔츠에다가 6,70년대를 풍미했던
    그야말로 옛날식 청바지 차림에 머리위에 올려쓰신 먹물안경까지...
    더하여 돌팔이실력을 훨씬 상회하는 지압술에다가
    구수한 농과 사실이 분간 안되는 유머러스한 말씀들이
    무척 좋았습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다시 만나면
    오! 솔레미오를 더 듣겠습니다.
  • ?
    산사춘 2004.06.23 12:18
    첩첩산충님 !
    어찌 그리 멋있으신지요.
    뛰어난 패션연출력,젊은이들과의 대화에 전혀 세대차 못느낄
    유머와 밤샘도 거뜬없이 하시는 정력 모든것이 완벽했습니다.
    그런데 거기다 저는 듣지 못했지만 그렇게 노래를 잘 하신다니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밤새워도 헤어지기 아쉬웠습니다.
    첩첩산중님! 섬호정 선생님께 홀딱 반하셨다구요?
    전 선생님께 홀딱 반해버렸는데 어떡하죠?ㅎㅎㅎ

  • ?
    산사춘 2004.06.23 12:19
    죄송합니다.
    오타가 있었네요.
  • ?
    疊疊山中 2004.06.23 12:53
    "happ " - 웬수 찾아 3만리. 개나리 봇짐 메고 정정 신청 하러 찾아 갈거다. 산사춘님 괜찮아유ㅠㅠㅠ / 홀딱 반했을 때는 눈에 아무것도 안보여유. / 산충도 좋고 산사도 좋고 산타도 좋네요.
  • ?
    오 해 봉 2004.06.23 12:58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젊은 happ님한테 약간밀리기는 했어도 정말대단 하십니다.
    남어지는 허허바다님부터 산사춘님과 똑같습니다.
    더위도 이겨버리고 다음모임때는 happ님한테 밀리지않토록
    컨닝페이퍼라도 준비를 꼭 해오세요.
  • ?
    섬호정 2004.06.23 14:21
    疊疊山中 님! 유능하신 다양한 장르로 우리들 만남의 정을 빗물처럼 폭~ 젖어들게 해주셨어요 . 게면쩍어하며 내민 시조집 졸작에도 애정을 모아 주시고... 노년의 한자리가 어색치 않게...(야생마님께 격려도 들어 부끄럽지만), 덕분에 분위기 수위조절로 평균연령층이 낮아져 기분은 참 좋습니다. 부지런하게도 열심히 써 올려주신글 잘 잘 읽습니다 음악은 왜 이리 또 멋진가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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