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까닭 없이 너무나 그리워질 때
가끔씩 푸른 밤하늘을 우러러 본다.
언제부터인가 도심 속에서 그 여린 별빛은
불빛과 공해로 시름시름 앓아 그 빛을 잃은
지 오래다
다행히 오늘밤은 비온 후라 그런지
드문드문 떨어져 수를 헤아릴 정도라도 보인다.
문득 지리산 주능선은 물론 그 언저리
어디서나 지구의 불빛보다 많을 별님을 맞이
하던 추억이 새롭다.
장터목산장에서 부닥친 12가지 물감을 다 가져다 쏟아
부은 듯한 신비로운 저녁놀이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 후,
서서히 하늘에 내려앉은 수많은 별빛의 영혼과의 감응(感應).
바람이 기척만 해도 여린 별님의 살갗이
파르르 떠는 듯 애절하고 투명하다.
가느다란 별빛이 밤새 속삭여 선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 하늘아래서 내님도 저별을 마주보고.............
달빛마저 흥청거리면 나도 별인 양 우주 속에 잠든다.
“원성스님의 거울"중에
내 안에 그가 살고 있으니
내 우주와 그의 우주가 이미 하나
이니 타인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네.
주어도 아낌이 없이 내게 주듯이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한 마음으로.
어차피, 어차피 사랑하는 것조차
그리워하고, 기다리고, 애태우고...
타인에게 건네는 정성까지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닌가.
결국 내 의지에서, 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닌가.
가지려 하면 더더욱 가질 수 없고.
내 안에서 찾으려 노력하면 갖게
되는 것을 마음에 새겨 놓게나.
그가 내게 관심이 없다 해도
내 사랑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 해도
내 얼굴을 바라보기도 싫다 해도
그러다가 나를 잊었다 해도,
차라리 나를 잊은 내 안의 나를
그리워하세.
[疊疊山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