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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조회 수 2443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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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님 영상].

아주 깊은 산중에 아주 작은 암자가 있었지요...
부모님과 떨어져 사는 아주 작은 꼬마는
할머니따라 벌써 한달때 이곳에서 기거를 하고 있었다.....

깊어가는 가을 정취는 꼬마눈에 들어 올리 없고.....
놀아줄 친구 없는것이 더 속상하고..
부엌 아궁이에 묻어둔 고구마를 기다리면서......
벌써 골방에 들락거리는 쥐방울마냥.
아궁이를 벌써 몇번이나 뒤적거렸든지...

감자건 고구마건 구워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약간 사윈 불잉걸에...
불이 쌀 때는 익기도 전에 타버리니까
불잉걸이 수긋해졌을 때 재랑 같이 넣어야 합니다.

감자뿐 아니라......
밤이나 고구마도 구워 먹는게 끝내주지요?..^^
굽는것도 이렇게 아궁이 잉걸에다 구워야 제 맛이죠..
아궁이에 묻어 둔 고구마를 꺼내
호호 불며 먹다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지요.....
시골에서의 간식 별다른것이 있었나요.....^^

문지방까지 싸락눈이 치던 겨울.
아궁이 앞에 앉으면 샅과 허벅지가 뜨끈해지고
토닥거리면서 타는 나무 ...
아궁이 가득 군불을 지피는 어머니...
그러나 이제 그 시절은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았다.


스님말씀...
저기 법당에가서 물길러주고 절하면 나중에 학교가서 공부 잘한단다.....

그말에......
졸졸 흘러내려오는 샘물길어서 법당위에 얹어두고..
아기부처에 절을 하는 아주 작은 아이는 .....
어젯밤 꿈에 그 절을 다녀 왔답니다......
왜 꿈에서는 늘 어린아이일까?


지금 이맘때 내 고향은......
지금 그 우리집에는 늙으신 고모내외께서 지금 살고 게십니다..
올봄에 녹차밭에 가면서 다녀오고 못갔지요..


온 산이 단풍으로 물들어 빨간데......
감들마저 하늘을 빨갛게 수놓습니다.
감을 깎아 주렁주렁 걸어 놓아서 지붕과 처마밑
그리고 빨랫줄까지 온통 빨갛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채 까치밥이 되어 가는 감......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시골마을에는 차츰 노인들만 남았네요.
장대를 들고 까치밥을 노리는 아이들도 보기 힘들지요.

처마밑에는 내년 봄에 심을 옥수수와 수수가 매달려 있고
마루에는 말라빠진 무말랭이가 소쿠리에 담겨 있었다.



지붕은 썩어 골이 패였고.....
지붕위에 호박도 걷어 들이면.
겨울이 오기전에 이엉을 새로 올렸든거 같네요...
요즘이야 집들도 다 현대식으로 바꿨지만요....



모이를 쪼는 닭들의 풍경과,
호박넝쿨과 박넝쿨 사이에
주렁주렁 열려있는 호박과 조롱박이
왜 그리 이뻐 보이는지요?



풍성한 가을 .....
가을이 벌써 다가 왔네요
아침저녁으로 벌써 기운이 제법쌀쌀하네요
감기 조심하시어요...
따듯한 차 한잔 하면서 행복한 나날 되세요.

이것도 작년에쓴거랍니다.....^^
  • ?
    하이디 2004.09.22 19:13
    그 작은절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악양면 주암......산골짜기에 있는절입니다.....
  • ?
    疊疊山中 2004.09.22 19:28
    슬픈 곡조에 가을 냄새 무륵익고
    음~~ 씨 암탉 ! .............. 쩝쩝

  • ?
    혜천 2004.09.22 20:08
    하이디님! 어쩜? 제가 그리워 하는 것 들을 다 올려주셨네요!
    우리 모두가 도회에 살면서 가슴 깊이 숨겨 온 그리움 이지요.
    무르익어 가는 가을 만큼 ! 넉넉 하소서...
  • ?
    허허바다 2004.09.22 21:30
    아궁이 바알간 여불과 따뜻한 아랫목 생각납니다...
  • ?
    부도옹 2004.09.23 01:51
    저녁 쇠죽쓰고 남은 불잉걸에 고구마 묻어두고 '놀다와서 이따 묵어야제' 했다가 깜박잊고 아침을 맞이합니다.
    아침 쇠죽을 준비하시면서 외할아버지 "이거 누구 고구메냐??"
    열번에 여서일곱은 그랬으니 당시 건망증 이었을까? ^^*
    하이디님 추석 잘 보내세요.
  • ?
    진로 2004.09.23 10:31
    아랫목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다가옵니다...^^
  • ?
    아낙네s 2004.09.23 11:05
    아궁이에 구워먹는 그 소박한 간식들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이렇게 간접경험이라도 하듯 정겨운 시골의 일상들을
    사진으로 보여주시니 .. 가을, 좋은계절입니다.
  • ?
    작은 이영진 2004.09.23 13:26
    아궁이에 군불때면서 구워먹던 고구마..
    서울에서 호빵으로.....그 계절이 왔구나 ..
  • ?
    sagesse 2004.09.23 19:24
    저 불에 마늘 구워먹어도 맛있구요(엄마한테 그것땜에 맨날 얻어들음), 아버지가 계란 드시고 나면 그 계란껍데기에 쌀 씻어 밥하듯 물 맞추고 계란밥 해서 먹으면 또 얼마나 맛있는데요.
    언제 시골 가면 해먹어야지...
  • ?
    길없는여행 2004.09.24 00:23
    아~~ 가을의 청정함과 산듯함을 가득안고 갑니다.
  • ?
    오 해 봉 2004.09.24 00:45
    "문지방까지 싸락눈이 치던 겨울.
    아궁이 앞에 앉으면 샅과 허벅지가 뜨끈해지고
    토닥거리면서 타는 나무 ...
    아궁이 가득 군불을 지피는 어머니"

    악양면 주암에있다는 그절이 어느절일까 궁금합니다,
    참 좋은글을 읽었습니다,
    하이디님 정말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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