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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人)좋은 지리산(12) - 궁극(窮極)의 등산화(中) 


신발하면 <콰이강의 다리>가 떠오르지 않습니까?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비극적인 마지막 장면과 첫 오프닝 장면이 유명한데 
휘파람을 불면서 포로수용소로 행진해 오던 연합군 포로들의 남루한 차림과 먹지 
못해서 피골이 상접한 모습, 특히 밑창이 다 떨어져나가 너덜너덜한 군화를 신고 
"보귀 대령 행진곡(Colonel Bogey March)"에 맞춰 재 자리 걸음을 하는 장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장면이었습니다.




지리산을 자주 찾는 산 꾼에게 등산화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무리가 아니다.
집을 나서서 다시 돌아와 누울 때까지 나의 피부에 붙어있는 피붙이나 다름없다.
결론적으로 궁극의 등산화는 어느 특정제품도 아니며, 무조건 최고가도 아니다.
지문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의 족형을 어느 한 모델이 누구에게나 다 꼭 맞다 할 
수없다. 물론 자기 발에 맞는 치수라면 잘 맞을 수 있다. 그러나 궁극의 등산화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아야 된다. 남아도 모자라도 안 된다는 것이다.
“편하게 잘 맞는 것”이 아니고 “절묘하게 꼭 맞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길이는 물론 발등 높이, 발 폭까지 다 내 발을 위해 만든 것 같아야한다. 
나도 5 켤레 째 아!~ 이거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결국 멀쩡한 등산화가 5켤레나 
되는 것이다. 트레킹화, 경등산화 하는 이런 구분이 아니고 순전히 지리산 산행을 
위한 준, 중등산화만 그렇다. 그리고 그 감동을 여기에 써는 것이다.

내가 저렇게 많은 시행착오를 갖게 된 것은 발의 중요성과 등산화의 선택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등산이란 육체적 관점에서 보면 발로 시작해 발로 
끝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첫째 맨발로 신어보아 감각을 느껴보지 않았고, 한쪽만 
신었다든지, 두 쪽 다 신고 매장 안에서라도 걸어보지 않았다든지, 똑 같은 신발을 
아침에도 저녁에도 여러 번 신어보지 않았든지, 메이커의 명성이나 업주의 권유나 
막연히 고가에만 치중했다든지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즉석에서 충동구매가 많았다.
착용감이 전혀 안 느껴질 정도의 내 몸 같은 감각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안 섰다.
하나같이 업주 측에서는 별로 반갑지 않는 까다로움이다.
그렇다고 이런 방법을 다 동원해 선택 되었다 하더라도 열이 나고 땀이 나는 실전
에서 반드시 적중 될 수도 없다 
이러한 감각의 느낌은 자기 자신 외는 누구도 대신 해 줄 수없다.

궁극의 신발은 무엇보다 체력소모를 현저히 줄여주고 발목에 힘을 받쳐주어 정확한
스탶으로 발목과 무릎 허리를 보호한다. 발의 땀도 잘 흡수 분산되어 열이 난다든지
미끄러움을 최소화 시켜준다.
다 같은 중량의 신발이라도 훨씬 가볍게 느껴진다. 옛말에 술 한말을 마시고는 
갈 수 있지만 메고는 못 간다는 말이 있다. 지고 가는 것보다 뱃속에 넣어 가는 것이
내 몸에 더 밀착되기 때문이다. 발에 1 kg의 하중을 걸고 가는 것은 등에 진10 kg의 
하중과 같다. 한 걸음 뛸 때마다 발 따로 신 따로 놀면 그때마다 신발 무게 외 미세한 
외부부하가 발에 더 생긴다.

축구선수의 하체상처, 권투선수의 어그러진 코, 레슬링선수의 귀에 영광의 상처가
있듯이 등산을 하면 하체의 관절이나 인대에 필연적인 소모가 온다.
관절은 자동차 타이어 같아 쓰면 쓸수록 소모 된다. 한 번 닳은 관절은 아무리
좋은 약이나 음식을 먹어도 절대로 재생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허리가 
굽고 팔다리가 쑤시고 부자유스러워지는 것이다. 거기다 잘못 사용으로 인대파열도
올 수도 있다. 인대는 한 번 상처를 받으면 몇 달간 깁스를 해 누워있지 않는 한
나은 듯 하면서도 좀체 완치가 되지 않고 습관성재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산꾼이 산행 중 무릎이나 발목이 아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부적절한 등산화와 유독 한 쪽 발에 무게를 많이 걸기 때문이다.
특히 오를 때 왼발이나 오른발에 일단 무게 중심을 두고 다른 발을 옮기는 습관을
가진 보행은 자연 한 쪽에 무리가 더 온다.
자동차가 4개의 쇽업쇼바로 공평하게 4 분할하여 차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높이가 다른 인도나 경사진 곳에 걸쳐 장시간 주차하면 기운 쪽의 
스프링이나 쇼바에 더 힘을 받아 무리가 오는 것과 같다. 

궁극의 등산화는 자동차의 현가장치(懸架裝置:suspension system)와 같은 장치다
차체와 차축 사이를 연결하고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이나 진동을 흡수하여 승차감을 
좋게 하며, 또 차체와 기관 등을 보호하는 장치다 
즉, 도로의 요철(凹凸)에 관계없이 자동차를 안전하게 주행시키기 위한 구실을 
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독립현가의 목적은 바퀴와 차축의 중량을 가볍게 하여 노면
에 잘 추종(접지성)시켜 승차감을 향상 시키고, 또 노면상태에 관계없이 차체가 수평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데 있다. 
현가장치는 스프링·완충기(緩衝器:shock absorber)·스태빌라이저 등의 구성부품
으로 되어 있다. 

일반 신발의 용도가 발에 오물 묻는 것을 방지한다거나 패션적인 성향이 
깊은 대신 등산화는 이런 것 외에 산행에 필수적인 안전장비다. 
궁극의 등산화는 밑창이 타이어이고 안창과 중창, 덮게, 안감이 스프링·완충기 
(緩衝器:shock absorber)·역할을 하며 양말이 의자 인 것이다. 그 양말 속에 
인체의 말단이 편안히 감싸있는 것이다. 가죽으로 된 갑피는 바디와 같다. 이러한 
것이 정밀하게 세팅 되어 산길의 요철(凹凸)에 관계없이 인체를 안전하게 
보행시키기 위한 구실을 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안락한 등산화를 제조하기위해 대를 이어온 유럽의 유명메이커들은 명성이나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재와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실제 신발의 시제품이 완성되면 맨 발로 지리산의 몇 배나 되는 곳을 등반하여 
시험하는 것이다. 물론 새 신발이라는 이유로 발의 어느 한 부분에 상처나 압박감을 
준다면 실패 품이다. 또 맨발로 직접 느낄 때 압박감이나 안감의 촉감을 느낄 수 있다. 

이중 타이어에 해당하는 밑창은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비브람'이라는 사람이 고안한 
것으로 특수원료를 첨가하여 적당한 강도와 마찰력을 가지도록 제조된 것인데 신발
바닥 중앙에 노란색의 8각형 마크 속에 “vibram"이라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의 어느 신발메이커라도 고급화에는 이 밑창을 사용하며 
제품 품질 표시에 고어텍스처럼 노란마크로 표기한다. 
비브람사는 등산화 밑창 세계의 마이크로소프트사라 할 수 있다. 

신발의 깔창도 흔히 일반 구두에 사용하는 평면형은 아무런 도움을 못 준다 
그런 것은 안창 바닥의 불쾌감을 다소 감소 해주는 데 그 의의가 있을 뿐이다. 
그간 등산화 안창의 개발은 눈부시게 발전하여 신속하게 땀을 흡수하여 밀어내고 
열을 발산시켜주는 역할도하는 에어 액티브 깔창 같은 기능성 깔창이 사용된다. 

휴대용 전자제품을 많이 만드는 일본의 SONY 에 의학박사들이 최종적으로
그 제품을 사람이 손에 쥐었을 때의 느낌이나 촉감을 최종 점검하듯이 세계 
유수의 등산업체들도 정형외과 의학박사들을 두어 시제품을 직접신고 등산케 한다.
등산화란 가죽이 주종이다 보니 자연 가죽을 염색하고 다루는 솜씨가 뛰어난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같은 나라가 역시 최고다.

꼭 이맘때이다. 나는 누가 봐도 강골한 체질이 못 된다.
<기타 산행기>에 올린 JSA의 이야기다. 50줄에 들어 선 나이 때다.
울산에서 손수 운전하여 설악산 까지 가면 5~6시간 걸린다.
밤늦게 도착하여 주차장에 텐트를 쳐 자고, 새벽에 일어나 한계령~대청봉
~설악동 코스를 산행하고 뜬 눈으로(모씨 표현) 밤새우고, 다음날 또 오색~대청봉
~설악동 코스를 산행하고 울산까지 손수운전을 감행하여 오늘날까지 무사할 수 있은 
것은 정말 그때 신은 “궁극의 등산화” 덕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때 마인들(MEINDLE)의 
아이슬랜드를 신고 있었다. 그 신으로 두 번째 산행 길이었다. [疊疊山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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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gesse 2004.07.29 10:34
    내 거는 아무리 뜯어봐도 'vibram' 표시 없는데...물리러 가야 할까요?
    이거 신고 한 번 미끄러지기까지 했는데,, 에궁...
  • ?
    진로 2004.07.29 18:26
    저는 그거 있어도 미끄러지던데요.
    'vibram' 노스페이스 신발인데 바위에 자주 미끄러집니다.
    그래도 떨어질때까진 신어야 합니다.
  • ?
    솔메 2004.07.30 15:45
    산꾼의 등산화를
    자동차의 현가장치등 하체구조에 비교하여 내력깊게 풀어주셨네요.
    첩첩산중님의 博識에 얼른 고개숙입니다.
  • ?
    오 해 봉 2004.07.31 23:03
    疊疊山中님은 을지로3가 송림제화를한번 가보셨으면 합니다,
    전화는 02-2279-1910,8054 입니다.
  • ?
    구름 2004.08.01 18:21
    글이 짤려서 읽기가 불편한데..저만그런가요
  • ?
    하해 2004.08.01 23:52
    글 오른편이 잘려서 나오는 경우에는,,
    인터넷 웹브라우저에서 설정을 확인해보세요.
    보기- 텍스트크기 - 보통 이 기본설정입니다.

    그렇게 왜곡되어 보이는 경우에는 아마도 [가장크게] 또는 [크게]로
    설정이 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원인일수도 있으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
    혜천 2004.09.18 09:04
    송정분교에서 아름다운 손!기억하며 지납니다.별칭이 다르지요?
    한가위같이 늘 풍요로운 가슴으로!"콰이강의다리"의 행진곡 처럼!
    첩첩산중님! 높아진가을 하늘만큼 뻗어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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