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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조회 수 252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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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人)좋은 지리산(9) - 김技士 



“happ 님이 세석산장에서 3일간 머물 예정이라..........” 

이 여유면 지리산 종주도 거뜬히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못 써는 글이나마 이를 악물은 종주 산행기도 쓸 수 있는데 
그녀는 이 아까운 시간을 왜 산장에서 태평이나 칠 계획을 세웠을까? 
오브넷 모임에서 못 다한 강의를 언젠가 안부 겸해서 메일로 연장되었는데, 
그중에 이런 한 구절이 생각난다. 

“알지요, happ의 개똥철학 하기 싫은 것은 하지 말자” 

오래 전에 관련회사의 수송부에 지입 차주 겸 운전기사로 일을 한 
김기사란 분이 있었다. 그런데 대게의 사람들은 그를 기사라는 공식 
칭호보다 그냥 형님이라 부르기를 더 좋아했다. 
술을 좋아할뿐더러 호탕하고 인정스럽고 의리가 있었다. 음주단속이 없던 
아주 오래 전 이야기지만 부산을 출발 해 대구까지 수송을 가 하역을 하는 
동안에 반주 겸 소주 3병을 마시고 다시 부산으로 내려오는 도중 하도 졸려서 
불안을 느낀 나머지, 그 큰 8톤 트럭을 중앙선에 턱 걸쳐 좌우 안전지대를 잘 
확보하고 흰 줄을 따라오는데, 거의 부산을 다 왔을 때 고속버스 한대가 앞을 
막아 차를 세우기에 무슨 일인가? 뭐가 뒤에 떨어졌나? 했는데 그 
고속버스 기사가 내려오더니 뺨을 한대 때려 주고 가더란다. 그 때만 해도 
고속버스는 고속도로의 무법자였다. 
빵빵거려도 반응이 없으니 얼마나 약이 올랐을까? 

그러던 어느 날 산행을 갈려고 준비 해둔 배낭을 보더니 
‘니 오늘 산에 가나? 자고 안 오면 헛일이다’ 
무슨 말이던 평소에도 껄쭉한 목소리로 긴말을 잘 안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산행에 대해서 이 사람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로 여기고 끝냈다. 
이 때만 해도 ‘자고 안 오면...’의 의미를 모처럼 놀러 가는데 오는 길에 
여관이나 온천장에서 하룻밤 푹 쉬고 오라는 줄 알았다. 
이때 쯤 나는 산행에 재미가 붙어 “전국에 안 가본 산이 없는 사람”의 대열에 
끼어들기 위해 눈만 뜨면, 징기스칸이 서쪽으로, 서쪽으로 영토를 넓혀 나가듯이 
다음 산행지를 물색하고 있을 때였다. 

한 달쯤 배차에 따라 우리 집으로 배달을 왔다. 
오늘은 김기사와 처음으로 산행 다녀온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했다. 
‘그래, 니 전번에 산에 간다더니 산에서 자고 왔나?’ 
‘자고 안 오면 헛일이다. 안 하더냐?’ 
‘ 니 우리 고향 산청인 것 알제’ 
‘우리 동네 뒷산이 바로 지리산 아닌가?’ 
‘나는 노는 날이면 술 먹을 일이나, 차 고칠 일 없으면 우리 집에 간다. 
그러고 이불하고 돗자리하고 텐트(?)하고 들고 우리 동네 뒷산에 가서 
자고 온다.’ ‘온천, 보약 그런 것 다 필요 없다. 몸 찝찝할 때 산에서 하룻밤 
자고 와봐라 다음 날 아침에 대번에 거뜬하다.’ 

‘산 속에서 잔다?’ ‘ 산 속에서 혼자 그래 자면 무섭지 않습니까?’ 
‘무섭기는.., 그냥 잠들면 그만이다’ 
‘니 한 번 언제 우리 집에 따라 갈래?’ 
‘우리는 산 속에 있는 산장에서 잡니다’ 
‘에헤이, 산장에서 자면 헛일이다. 아무 소용없다.’ 

그리고 몇 달 후 지금 같은 여름이었다. 
간다간다 벼루다가 드디어 서로의 시간대가 맞아 
나는 김기사의 털털거리는 트럭을 함께 타고 고향으로 갔다. 
말이 산청이지 차가 갈 수 있는 곳까지 가서, 또 한참을 어딘가를 
걸어가서야 시골집이 나왔다. 도착하자 말자 김기사도 배낭을 챙겨 메고 
그의 아지트로 등산하기 시작했다. 두어 시간 후 우리는 산등성이 채 
못 미쳐 에서 텐트 한 동을 칠만한 장소를 발견했다. 

이 근방에 이곳 말고도 이런 곳이 3군데 더 있다 했다. 
코펠이랑 텐트랑 기타 잡다한 것을 한데 묶어 세트로 한 철 팔아먹고 마는 
싸구려 천막을 치고 큰 장미꽃 무늬가 듬성듬성 있는 카시미론 담요도 바닥에 
깔았다. 자기 혼자일 때는 그냥 돗자리만 깔고 잔다했다. 
아무리 피곤해도 산에서 자고나며 기분이 맑아진다. 아마 땅의 기운에 푹 쌓여 
자력선을 따라 한없는 우주로의 여행 같은 깊은 숙면을 취한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자, 옛날에 우리 마을에 한의사는 아닌데 도사 같은 분이 한 분 계셨는데 
웬만한 거는 산에가 하룻밤 자고 오면 땅의 기운을 받아 낫는다 했다.’ 
이런 영향 탓일까? 그의 산행 스타일은 하루의 일정을 최대한 걷는데 투자하는 
것과는 달리 산에서 잠을 자기위한 산행일 뿐이다. 
예사로 여기던 김기사의 등산 철학(?)은 그 후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어디서 어디까지 주파가 목적이 아니고‘ 어느 능선에 올라 호젓한 야영을 
하느냐가 꿈이었다. 그리고 악착같은 산행을 하지 안했다. 


어느 겨울 느닷없이 몇 시간에 걸쳐 지리산 자락을 찾아 때마침 마을로 놀러 온 
산 그림자와 꿀 차 한 잔을 나누며 돌아오기도 했다. 
언젠가 만난 친구도 지리산 자락의 계곡에서 비 오는 날의 첼로 소리가 그리워 
홀연히 다녀오기도 한 적이 있었다. 했다. 
땅의 기운이라?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땅을 떠나서는 살 수 없다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바로 북극(N)과 남극(S)이 있는 커다란 자석이라고 할 수 
있다. 지표상에는 항상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자기장이 흐르고 있다.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이 자기장의 흐름에 따라 생리 작용을 하며 
리듬에 맞추어 살고 있다. 현대사회의 도시환경은 고층건물과 콘크리트 벽으로 자기장의 
흐름이 차단되어 리듬과 균형이 깨어졌다. 그리고 수많은 유해한 전자파가 문명의 이기 
뒤에는 흐르고 있다. 그래서 도시인에게 별의 별 질병이 다 생긴다. 
이러한 오염 된 환경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려고 주말이면 자연을 찾아 결사적인 여로에 
나선다. 한때는 무슨 자석 요, 자석반지, 목걸이, 팔찌가 만병통치라도 되는 듯 비싼 
값으로 팔려 유행한 적도 있었다. 

이런 저런 논리를 떠나 한번쯤 야영을 겸한 넉넉한 산행으로 산의 품에 안겨보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는다. 물론 어머니 품 같은 지리산의 주능선에서 말이다. 
참고로 <국정 넷 포터 권오상> 님의 글도 함께 올려봅니다.<이하>


등산은 무엇이 좋은가? 

등산은 운동으로서의 장점을 살펴보아도 다른 운동에 비해 좋은 점이 많다. 첫째 
유산소운동으로 경쟁 없이 자신의 페이스에 알맞게 조절해 가며 서서히 부하를 높여 
나가므로 인간생활에 필요한 운동으로서 가장 알맞은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산이라는 대상이 주는 맑은 공기와 물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은 운동의 효과를 더욱 
높여 주며, 도시 속에서의 운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서적인 
효과를 함께 얻을 수 있다. 

또한 숲이라는 환경은 도시생활에 찌든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많은 것은 제공해 준다. 
식물이 만들어낸 오염 안 된 산소와 음이온이 가득한 공기, 그리고 휘튼치드와 같은 
갖가지 물질이 우리에게 유익함을 준다. 그래서 우리는 울창한 숲이나 산에가면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상쾌함을 느끼는 것이다. 일주일에 
1번만이라도 오염된 도시를 벗어나 산에 가면 오염된 신체를 조금이라도 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구는 커다란 자석이며 지표상에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자기장이 흐르고 있으며, 
우리의 신체는 이 자기장에 생체리듬을 맞추고 적당한 생리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 생활하는 우리는 수많은 전자파공해속에 적당한 전자파의 흐름과 균형이 깨지고 
있어 최근 그 위험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또한 겹겹이 둘러친 콘크리트 구조물은 
지표상에 흐르는 자기장을 차단하고 있으며, 고층건물이나 고층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은 더욱 더 지표 자기장과 차단되어 생활해야만 한다. 실제로 고층에 오랫동안 
지내다 보면 머리가 아프거나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발생한다. 

우리는 막연하지만 땅의 기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먼 조상들 때부터 지내온 
환경, 즉 땅과 가까이 지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신체가 원하고 머물러야 하는 곳이다. 
등산은 차단된 땅의 기운을 강하게 받는 좋은 기회이다. 야영을 하면 더욱 좋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필자는 매 주말 등산을 하고 있지만 간혹 휴일에 부족한 수면을 
취하기 위해 해가 중천에 뜨도록 늦잠을 자곤 한다. 그러나 산에서 야영을 하면 아무리 
늦잠을 자려고 해도 아침이 오면 저절로 눈이 떠진다. 땅과 가까이 수면을 취했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이 되었다는 신체반응일 것이다. 

납, 카드늄, 수은 등 중금속은 대부분 발암물질이며 신체에 과다하게 축적되면 각종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한경이 오염되어 감에 따라 우리의 몸은 이러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에 점차 오염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몸은 원래 유해물질이 들어 
오면 신진대사 작용을 통해 자동으로 배출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중금속은 쉽게 배출 
되지 않아 지속적으로 쌓여 가지만, 등산 중에 흘리는 진땀을 통해 이러한 중금속이나 
유해물질이 신체 밖으로 배출된다고 한다. 

암이나 당뇨병, 그 밖의 불치병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등산을 통해 완치하거나 호전 
시키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그동안 온갖 현대의학의 
치료법을 모두 사용한 후 마지막으로 산을 선택하여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등산이 
건강에 좋은 것은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우리도 
산과 자연을 떠나 도시에서 살면 문제를 일으키게 되어 있다. 우리가 지내야할 환경은 
도시가 아니라 먼 조상들 때부터 지내온 산과 자연인 것이다. 그래서 물고기가 물을 
찾아 퍼덕이듯이 우리는 산을 찾는 것이다. 


무상(無賞)의 행위 

등산이 신체적인 건강만을 가져 다 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최초로 오른 8,000m인 
안나푸르나(8,091m) 초등에 참여한 리오넬 테레이는 '무상의 정복자'라는 저서에서 
등산은 '무상(無賞)의 행위'라고 하였다. 현대 산업사회에 만연된 경제논리, 보상의 논리 
속에서 인간의 끊임없이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지만, 한편으로 정신이 피폐해져가고 
있다. 이익이 없고 반대급부가 없는 행위는 무의미한 것으로 취급하고, 효율적인 것 
같지만 모순과 불합리로 가득한 경제. 사회 구조 속에서 순수한 인간성의 상실이 
심해지고 있다. 

등산은 그 행위의 특성상 많은 시간과 재화 그리고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러한 행위의 
결과로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일부 등산가는 생계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In-put 과 Out-put (투입과 산출)으로 저울질 한다면 매우 미련한 짓이며, 
비생산적인 행위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원래 비생산적인 
놀이에 관심이 많다. 그것을 우리는 취미활동이라고 한다. 

우리는 지금 복잡하게 얽힌 산업사회의 노예가 되어 과중한 일에 시달리고 있다. 
원래 인간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지금처럼 많은 시간을 일에 빼앗기지 안 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학자가 동물들이 살기위해 투자하는 노동의 시간을 연구해 보았더니, 
인간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자는 하루에 1시간정도만 사냥을 하고 남는 시간은 자유롭게 보내고, 
대부분의 다른 동물도 하루 중 몇 시간만 일을 하며 삶을 유지한다고 한다. 인간만이 
8시간이상(출퇴근시간과 가사노동시간을 합하면 더 늘어난다)의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먼 원시시대에는 지금처럼 많이 일을 하지 않았고, 동물들이 자연의 풍요 속에서 
유유자적 하며 살고 있듯이 인간도 자연의 풍요와 여유를 즐기며 유유자적하며 살았을 
것이다. 지금도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보다 전원생활이나 농사일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은 
시간적 여유를 가지는 것을 보아도 도시산업사회가 얼마나 심각하게 인간성을 상실하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일만 하며 살 수 없다. 여유시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각자 자신이 
원하는 놀이에 몰두하며 풍요로운 삶을 영위해야 할 것이다. 풍요로운 삶이 경제적인 
가치추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편협한 인생관일지 모른다. 많은 부를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안락한 삶을 원한다거나, 지위에 집착하여 일생을 그것만 쫓아다닌
다는 것은 불행한 삶일 것이다. 결국 부와 욕심은 세상에 남겨 놓고 자신은 땅에 묻히는 
것이며, 과도하게 이런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이나 자연을 
괴롭히게 된다. 

일주일동안 일만 하다가 주말이면 낮잠 자고 휴식하고, 그렇게 일생을 보낼 것인가? 
일 말고 자신이 순수한 열정으로 몰두할 수 있는 취미활동, 이것이 바로 무상의 행위인 
것이다. 각박한 생존경쟁의 틀에서 일탈하여 감성의 자유, 시간의 자유, 공간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기는 것이 진정한 삶의 풍요일 것이다. 

등산은 사람이 즐기는 무상의 행위 가운데, 제일 상급일 것이다. 우리의 고향인 자연속 
으로 가장 깊숙이 들어가 적응하며, 오묘한 변화를 즐긴다. 그 속에는 꿈이 있고, 준비가 
있고, 철학이 있고, 우정이 있고, 열정이 있고, 사색이 있고, 쾌감이 
있고, 좌절이 있고, 고통이 있고, 극복이 있고, 휴식이 있고, 회상이 있다. 우리가 
원하는 또 다른 순수한 인생이 있는 것이다. 


등산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산이 있어서 산을 오른다는 도사 같은 사람부터, 
재미있어서 오르는 사람도 있고, 운동 삼아서 산을 오르는 사람도 있다. 살을 빼기 
위해 이를 악물고 산을 오르기도 하고, 즐거워서 재미있게 노래를 부르며 오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생활 속의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을 유지 
하기 위한 방편으로 산을 오른다. 어떻게 등산을 해야 원하는 대로,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보자. 

첫째, 입을 다물고 등산을 해야 한다. 

평상시 입을 잘 다물고 있는 사람도 힘든 일을 하면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입이 
벌어지는 것은 단순한 하나의 생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속도를 늦추고 쉬라고 ‘육체’ 
가 나에게 보내는 신호인 것이다. 입이 벌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면, 속도를 늦추고 
쉬어서 호흡이 편안해지도록 해야 한다. 육체가 쉬라고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계속 over pace 하면 기가 심하게 손상된다. 

가장 대표적인 일 중의 하나가 바로 sex다. Sex를 할 때 입을 벌리고 하니까, 끝나고 
나서 지쳐서 뻗는 것이다. 방중술을 배우려고 애쓰지 말고, 우선 입을 다물고 한번 
해 보시길 권하는 바이다. 마찬가지로 헉헉대며 입을 벌리고 ‘기를 쓰며’ 등산을 
하면 안 된다. ‘기를 쓰며’ 등산을 하면, ‘기’가 소진 되어 ‘기진맥진’ 해지는 것이다. 
기진맥진 해져서 뻗는 것은 등산의 목적이 아니다. 입이 벌어지기 전에 먼저 숨이 
차며 가슴이 답답해진다.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면 속도를 늦추고 쉬면서 등산을 하여, 
입을 다물고 등산을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등산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도 입을 
다물고 하는 것이 몸에 맞추는 것이다. 

둘째, 발끝에 힘을 주어야 한다. 

등산을 하면 건강이 좋아지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발끝에 힘을 주는 것이다. 
의식 하지 않더라도 산을 오를 때는 저절로 발끝에 힘을 주게 된다. 신체의 가장 
밑 부분인 발끝에 힘을 줌으로서, 기혈의 순환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요즈음 발
마사지가 유행이지만 기껏해야 몇 십분 주무를 뿐이다. 
발끝에 힘을 주고 발가락으로 땅을 밀어주듯 걸으면, 사람이 아닌 땅이 내 발을 
마사지해 주는 셈이다. 등산을 하면 기본이 몇 시간이다. 사람이 아닌 대지가 내 
발을 몇 시간동안 마사지하게 하면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그러므로 대충 
걷지 말고 발끝에 힘을 주어 땅을 밀어주는 기분으로 걸어야 한다. 

특히 내려 갈 때에는 발끝을 뻗어 발가락부터 땅을 디뎌야 한다. 내려갈 때에 발뒤
꿈치 부터 디디면 충격이 머리까지 올라와, 뇌에 충격을 준다. 등산이 끝나고 피로한 
것도 뒷골에 과다한 충격이 가서이다. 걸을 때 ‘ 골’에 충격을 주게 걷는 것이 바로 
‘골 때리게’ 걷는 것이다. 발끝에 힘을 주면 충격이 흡수되어 머리가 편안하고 피로도 
훨씬 덜 하게 된다. 

셋째, 중심을 잘 잡고 등산을 해야 한다. 

길이 가파르고 요철이 심할수록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중심을 잡기 위해서 몸을 
움직이다 보면, 저절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아랫배에 힘을 주면 기혈의 
중심인 단전을 자극하게 되고, 단전의 기운이 순환하도록 펌프질을 하게 된다. 
기혈의 흐름이 활발해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신선도나 무술 영화를 보면 도사나 고수가 양 팔을 팔짱 끼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처럼 양 손을 호주머니에 넣거나 합장을 하면, 중심을 잡기가 한층 
힘들어지고 아랫배에 힘을 더 주게 된다. 위험한 곳에서 억지로 손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는 말되, 지긋이 아랫배에 힘을 주고 등산을 하면 기혈의 흐름이 
촉진되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등산은 즐겁게 해야 한다. 

등산은 남이 아닌 나 좋으라고 하는 것이다. 자기가 좋아서 내지는 자기 몸과 
마음이 좋아지라고 하는 것이 등산이다. 등산을 해서 건강이 나빠지고 기분이 
상한다면, 등산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하면 할수록 더 좋아져야 한다.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하면 
할수록 마음이 즐거워지고 기운이 나야 한다. 자기 좋은 것 하면서 헉헉대고 
괴로워한다면, 뭔가 이상한 게 아닌가? 등산을 하며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몸이 좋아진다고 생각을 하면 실제로 몸이 상쾌해진다. 웃으면서 느긋하게 산을 
올라야 한다. 자기 몸에 맞춰 적당한 높이를 적당한 시간에 하면 기를 살리는 
등산이 된다. 숨이 거칠어지지 않게 입을 다물고 등산을 하면, 평상시 1시간 
걸리던 곳도 2-3배의 시간이 걸린다. 

서두르지 말고 한발 한발 걸으면서 실제로 자신의 몸과 마음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자. 몸과 마음이 좋아진다면,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감돌 것이다. 무리하게 
억지로 등산을 하여 기를 소진하고 기진맥진해지지 말고, 몸에 맞춰 자기를 살리는 
등산을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질 것이다. 

기를 쓰며 산에 올라 기진맥진 하지 말고, 
기가 살아 기운차게 웃으면서 등산 하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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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바다 2004.07.12 15:07
    지리에는 분명 무엇인가 있습니다. 예...
    다른 산(특히 설악)에서는 피곤하고 뭔가 맞질 않아 아프기도 했는데
    정말 만신창이가 된 심신이 지리에 들었다 나오면
    신기하게도 가뿐함을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말씀 드려 볼까요?
    예를 들어 지리에서 그리 몸살날 정도로 산행을 해도
    그 다음날 드러누운 적이 한 번도 없었죠...
    오히려 펄펄 날았다고나 할까요...
    정말 그 무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리에는...
  • ?
    섬호정 2004.07.12 16:59
    등산과 산행, 산행이 더 산을 아끼고 친근함을 주는 말로 느낍니다.
    산행의 묘법을 , 영험적인 그 체험을 들으니 지리는 가히 인간을
    심신은 물론 번뇌까지도 치료해 내려보내는 종합치료사인것 같아요
    이리 좋은 지리산행의 체험에 눈뜬 장님같은 제 여생이 측은해집니다
    지리산행님들 축복받은 삶이십니다 기꺼이 누리소서...
  • ?
    happ 2004.07.12 19:10
    물 좋은 ...... ^^*
    네 어지간해선 입을 열지 않고 산행을 합니다.
    둘 숨에 한 발자국 날 숨에 한 발자국 일정한 보폭으로 오르면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습니다.

  • ?
    야생마 2004.07.12 21:32
    저도 한발한발 조금은 천천히 산행하는 편입니다..
    음..입을 다물고 느긋하게 웃으면서 해야겠군요..
    제 경우에도 감기기운이 있거나 뭔가 몸이 찌뿌둥할때
    지리산 다녀오면 바로 원기회복..기운펄펄..네..정말 맞습니다.
    문제는 이 기운이 너무 지나쳐서 가끔 많이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이럴땐 어찌해야 합니까!! 疊疊山中님!! 제게 가르침을..
    그리고 happ 님! 산에 잘 다녀오시고 재미난 얘기 많이 해주세요!!
  • ?
    疊疊山中 2004.07.13 13:42
    이럴땐 어찌해야 합니까!!
    이 때는 장작 패기가 제일 효율적입니다.
    옛날 부터 전해 내려오는 처방이지요.
    아주 통쾌 한 기분을 느낍니다.
    나도 많이 해 봤습니다.
  • ?
    sagesse 2004.07.13 14:57
    빰빠빠~~~~
    기다리고 기다리시던 右白虎 S 등장을 아뢰옵나이다.
    아니,,, 그런데 웬 장작패기가 나오는 것이온지요?
    세대를 무시하오면 아니되옵니다.
    팰 장작 찾기가 더 힘든 이때,, 시대에 딱 들어맞는 답이 정해져 있사옵니다.
    야생마님,,, 포터로 입문하시지요.
    언제나 답과 길은 멀리 있지 않사옵나이다.
  • ?
    야생마 2004.07.13 18:54
    ㅎㅎㅎㅎㅎ疊疊山中님께서 어떤 답을 주실지 궁금했었는데..
    장작패는걸 많이 해보셨다구요??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는 처방..ㅎㅎ
    그래서 그렇게 노래도 우렁차시고 감각도 초롱초롱 하시나 봅니다.
    제가 슬기난님 빡센 하루코스는 2박3일 정도 걸릴듯 한데 포터는 좀..
    물론 예쁜 공주님들의 배낭을 짊어진다면 해볼만도 하겠지만
    sagesse님 경우 하산해서 행여 보신탕이라도 한그릇 얻어먹으면
    더 힘들지 않을까요?? 보신탕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 ?
    오 해 봉 2004.07.13 19:30
    피아골에서 주능선오를때나 토끼봉 오를때는 숨을 코로마시며 한발
    입을벌려내쉬며 한발씩 해보세요,
    길들이기 나름이지만 가파른언덕 오를때 입을꼭다물고 오르기는 무지하게 힘들겁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위를쳐다보지안고 그냥 끝이나오겠지하고 올라간답니다.
  • ?
    인자요산 2004.07.13 22:46
    첩첩산중님 명강의 잘 들었습니다
    책한권 읽은만큼 좋은내용입니다.
  • ?
    솔메 2004.07.14 11:58
    즐겁고 유익하자고 가는 산행이니(지리산이면 더욱 더...)
    금과옥조로 삼아야 할 名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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