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오버랩...(4)

by 허허바다 posted Dec 04, 2004 Views 2772 Replie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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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주 단편적인 조각들만 기억납니다.
1979년 4월? 아마...
화개에서부터 걸어걸어
화창한 햇살에 취해 중간중간 양지 바른 곳에 앉아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마시고또마시고 하다 보니
에고고 하루가 꼴까닥
술에 절어 어쩔 수 없이 어느 민가에서 신세지고
(지금 신흥삼거리? 모르겠음 - 새암산방 주변이 그리운 이유)
그 다음날 집주인께서 일러 주신 대로
오르고 올라 넓은 세석(명칭은 나중에 안 것임)에서
텐트 치고 또 술에 담배에 빠져
그렇게 별 보고(그 별빛 잊을 수 없음) 하룻밤 자고 일어 났더니
아이고 차갑디 차거운 얼음 같은 봄비...
짙은 가스...
다 젖은 털실 조끼...
너무 추워...
서둘러 내려선 길고 긴 하산길...
(아마 거림일 것 같음. 어떤 수염 텁수룩한 아저씨가 일러 준 곳)  
축축해진 천근만근인 청바지...
흙과 나무잎에 만신창이가 된 프로스펙스 운동화...
새파랗게 변해 버린 친구의 입술...
밀려오는 두려움...
나타난 암자(?)에 무조건 밀고 들어가
그러고 이틀...
(창호지 문 열고 바라본 운무 자욱한 비 내리는 산골풍경... 아!)
비 그친 새벽 부엌엔 타 들어가는 장작...
불어오는 봄바람...
털거덕거리는 경운기 뒷수레에서 바라본 파릇파릇 봄들녘...
그리그리 만났던 첩첩산중 지리...
에구구... 사진이라도 남겨 놓을 걸...
히! 도체 기억이 가물가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