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은 오래된 기억 (악양고을)

by 쉴만한 물가 posted Jul 03, 2007 Views 4668 Replies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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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순박한 사람들은 자기네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하늘에 하나 둘 별들이 얼굴을 내어미는 저녁시간에

정다운 남녘 논밭에서 소근소근 보리싹들이 마실가는 소리가

바람결에 들려와서 귀가에 머물고

별빛에 미소짓는 매화꽃에서는

그에게 주어진 언어로는 표현할수없는

아름다운 내음새 홍수되어 온 구비구비에 가득한 시간에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세상에 한 사람뿐인 샬엘이라는 이름의 아내와

호수아와 아론이라는 아들들과 함께

그를 태어날때부터 메뚜기 잡고 산나물 뜯으며

자란 그를 가만히 지켜본 어머니의 품속같은 그곳을

마치 어린아이 마냥

막차도 휴식속으로 사라진 그 시골길을

서로의 손을 붙잡고 사슴마냥 산토끼마냥

그렇게 넷은 하나가되고 하나는 넷이되어

풀벌레의 노래와 합창하며 흘러가고 있었읍니다

점점 어두워진 하늘에서는 은가루 금가루가 뿌려지고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은빛 시냇물이 은하수를 만들때

우리는 그 새냇가에서 물장구를치며 고무신으로

통통배를 만들어서 우리의 사랑을, 우리들의 기쁨을

담아보냈습니다.

피곤한 몸을 안식에 내어준 산허리위에 형제봉이 있고

정다운 형제바위 위에 낮잠을 너무자서 저녁에 기지개를 켠 달님이

눈꼽을 떼면 산 허리 따라 달려 내려가 고소성을 만나고

한참을 동정호를 내려다본 눈길은 산기슭에 머물러

평사리를 지나서 토지에 잠기고, 얼룩배기 황소를 만나고

누구의 마음일까!~

옥빛일까! 비취빛일까! 푸른물 뚝뚝 떨어지는 가을하늘빛일까!

님을 향한 그리움에 눈시울이 촉촉한 감사함일까!

그렇게 맑고 순결한 섬진강은 흘러 그의 가슴에 휘돌고

강물따라 흘러가다 만나는 모래사장은 너무도 곱고 하얀 얼굴 때문에

백사장이라 불리우고, 그 위에 한 조각 구름이라도 머무는 날에는...

그는 마음에 간직하고 있읍니다.

강가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있어서 송림이라 불리우고

그의 아들들이 아주 어렸던 어느날 송림곁 물가에서 모래집 짓고

재첩조개잡고 뒤뚱 뒤뚱 달음질하던 그 날을

상당한 길을 마치 구름위를 노닐듯 걸어온 그들은

마침내 그의 옛집에 도착해서 약수로 먼지를 옷벗고

그렇게 그들은 푸른 학이 알을 품은것 같다는 청학골을

곁에 두고 취나물 내음이 가득한 옛집에서

은하수를 따라 흘러가는 별똥별을 헤아리며

그의 미소가 가을날 잘 익어서 벌어진 알밤송이 같다고 하시던

하늘나라에 계신 육신의 아버지를 마음에 새기며

크신 님이주신 안식에 잠겨봅니다.

^^ 그는 오래전에 매화꽃이 피어서 아름다운 그곳에서 소중함을 만들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