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산행기(열여섯번째)

by 우인 posted Jan 29, 2007 Views 4811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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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결혼 전 마지막 산행(16-5)
언제 : 1989. 10. 2 ~ 10. 3
누구랑 : 한아름산악회 황명군. 이경노. 이영훈
경비 : 8,000원
어떻게 : 혼자 08:25 통영출발 - 10:15진주 - 12:00 중산리 매표소 - 14:00 법계사(6키로) - 15:40 천왕봉(3키로) - 16:30 장터목(3키로) - 18:15세석산장(6키로)
내대에서 밤에 올라온 2명과 합류 1박
다음날 10:30 세석출발 - 12:00 거림골(8키로) - 14:10 진주 - 16:00 통영
!!!! : 혼자가는 지리산은 언제나 좋다.
세석산장에 도착, 먼저 와 있는 후배 영훈이가 차려주는 저녁은 너무 맛있었다.
1일날 세석산장에만 텐트가 약2,500동 이였단다.
예상인원이 만명이라나?
놀라워라~~~~~
어제보다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텐트 혹은 산장에서 1박을 한다.
텐트 속은 추울 것 같고, 산장 안은 많은 사람들로 공기도 탁하고, 시끄럽고, 비좁고,,,,,,
나는 VIP손님으로 불 땐 방에서 편안히 쉰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회장님과 경노씨가 왔다.
06:00 기상하여 촛대봉 일출을 보러 갔는데 조금 늦어서 아쉬웠다.
노고단 쪽 반야봉으로 운무가 멋있었다.
84년 6월에 간 삼심봉에 다시 가서, 지리산 종주능선을 한눈에 보고 싶었는데
시간 관계상 세석에서 가장 가까운 거림골로 빠졌다.
이영훈이는 아가씨 집에 간다고 싱걸벙걸.
셋이서 막 놀려먹었다.

6년만에 16번을 왔다.
이제 나는 결혼을 한다.
보내고 나면 습관처럼 생기는 허전함
무엇으로든 채워야 한다면, 나는 그 대상이 산이고 싶다.
이런 내 생각에 동의하고,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항상 그렇듯이 약간의 불안함과 가슴 뛰는 즐거움으로 출발한다.
인산인해라고 할 만큼 사람들이 많다.
젊은이들의 밝은 표정들을 보면서 - 6년 전에 나도 그랬을까?
지금의 나도 사람들에게 밝게 보일까?
6년 전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자신 있는 밝은 표정이다.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이 기쁨을 함께 하지 못한다는 미안함.
여태까지의 욕심(?)을 버리고
자학하는 습관이 아닌
기쁨의 산이고 싶다.
지금 내가 느끼는 마음의 안정과 평화가 좋다.
누나의 반찬 찬조는 너무 고맙다.

<삶의 목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生의 전 과정이 인생의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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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남편은 지금도 상선 승선중~입니다.
거리표시는 지금과 많이 다릅니다.
오해봉님과 해성님의 성원에 보답코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