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어느 한구석을 걸으며
문득 뒤돌아본 모습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쓸쓸하지만
그 속에 또다른 텅빈 아름다움이 보여지더군요~
그리고 하산하면서 마을어귀에 피어있던 구절초 하나~
새와 나무....류시화
여기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 서면
나무들은 움직임 없이 고요한데
어떤 나뭇가지 하나만 흔들린다
그것은 새가
그 위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별일 없이 살아가는 뭇사람들 속에서
오직 나만 홀로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날아와 앉았기 때문이다
새는 그 나뭇가지에 집을 짓고
나무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지만
나만 홀로 끝없이 흔들리는 것은
당신이 내 안에 집을 짓지 않은 까닭이다
그 아름다움 그리움 되어 밀려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