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레드락 파크의 '적색 크라운 스톤'

by 섬호정 posted Dec 0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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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의 '레드락' 산상공연장 < 입구의 적색 왕관 바위>

Red Crown Stone 은 내가 즐겨 부르며 명명해 둔 바위 이름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모양을 보고는 '크라운 스톤'이라고들 하겠지만...
내 눈에 낯 선 적색 바위들이 특이하게 보여서 <레드>라고 명명 했더니
듣는 현지인들도 좋아 한다.
덴버는 지형을 이룬 산들이 붉은 바위들이다.

레드 크라운 스톤(적색 왕관바위)는 레드 락 공원의 어느쪽에서
보아도 왕관 모양이다. 천연의 빚어짐이 아닌 인간의 솜씨인가 싶어
씁쓸 하지만 국립공원 입구를 장식하며  오는이 가는이에게 친근하고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귀족스런 바위이다.


산상 공연장은  山 한 면이 Denver 시가지를 향하여 편편한 경사를 이루었으며
그 경사진  한 면 전체를  이용하여 나무 판으로 좌석을 길게 만들었다. 1만명이
앉을 수 있도록, 바닥은 시멘트로  층계가 되어 있어 편하게 오르내린다.

입구의 아래쪽에는 공연 무대를 설치하였다.
미국내의 모든 연주자들이 이 무대에 서기를 갈망하는 곳으로
5월부터 10월 까지 공연 관람 예약은 1월 이전에 모두 마감이라 한다.
물론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 11월 부터 4월까지는 공연이 없다.
록키산의 기차여행도 5월에서 10 월 까지만 운행한다.

오래전에 국내에서 조선일보에 오른 음악연주 기사에서 미국 유학파 음악가가
우여곡절 끝에 10년 만에서야 바이올린 연주로 미국내의 10명의 기성연주자들
틈에 합류하여 이 곳 레드 락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감회를 술회한 기사를
본적이 있었다.

이름 난 대중 음악가들이 이 레드락 무대에 설 꿈을 안고 있으며 그들의 일생에서
그 무대에 서는 날은 더 없는 영광이라고들 한단다.
우리의 세종문화회관에 서는 기대 ! 그 이상인지도 모른다.
그로 인하여 자연속 야외 산상 공연장에서 고급 공연 관람을 위해 전 미국각지에서
비행기로 자동차로 찾아오는 관람객들로 인해, 산 아래에는 숙박시설과 레스토랑,
초등학교까지 아담하게 세워진 아름다운 산촌마을이다.

록키산의 웅장함, 신괴한 바위들을 잘 이용한 자연 예술문화공간임을 한 눈에도
알아 볼수 있다. 나에겐 너무나 흥미깊고 감회로움이 큰 곳이다.
3년의 햇수로 덴버 체류기간 동안에 그 관람의 혜택은 볼 수 없어 유감이었지만,
서울의 본각스님이 뉴욕 세미나 길 도중에 덴버 법련사를 잠시 들르시게 되어
주지인 무일스님과 동행을 하였었다.

2월 중순께 여서 고국엔 매화가 꽃잎을 터트리고 있을 지음, 덴버의 산상에서도
얼음이 녹아 졸졸~ 눈 녹은 물이 산 골짜기 바위 틈새로 흐르고 공연장 오르는 길
층계 곳곳의 눈얼음이 녹아 촉촉한 봄산에 풀들을 잠깨우고있었다.

바위 산 돌 틈에 고개 내민 쑥 한 잎을 쏘옥 뽑아 들었다.
쑥 ! 진정 너의 고향은 어디이냐!
누굴 따라 어느 바람에 실려와, 이곳 바위 돌 틈에서 외롭게 고개 내밀고 있느냐~
봄볕이라지만 산상의 찬 바람결에 가슴팍이 시럽던 차에 그 쑥 한 잎 꼬옥 껴안아
가슴에 대고 내 숨소리를 들려주던 일이 그리워진다.

눈에 서린 이슬을 누군가 보았을까만, 시조 한 수를 눈 속에 가슴속에 담아 안고
산 길을 내려왔다. 잠을 자도 그 광경은 늘 선 하게 떠 오른다.
그런 만남이 있어 다달이 집에서 40 여분 거리의 그 곳을 열심히 찾아들었다.
아들 며느리 손녀랑, 손주아기를 데리고, 김밥을 싸서 들고, 따근한 녹차를 담아서...

덴버생활에서 매월 이 곳을 한 번씩 찾는것이 유일한 기쁨이었다...
산상 야외공연장 끝에서 바라보는 덴버 시가지는 연노란 하늘색으로 부옇게 보인다.
서울의 도시 하늘은 진회색 가을하늘로 보였지만 록키산 아래의 파란 하늘에도
역시 도시의 하늘은 어느 곳이던 오염의 흔적이 보인다.

가현이와 개
우리 귀염둥이 손녀 제시카는 강아지, 개를 워낙 좋아해서
지나가는 개만 보아도 멍~ 하니 팔짱끼고 지켜보는 저 모습,
그림에도 강아지를. 제일 갖고 싶은게 강아지라는데~ 알쓰럽지만,
개를 집안에서 길러야 하는 불편이 있어 - 유학생 신분에 작은 집 실내에선
개를 기르는 것이 갓난 아기와 모두에게 좋지 않음을 설득하느라 늘 애를 쓰며 -
못 사주고 있다.


공연 관람장에서 <개 에게만 관심뿐인 가현이 팔장끼고 물끄러미...>


텅 빈 관중석 계단을 거니는 아가 현우와 엄마

[도명의 시조]

ㅡ레드락에서ㅡ
(Red Rocks Park)

나그네 반겨준다
적색의 크라운스톤

백 만년을 지켜온
우아한 기상이여

자욱한 덴버 하늘도
예 와서는 맑아진다.


잔설이 녹아 내린
층계 틈새  야생초

산울림 레드 락의 향연
일만 관중 어디 가고

오늘은 텅 빈 무대를
홀로 피어 지킨다.


-덴버의 유명한 야외 山 上 공연장,
볼더시 북서쪽 Red Rocks Park에서-

2003. 2 월. 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