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백무동코스를 다녀왔습니다.

by 우리산 posted Dec 28,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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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주신 코스를 깔끔하게 출력하여 읽고 또 읽고 등산당일 아침 손에 꼭 쥐고 올라갔었어요. 히히

23일 저녁에 도착하니 어둑어둑 차가운 밤 공기가 지리산을 실감나게 하더군요. 깨끗한 산장이 많아서 묵는데 그리 어렵지는않았지만 대부분의 숙소에 대부분의 방이 찼더라구요.

다음날 5시반에 기상하여 6시반에 관리사무소에서 출발을 하였습니다. 랜턴을 가지고 가지않아서 날이 좀 밝아지기 시작한 7시 20분경까지는 눈 동그랗게 뜨고 살얼음걷듯 조심조심 갔어요. 눈은 많이없는데 길이 굉장히 미끄러웠거든요. 하동바위쯤 부터는 눈도많고 날도 조금밝아져 아이젠을 하고 적극적으로 걸어갔습니다. 장터목에 10시 10분쯤 도착하여 간식을 먹고 촛대봉을 다음 휴식지로 잡고 출발했습니다. 날씨가 맑아 멀리있는 든든한 우리 산들을 많이 볼수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촛대봉에 오르니 세석까지는 금방이었어요. 세석에 12시 30분에 도착하여 맛있게 점심을 먹고(사실은 게걸스레. . .) 내려갈 길들을 점검해 봅니다. 그런데 세석에서 보니 종주하는 분들이 참 많았어요. 자기머리를 한참 넘는 무거운 짐을 메고 온몸을 무장한. . .웃긴건 차에 짐을 두고 가볍게 온 우리가 점심식단이 가장 부실했다는거. . . (라면) 저는 어깨 아파서 종주는 못할것 같다는생각도 잠시 했었습니다. 효효효

내려오는길은 제가 이제까지 가 본 산중 제일 힘들었다고 감히 말하고 싶어요. 눈이 많아서 발의 움직임이 둔해진것도 있지만 경사가 급하고 너덜길도 꽤 있어서 평소 내려오는 속도의 반도 안나는것 같았어요. 내려가는도중 올라오는 분들도 꽤 만났는데 과연 꾼들이 좋아할만 하겠구나 하는생각도 들었습니다. 지리산다운 풍광과 차분한 계곡길, 사람소리를 묻어버리는 물소리, 새소리, 드문 인적. . . 힘들었지만 가슴뻐근하게 좋았어요. 그 높은곳 어디서 물이 그렇게 많이많이 흘러내려오는지 마르지도 않고 말이에요. , , 돌멩이와 바위들은 참 조화롭게도 앉아있고 하얀눈은 또 어찌 그리 예쁘게 바위를 덮고 있는지. . .남친의 무릎통증호소와 저의 발아파타령은 바위와 나무와 눈과 계곡의 웅장하고 너른품에 묻혀버리고 그렇게 10시간만에(16시 30분) 장터목과 세석의 갈림길로 우리는 드.디.어 도착하였답니다.
"다음엔 꼭 종주하쟈아~ " 라는 가증스런 약속을 하면서 말이지요 ㅋㅋㅋ

김수훈님 - 촉박하게 올렸지만 치밀하게 내용준비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산이 좋아요. ^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