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천왕봉 일출 보고 왔습니다.

by 초보산행자 posted Nov 0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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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시나요? 10월 23일에 언니랑 둘이 천왕봉 가고 싶어 가는 방법을 물었었지요. 그런데 집에 일이 생겨서 그날 못가고 한 주 늦춰서 29일 밤에 출발했어요. 거림으로 가서 장터목 산장에서 자고 천왕봉 들러서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을 알려주셨지요. 그대로 했답니다.
진주가는 기차(밤 기차는 시끄럽고 자리도 불편해서 잠자기가 힘들더군요)타고 버스터미널 가서 거림가는 버스탔어요. 산에 가는 사람들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리말고 다른 한 팀외에는 볼 수가 없었어요. 그쪽도 여자 둘이라 산에 올라갈 때 엎치락 뒤치락하며 천천히 올라갔지요. 8시 30분에 걷기 시작해서 장터목에 도착하니 4시 30분이더라구요. 얼른 밥을 해먹고 새벽에 일찍 일어날 것을 생각해 빨리 잠을 청했는데 산장이 어찌나 덥던지 잠을 푹 잘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 해가 6시 45분에 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감안해 5시에 산에 오르기 시작했어요. 깜깜한 산을 작은 후레쉬 하나 들고 오르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잠시 쉬어 하늘을 바라보니 별이 어찌나 많던지 도시에선 보기 힘든 광경이었지요. 천왕봉 오르는 막바지에 길이 좁고 사랍들이 많이 몰려 지체없이 올라가야 했을 때 좀 힘에 벅찼어요. 그래도 막상 산 정상에 오르니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 들더군요.
날이 맑아 일출을 볼 수 있었어요. 해가 그렇게 빨리 뜨는 줄 몰랐어요. 1분도 채 안되서 제 모습을 보이더군요. 어쨌든 보기 힘들다는 일출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기뻤어요.
중산리로 내려오는 길은 좀 힘들었어요. 계속 내리막 길이라 다리가 후들거리더라구요. 10시 쯤 로터리 산장(여긴 물이 조금 나오다가 11시가 넘으니 물이 끊겼어요)에 도착해 남은 라면 하나 끓여먹고 거기서 중산리까지 내려오는데 3시간 걸렸어요.
전체적으로 너무 좋은 산행이었어요. 걷는 건 좀 힘들었지만 날이 좋아 감사하고 감동하며 산행을 즐겁게 끝냈어요. 추울까봐 걱정했는데 천왕봉 올라갈 때를 제외하곤 등산복 하나 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언니가 수훈님께 길 조언해 주신것에 대해 고맙다고 전해달라시네요. 저두 마찬가지구요. 앞으로 살면서 또 가게 될 지는 미지수지만 저희들에겐 좋은 경험이었어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