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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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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입주해 있는 '두레네집'에 들르러 왔습니다.
길가는 것이 늘 그러하듯이 그렇게 들렀다가 넘 오래 머물다 갑니다.
머물며 받은 사랑, 기운이 감사해서 지난 8월 9일, 10일에 썼던 산행기를 함께 올려봅니다.

지리산이 좋아 이름을 깊은산이라 지었고, 지리산처럼 맑음과 넓음과 넉넉함으로 세상과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쫓겨난 이들을 품어 안아 새살 돋게 하고 부활하게 하는 참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목사입니다.

'영성수련'을 하는 목사가 쓴 글이라고 보셔야 읽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참 다양한 만남과 알음다운 분위기가 있어 더 좋습니다.

대학 시절 태백산맥을 읽으며 지리산을 그렸고, 93년 군대 다녀온 후 삶의 아픔과 상처를 딛기 위해 지리산을 택했습니다.
다시 읽은 태백산맥은 내게 이전과 또 다른 삶을 보여주었고, 오르고 오른 지리산은 나를 사람되게 해 주었지요.
처음 오른 지리산은 이념과 이데올로기, 역사를 안고 그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 올랐었습니다.
그 산에 오를수록 산은 역사와 이념을 넘어 사람을 보여주었고, '나'를 보여주었고, '하늘'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제 지리산은 마음의 고향입니다.


1. 백무동에서 만나는 하늘



드뎌 꿈에도 그리던 지리산에 다시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올라오는 길 어디쯤 피씨방입니다.
산의 그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풀어놓아야겠다는 설레임으로 홈페이지를 마주합니다.
백무동 - 장터목 산장 - 세석평전 - 벽소령 산장 - 연하천 산장 - 토끼봉 - 뱀사골 산장 - 반선으로 1뱍 2일에 준 종주를 하였습니다.

율곡 선생님이 금강산에 가시면서 그렇셨다지요.
"나는 지금 금강산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있는 금강산을 보러 간다."
늘 지리산과 함께 있음을 수련하면도 또 지리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무엇일까요?
지리산에만 하늘이 있는 것이 아닌데, 왜 자꾸 산에 가려는 것일까요?
지리산이 그러운 것은 지리산에만 하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서 있는 이 땅이 척박하고 황량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저 그립지요.
사랑이 그리운 것처럼....

일에 매여 있을 때는 일 핑계로,
또 일을 그만두고는 또 다른 백수의 분주함으로 그 동안 나를 나되게 해주었던 지리산을 오르지 못했었습니다.
지난 어제, 그제 이틀 동안 오랜 벗을 만나는 그 마음으로 지리산을 찾았었습니다.
아내가 122기 깨어나기(하비람 영성수련회)에 들어간 새를 못참아 홀로 지리산에 올랐지요.
이번에도 넉넉히 시간을 내지 못하여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잡았습니다.
산에서 몇 밤이고 자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이번에도 그렇지 못했지요.
하지만 홀로 산에 오른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지리산을 알고 함께 한지 강산이 변할 만큼의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혼자 산에 오른적이 없었지요.
늘 함께하고 싶은 이들과 올랐던 산이고, 결혼하고는 아내와 함께했던 지리산이었습니다.
이제 홀로 오른다고 생각하니 많이 설레었지요.
그렇게 해서 보고 듣는 산의 이야기가 그리웠습니다.
함께도 좋지만, 역시 홀로 산에 오르는 맛은 또 다른 맛이었습니다.
방해 받지 않고 홀로 깊이 들어가 산과 만나고, 나와 만나며, 충분히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8일 목요일 새벽 1시에 지리산 백무동에 도착했습니다.
많이 피곤했지만, 잠이 잘 오지 않더군요.
무슨 이유에서일까??? .............
백무동 주차장에 차를 새우고, 차에서 전투복(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잠을 청했습니다.
함께 하는 이들이 있었으면 민박을 잡았을텐데 혼자니 차에서 잠을 청하게 되더군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한참 뒤척이다 허리가 아파서 눈을 뜨니 산의 그림자와 환한 새벽하늘이 눈 앞에 있었습니다.
지리산이었습니다. 헤~~~

시간은 6시 30분, 서둘러 베낭을 챙겨 산에 올랐습니다.
백무동 야영장에서 아침을 해서 먹고 점심으로 먹을 밥을 싸서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7시 30분이었습니다.
백무동은 열손가락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참 많이 오른 계곡인데도 늘 새롭고, 늘 제 안에 고향같은 곳입니다.
백무동으로 지리산을 오르면 너무 편하고, 너무 자유로운 산행이 됩니다.
이미 눈을 감아도 환한 그곳입니다.
날씨는 아직 흐릿했고, 백무동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얀 안개가 가득한 아침이었습니다.
그 안개를 헤치고 축축한 등산로를 내려다 보며 올랐는데, 산에 있다는 감격이 새록새록했습니다.
그것도 홀로.........

하동바위까지 쉬지 않고 오르니 1시간이었습니다.
하동바위를 목표로 나의 그 무엇과 싸우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올랐습니다.
이제껏 백무동에 오르면서 중간에서 많이 쉬었었는데, 이번에는 하동바위까지는 쉬지 않고도 충분하다는 만남이 있었습니다.
하동바위에서 쉬면서 흐르는 땀을 닦고, 찬 계곡물에 세수하고 손을 담그었죠.
모든 것이 감사였습니다.

다시 베낭을 어께에 메고 힘을 내어 당당하게 오르니 어느새 참샘이었습니다.
하동바위를 출발한지 30분만이었습니다.
참샘에서는 베낭을 내려놓지 않고 계속 깔닥고개(?)를 올랐습니다.
여기부터가 고비죠.
지리산을 만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저에게 있어 지리산 백무동은 깔닥고개를 넘어서면서 열리는 하늘입니다.
깔닥고개에 오르면서 힘들어 헉헉하는 저를 보았고, 또 무엇 때문에 이런 길을 걷는지 묻는 저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얀 물안개로 어두운 시야 사이로 순간 순간 열리는 하늘이 있습니다.
아하, 그렇게 열리는 하늘을 보는 순간 의심과 불안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새 힘이 솟고, 새 살이 돋습니다.
이렇게 사는 거죠.
우리 인생이 의미 없이, 목적 없이, 의심과 회의 속에 살다가 순간에 열리는 하늘이 있어서 사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주기도문에 있는 '일용할 양식'이 그것이 아닐까요?
순간에 열리는 하늘, 그 감격과 감동, 이런 깨어남이 없이 어떻게 인생을 살까요?
놀라움과 감동, 감격에 젖어서 사는 행복한 삶은 그런 것이었습니다.
하늘이 주는 선물입니다.

깔닥고개에서 열리는 하늘은 지리산에 오르는 저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기부터 망바위까지.....
제가 지리산, 그것도 백무동에서 제일로 좋아하는 길입니다.
그 때부터 산이 저를 감싸 안아 주고, 포근하게 맞아주고, 반겨주는 그 느낌에 충일하게 됩니다.
지리산은 어머니의 품과 같이 아늑한 산입니다.
산에 오르기 시작한지 두 시간여....
힘들고 어려운 사투를 말끔히 녹여주는 그 무엇, 참샘 지나 깔닥고개를 오르면서 만나는 그 황홀한 길이 있음으로 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망바위는 그 중에서도 백미입니다.
망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지리산 계곡을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요?
이번에도 그곳에 이르러 더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멈추어 버렸습니다.
안개에 갇혀서 산은 그 자태를 보여주지 않았지만, 계속 머물러 숨을 깊이 했습니다.
한참 앉아 있노라니 드디어 파란 하늘이 군데, 군데.
안개가 걷혀가는 망바위 계곡은 그야말로 신비함 그자체입니다.
멀리 장터목산장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제석봉, 천왕봉이 보이고, 이제부터 가야할 길인 세석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과 그 웅장하고, 반면에 또 아기자기한 산세가 환하게 열렸습니다.
그것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저 멈추어 머물러 있었습니다.

산에 오른지 두 시간만에 맛보는 감격이었죠.
이것이 지리산에 오르는 맛, 산이 안겨 주는 첫 선물이었습니다.
순간에 이렇게 열리는 하늘이 있으니 내가 삽니다.
잠시 신선이 되었습니다.

다시 베낭을 어께에 매고 오르니 너무 오래 쉬어서 인지 산에 오르기가 쉽지 않더군요.
1시간여의 사투끝에 장터목에 올랐습니다.
그러면서 한 생각,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
그렇게 머물러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우리에게는 가야할 길이 있고, 해야할 일이 있다.
머물러 있음의 좋음은 두말할 필요있으랴....
그런데 또 가야할 길과 사명이 있는데, 그 걸음을 늦추는 인생은 게으른 인생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가야할 길이 있어 또 걸음을 옮기니 장터목 산장이 어여쁘게 단장한 자태를 보여 주었습니다.

2. 벽소령에서 드린 기도


홀로 오르는 산행은 늘 꿈꾸어 오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곁에 사람이 많아 산에 오르더라도 늘 사람들과 함께 였습니다.
그래도 여름이나 가을보다는 겨울과 봄 산을 좋아했던 까닭은 그 때 산에 사람이 없이 산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겨울산의 신비로움은 늘 가슴에 한켠에 비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 겨울산을 닮아 홀로 침묵 속에 걷고, 걷다가 쉬고, 때가 되면 밥 해먹고, 잠잘 때 자고, 날이 새면 일찍 일어나 또 베낭을 훌쩍 메고 길을 떠나는, 그렇게 산과만 함께 있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산행은 이틀동안 철저히 혼자만 있어본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돌볼 사람도 없었고, 나를 돌볼 그 누구도 없었습니다.
산에는 그저 나만이 있을 뿐입니다.
만나는 이들도 그저 반갑게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그렇게 인사하지 더 묻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산에서 만나는 만남과 인사는 늘 그렇습니다.
따뜻한 눈웃음으로 모든 것이 통하는 그것이 산에 있습니다.
그래서 산에 함께 오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말한마디 하지 않고, 그저 걷기만 하는데도 사람의 전체가 보이고, 분위기가 보이고, 느낌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산에서는 모든 것이 정직해 지는 것 같습니다.
산에서 우리는 모두가 '나'가 됩니다.
그런 세계에 사랑이 움트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한 30km정도를 걸었는데, 거의 잠도 자지 않고, 먹지도 않고 걸었습니다.
혼자니 밥을 해 먹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리 입에 밥이 당기도 않더군요.
잠도 잘 오지 않아 복잡한 산장을 떠나 홀로 많이 있어 보았습니다.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고, 베낭도 내려 놓고, 산장 근처 조용한 산 속 바위에 올라 앉아 해 지는 것 보고, 별 뜨는 것 보고 있노라니 기도가 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이틀 동안 몸이 많이 망가진 것을 느끼지만 내 안에 충족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아마도 입맛을 잃은 것이 백무동 오르는 길 망바위에서부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아침에 한 설은 밥과 라면으로 장터목에서 점심을 하고는, 손짓하는 천왕봉을 뒤로하고 세석가는 길로 올랐습니다.
장터목에서 세석 가는 길은 지리산의 절경 중의 절경입니다.
그 자태와 품새는 고즈넉한 '신의 정원'과도 같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장터목에서 세석 가는 것과 세석에서 장터목 오는 것은 또 다릅니다.
그것도 아침과 점심과 저녁, 햇살이 비취이는 방향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고, 봄 여름 가을과 겨울, 날씨에 따라 다르니 실로 기묘하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알음다운 길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어느새 촛대봉, 세석 평전이었습니다.
이런.....
2시간을 생각하고 걸었는데, 1시간 만에 그 길을 오고 말았습니다.
함께하는 길과 혼자의 길이 또 이런 차이가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돌아갈 수도 없고, 너무 아쉬워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그렇게 만나고 싶어한 길인데......

지금 세석과 지리산 고지대 능선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만발해 있습니다.
해마다 8월 말과 9월 초가 전성이라고 합니다.
온통 세석평전을 뒤덮은 노랗고 하얗고 파란 꽃들의 물결은 이전에 미쳐 보지 못하였던 환상이었습니다.
사실 또 이렇게 홀로 여유있게 걸어본적이 얼마 없었습니다.
늘 사람들 챙기고, 이야기하고, 이런 저련 상념 안에 갇혀 있던 적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 왠 메뚜기와 잠자리는 그리 많은지, 특히 지리산에 메뚜기가 많은 것은 이번에 또 처음 알았습니다.
신의 정원과 같은 습기 먹은 축축한 길, 신비로운 물안개에 휩싸인 아늑한 능선의 숲길을 걷는 맛이 참 지리산 종주의 맛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좋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비를 맞아 걷기가 어렵지만, 또 변화무쌍한 날씨가 만들어 내는 장쾌함과 만나게 됩니다.
비오는 날에는 구름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눈 앞에 큰 폭포수가 되어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구름물결을 보면서 나오는 탄성, 발 아래 끝없이 펼쳐진 운해는 비오는 날의 선물입니다.
또 비가 오지 않으면 오지 않는대로 좋습니다.
바람이 상쾌하고, 또 사방이 펑뚫린 시야로 산의 전부와 만날 수 있으니 종주하기에 참 좋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장터목에서 12시에 출발했는데, 세석 평전이 바라보이는 촛대봉에 1시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한 30분 바위 위에 앉아서 세석을 내려다 보고, 또 천왕봉을 바라다 보았습니다.
세석은 언제 보아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잔뜩 품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세석에 앉아 있으려니 아내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 세석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세석이 많이 살아났습니다.
얼마전까지 만해도 많이 황폐했었는데, 이제는 많이 생기가 도는 것을 보면서 참 반가왔습니다.

물을 떠갈까 어떨까 생각하다가 종주해 오는 분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선비샘에 물이 나오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선비샘은 예전에는 좋은 야영 및 취사 장소였는데, 국립공원에서 야영이 금지되면서 샘까지 막아 놓은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선비샘 믿고 길 떠났다가는 여름에 낭패를 보기 쉽상입니다.
다행히도 선비샘에 물이 콸콸 나오는다 말을 듣고, 세석 산장으로 내려서지 않고 바로 능선에 올랐습니다.

세석에서 선비샘까지는 두시간 정도의 거리입니다.
좋은 컨디션에서 걸으면 길이 참 예쁘고 세상에 둘도 없는 산책로와 같은 길입니다.
곳곳에서 사방이 트인 바위들이 있고, 그곳에 올라서노라면 지리산이 가슴으로 다 들어오는 것과 같은 환희가 있지요.
선비샘이 내게 특별한 것은 또 한가지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겨울에 지리산 종주를 나섰다가 연하천에서 길릉 떠났는데, 선비샘에서 날이 어두워지지 않았겠습니까?
그 때는 벽소령에 산장이 없을적이었습니다.
몸에 장애가 있는 친구와 처음 산행인 여자 후배가 있어서 속도롤 맞추지 못한 것이지요.
꼼짝없는 조난 감이었는데, 텐트를 들고 야영하러 올라온 분들을 만나 구사일생으로 살았던 추억아닌 추억이 서린 선비샘입니다.
눈을 퍼서 녹여 밥을 해먹고, 눈위에 웅크리고 지새운 별빛 환했던 그 밤이 그립습니다.

선비샘의 그 시원한 물줄기를 생각하며 걸어간 두 시간은 금방이었는데, 곳곳에 난코스들이 있어서 좀더 여유로운 마음이 필요한 길입니다.
3시 30분쯤에 선비샘에 도착해서 또 긴휴식을 취했습니다.
선비샘은 나무와 바위로 양지녁에 둘러싸인 명당자리 같은 곳입니다.
하늘이 보이고, 나무가 보이고, 바위가 보이고, 물이 보이는 참 아늑한 곳입니다.
바위에 등을 기대고, 파한 하늘을 바라보며 앉아있자니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선비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한참을 쉬고, 그날 밤에 쉬기로 예정한 벽소령을 향했습니다.
선비샘에서 벽소령까지는 한시간 거리입니다.
길도 여유롭고, 단순하고, 아주 편안한 길입니다.
4시에 출발해서 5시 전에 벽소령에 도착하였습니다.  

5시에 벽소령에 도착했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 산장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주위를 돌아보았습니다.
입맛이 당기지 않아 밥을해 먹기도 싫었고, 컵라면 하나 끓여 먹고는 일찌감치 베낭을 챙겨 세워두었습니다.
산에서 베낭 챙기는 맛은 일품입니다.
산더미와 같은 베낭이지만, 든든히 채워놓으면 언제라도 훌쩍 지고 떠날 수 있는 그 무엇입니다.
베낭에는 길떠남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 베낭을 채워놓고 돗자리를 들고 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인적이 없는 곳에 홀로 앉아 있어 보았습니다.
가부좌를 하고 명상에 들었다가, 호흡을 알아차리면서 예수기도를 드리고, 또 주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로 벽소령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옵소서.
이렇게 거룩한 당신의 이름을 알게 하시고, 거룩한 이름대로의 삶을 꿈꾸고 살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당신이 거룩하니 당신으로부터 나온 저 또한 거룩합니다.
당신의 뜻이 여기에 이렇게 이루어진 것과 같이 이제 이곳에서도 함께 이루어져 나가게 하시고, 그 일에 제가 쓰임받아 중심에 서게 하소서.
그것이 저의 일이며, 그것이 이곳에 보내신 저를 향한 당신의 뜻입니다.
오늘 그 사명을 이루는 삶 속에서 당신의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
하루를 영생으로 사는 삶의 비밀은 당신의 일용할 양식에 있습니다.
내게 늘 감격과 감동과 감사와 충만 속에 거하는 당신의 양식을 채워 주사 늘 깨어 있는 삶, 여기에 있는 나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그 삶을 살게 하옵소서.
당신을 떠나는 죄를 짓지 않게 하시고, 내가 여기에 있음으로 모든 얽매인 것에서 자유로운 것과 같이 이제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유의 삶, 정죄함이 없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옵소서.
염려와 근심과 걱정에 매여서 나에게 임하는 복된 소식, 기쁨의 삶에서 멀어지지 않게 하시고, 백배, 천배의 열매를 맺는 좋은 땅이 되게 하옵소서.
세상 살아가는 동안 재앙과 고난이 내게 덕이 되는줄로 아오나, 그런 재앙과 고난이 임하기 전에 먼저 나를 깨달아 재앙과 고난 없이도 늘 아버지의 품 안에 있는 깨어있는 삶을 살기 원하옵나니 도와 주시옵소서.
이 땅의 모든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로부터 와서 또한 아버지께로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그렇게 홀로 있어본 적이 참 없었습니다.
10시에 취침을 했으니 산 속에서 거의 4시간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홀로 있었습니다.
벽소령에서 노을을 보았는데, 정말 환상이었습니다.
일품입니다.
능선에서 해지는 서쪽하늘과 서북쪽을 바라보노라니 천상에 와 있는듯한 느낌, 아무 근심과 걱정이 일시에 사라지는 그 세계가 있었습니다.
세워논 말뚝에 기대어 1시간 동안 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수련을 했습니다.


"그것이 화가 날 일입니까?"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 물음들이 자연히 우러나오면서 물음에 깊이 들어갔는데, 정말 물음을 따라 들어가니 모든 것이 열려지는 것을 다시 한번 경험하였습니다.
그 시간 살림마을에서는 아담장이 열리고 있을 시간이고, 황홀한 경축수련이 시작될 시간이었지요.
묻고 또 물었습니다.
묻고 물을수록 명료해지는 그 무엇,
벽소령에서의 물음을 통해 저는 또 하나의 수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것도 깨어나기를 하는 것과 같은 수련입니다.
자기 홀로 하는 수련 중에서 산에 오르는 것보다 나은 수련은 아마 없을 성 싶습니다.
일부러 분위기를 잡을 필요도 없고, 신경을 쓸 것도 없습니다.
산이 자연스레 전해 주는 그 무엇을 따라 나의 마음의 날씨를 살피고, 나와 코이노니아를 하고, 또 화를 내고 풀고, 물음에 스스로 깊이 들어가니 그 무엇이 부족하겠습니까?

구름이 넘나드는 벽소령에서의 하루는 홀로 있음으로 가는 그 세계와 만나는 깊은 기도의 시간이었습니다.

아, 숨채이오.


3. 뱀사골 계곡에서의 만남 그리고 헤어짐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떠남이 있습니다.
너무나 기다리던 만남이었지만, 지리산에서도 또 다시 떠남이 있어야 했습니다.
길 떠남...
잘 떠나는 것이 행복이며, 삶의 지혜임을 다시 보게 됩니다.
참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서, 사랑에게, 또 나에게서, 내가 만들어 놓은 그 나에게.....
베드로가 변화산에서 예수님께 초막을 짓고 여기에 머물겠다고 하지요.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예수살기의 경험에서 떠나고 싶은 깊은 충동을 느꼈을 때 참 행복했다고 고백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여기에 머물고 싶었는데, 이제는 이곳으로 떠나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나의 수련은, 나의 삶은 이곳에서의 삶이었습니다.
결국 여기에서 이곳으로의 여행, 이것이 오늘 우리의 삶이니 말입니다.
예수님의 사랑도, 바울의 사랑도 여기에서 이곳으로의 떠남이었지요.
산을 향하는 것도 그 연습인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떠나지 못함, 내 일상을 떠나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릴 것 같은 두려움, 산을 오르는 고통에 대한 두려움 그런 것에서 떠나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훌훌털고 떠나보면 달라지는 세계가 있습니다.
요즘 유학을 준비하면서도 그런 나를 많이 느낍니다.
두려움에 갇혀 있습니다.
많이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떠남에 대해서, 여기에 안주하고 싶은 그런 마음들을 많이 봅니다.
그러나, 떠나야 삽니다.
때가 되면 떠나야 합니다.

이번 지리산행의 묘미 가운데 하나가 내가 머물고 싶을 때 머물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다가 뿌옇게 밝아오는 창가를 보고 그냥 일어났습니다.
일어나 베낭을 든든히 싸고 머리띠를 질끈 동여매고 일어나 나왔습니다.
보통은 일어나 코펠과 버너를 챙기고 쌀씻어 밥하느라 분주했을텐데, 훌훌 털고 베낭을 짊어지고 길을 떠났습니다.
새벽 5시 30분이었습니다.
전날 저녁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많이 허기지고 힘들 것을 예상하면서도 그냥 떠났습니다.
벽소령에서 연하천까지는 2시간여의 거리, 계획대로라면 7시 30분이면 도착할 것이고, 그 때 밥을 지어 먹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신비로운 기운의 새벽 안개 속을 헤치고 훌훌 떠나는 걸음이 얼마나 장쾌하고 신났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가다보니 지치기는 많이 지치더군요.
서늘한 새벽 공기 속에서도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면서 몸에 기운이 많이 딸림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마음과 정신은 드높아 벽소령에서 연하천 가는 예쁘고 알음다운 길을 걸었습니다.
벽소령에서 연하천까지는 북쪽으로 능선이 많이 나 있어서 길이 또한 색다릅니다.
길의 기운이 다르다고 할까요?
축축한 산내음과 키낮은 산대나무가 무성한 그 길들을 걸으면서 어제 되내었던 기도를 다시 드리며 걸었습니다.

일찍 길을 나서서인지 인적이 없는 길이 더 차분하고 편안했습니다.
하지만, 가는 걸음이 늦어져서인지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니 8시가 넘었습니다.
연하천에도 밤새 많은 이들이 묵었던 자취가 역력했습니다.
물많은 연하천, 오랜만에 얼굴씻고, 물을 마음껏 마시고 의자에 앉아서 사람들 밥먹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천천히 밥을 지어 배부르게 먹고 나니 9시가 다 되었습니다.
연하천 산장의 은은한 분위기는 늘 안개에 싸여있는 신비로운 기운이 감도는듯 합니다.
하염없이 그 기운에 머물러 있다가 9시에 일어나 또 길을 떠났습니다.

연하천을 나서면서 그저 걷고 있는데, 생각지도 않게 문득 낯이 익은 곳을 만났습니다.
여기가 어디인가?
이정표도 없고, 무슨 안내문도 없는데, 어디지?
아하.....
총각샘이었습니다.
지리산에서 제일 물맛이 좋은 그 총각샘입니다.
이정표가 없어져 아는 사람만이 들르는 곳입니다.
연하천에서 뱀사골 가는 길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총각샘 생각을 못하고 물을 가득 떠왔네요.
지리산 다녀온 그 어느 여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갈증에 시달리면서 무엇인가 마시면 갈증이 싹 가실 것 같은데 영 생각이 나지를 않는 겁니다.
뭘 마시고 싶지?
그 때 아하!
총각샘의 그 얼음같은 물이었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서늘하게 하고 툭 터지게 시원하게 해주는 그 물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왜 총각샘인지 모르겠습니다.
물 나오는 모양으로 봐서는 처녀샘인듯한데....^^
아하, 물 나오는 모양이 처녀들의 그 모양이니, 총각샘이네요.
이제야 알았습니다. 헤~~~

총각샘 물로 물통을 가득채우고, 아침도 든든히 먹었겠다.
힘있는 걸음으로 나는듯이 길을 달려 화개재 뱀사골 산장이 내려다 보이는 토끼봉에 이르니 10시 30분이었습니다.
1시간 30분이 걸렸지요.
쉬운 길은 아닌데, 편안하게 왔습니다.
토끼봉에는 키작은 철쭉군락이 우거져 있습니다.
건너편으로는 여인네 젖가슴을 닮아 그 봉우리가 봉긋한 반야봉이 우뚝 서 있는데, 안개에 싸여서 한참이나 앉아 있었는데 그 자태를 드러내 주지를 않았습니다.
반야봉은 화개재에서 노고단 가는 길, 노루목에서 오를 수 있는 곳인데, 저는 아직 오르지 못했습니다.
다녀온 이들의 말로는 그 신비스러운 자태가 오르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기운, 그 무엇이 있다고 합니다.
여유있는 걸음으로 꼭 한번 오르고 싶습니다.
반야봉은 달맞이 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기운이 가득한 봉우리이지요.
어느 해 봄에 종주를 하면서 토끼봉에 이르니 서쪽으로는 해가 지고, 동쪽에서는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의 토끼봉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또, 어느 해 겨울 뱀사골 화개재에서 헉헉대는 걸음으로 토끼봉을 오르다가 문득 눈을 들어 앞을 보는 순간 얼어버린듯이 멈춘 기억이 있습니다.
더는 못 걷겠는 겁니다.
세상에.............
파라다 못해 검은 하늘과 낮은 철쭉에 가득히 덮힌 흰눈이 어울린 그 조화는 산을 찾은 사람을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었습니다.
세상이 온통 하얀과 검푸른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토끼봉이라 정이 더 가는 곳이죠.
토끼봉만 오면 어디서 오든 지리산은 거의 다 만났다 하겠습니다.
토끼봉에 앉아 쉬려니 남학생 둘과 함께 온 여학생 하나가 저기 구석에서 나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훌쩍 훌쩍 울고 있었습니다.
산에서 체면이나 챙피한 것은 이미 다 털어 버린지 오래지요.
산이 그렇게 만들어 줍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런 힘듬을 넘어서는 젊음이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더군요.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화개재를 내려서서 뱀사골 산장에 이르니 11시였습니다.
이제 또 지리산을 내려서야 합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습니다.
내친 김에 노고단까지 달리고 싶었고, 또 그 길이 더 빠를 수가 있는데, 차가 백무동에 있고, 또 안해 깊은물이 122기 수련도중 다쳤다는 소식에 조금이라도 빨리 살림마을로 달려가고 싶어서 뱀사골로 내려서기로 했습니다.
산장에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 내려갈 양 길을 물으니 3시간이면 내려간다고 합니다.
배도 고프지 않고, 3시간이면 2시 30분 전에 내려간다는 생각에 내쳐 걸음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웅장한 뱀사골 계곡을 다 내려서니 2시였습니다.
돌아보니 2시간 30분만에 뱀사골 계곡을 내려왔네요.

뱀사골 계곡은 지리산에서도 물많고 화려하기로 이름난 계곡입니다.
뱀사골에 이르면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을 뒷산처럼 넘나들다 어느해 여름 그의 분신과 같은 뱀사골 계곡에서 운명을 달리한 시인 고정희의 싯귀가 떠오릅니다.

아무리 우리 사는 세상이 어둡고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우리가 하루를 마감하는 밤하늘에는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이 별빛처럼 아름답게 떠 있고, 날이 밝으면 우리가 다시 걸어가야 할 길들이 가지런히 뻗어 있습니다.  
우리는 저 길에 등을 돌릴 수도, 등을 돌려서도 안 되며 우리가 그리워하는 이름들에 대한  사랑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뱀사골 계곡, 그 이름에 걸맞게 내려 꽂히는 물의 흐름과 장쾌한 폭포, 얼음같이 차갑고, 맑은 물은 가슴까지도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내려서는 길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오랜만에 걷는 뱀사골이 발에 영 익숙치가 않았습니다.
온통 돌길이라서 걷기가 참 힘이 들었을뿐더러 조금은 무리한 산행으로 인한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참 어려운 시간이었습니다.
그 내려오는 2시간 30분은 참 악몽과 같은 기억으로 떠오릅니다.
이를 악물고, 신음과 식은땀에 젖어서 내려왔습니다.
새등산화를 신어서인지 줄곧 내려오는 길에 발이 쏠려서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발에 오는 통증이 견디기 힘들어 지는 겁니다.
5분 걸으면 신음에 겨워서 주저 앉고 싶어지는 발걸음을 옮기면서 다시 만남과 떠남을 생각했지요.
산을 떠나기 싫은 엄살인가?
산에서 만난 그것들을 이제 산에 다 내려놓고 가라는 말씀인가?
옮기기 힘든 걸음, 주저 앉고 싶은 길이지만, 그러나 가야할 길이기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저 앉게 되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그 어디로 옮겨질 수도 없는 걸음입니다.
그런 걸음을 걸으면서 지금 나의 처지를 보았습니다.
혹시 가야할 길 멈추고, 고통과 통증에 엄살을 부리면서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닌지?
만남이 있으면 떠남이 있습니다.
그것이 이 땅에서의 삶입니다.
그것을 외면하고는 제대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발검을 떼기조차 힘들어하는 나를 보면서, 여기서 주저 앉으면 어쩌나 염려하는 나를 보면서, 그렇게 보는 나를 또 보면서 이제 산을 내려가서 새로이 시작할 나의 살을 생각했습니다.

어찌하였든 한 걸음 한 걸음을 옮겨야 갈 수 있는 길이다.
누가 도와줄 수도 없는 걸음이다.
내가 가야할 길이다.
그렇게 가면 언젠가는 저 밑에 내려설 수 있다.
이제 가는 나의 삶도 그럴 것이다.

그런 마음, 그런 배움으로 한 발자욱 발자욱을 옮기며 산을 내려섰습니다.

이제 멈추지 않고 걸으리라.
내가 가야할 길을 담담히 걸어 가리라.
산을 오르면 내려서야 하는 법, 또 내려서면 올라가야 하는 법,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리라.
그렇게 걸어가다보면 빛을 만나고, 길을 만나고, 삶을 만나고, 사랑을 만나게 되리라....

영성수련을 구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제 수련의 테마가 된 것이 있습니다.
늘 드리는 기도의 제목이기도 한데, '온화한 삶을 살기'입니다.
그 온화한 삶을 헨리 나우웬 신부님은 네 가지로 말하였습니다.

'사뿐하게 걷기'
'주의깊게 듣기'
'다정하게 바라보기'
'공손하게 어루만지기'

가만히 돌아보니 여기에 영성의 주제가 다 있습니다.
일상에서의 깨어나기입니다.
영성은 자기가 온 곳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늘 누리면서 살아가는 것이지요.
사뿐히 걸으면서, 잘 들으면서, 사랑으로 바라보고, 서로 공경하면서 살아가는 삶에 그 무엇, '멋'이 있지 않겠습니까?
만남과 떠남이 있는 길의 연속선에서 걸음을 사뿐히 옮기며, 주의 깊게 듣고, 다정하게 바라보고, 공손하게 어루만지는 그 깨어 있음의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 ?
    전종율 2001.10.02 19:35
    글 참 좋습니다. 그리고 갤러리에 사진좀 많이 올려주시지요.
  • ?
    오 해 봉 2002.09.21 10:52
    신세대 부부의 사랑이 엿보이고 생동감 넘치는글 .지리산 종주 중계방송 같은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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