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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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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난 8월, 여름 휴가를 지리산에서 보내려던 계획이 태풍으로 인해 무산되어
휴가의 의미가 반쯤 소실된 채 여름을 보냈다.
그 여름안에 예기치 못한 사안들로 발목이 잡히고..

하나뿐인 아들넘의 수능 스트레스가 나를 주눅들게 하는 가을을 보낼즈음..
지리산의 종주 후기와 여타 산행기들을 읽으며 산열이 도지고 말았다.
거기다 지리산이  산불예방기간으로주능선이 한달간 막힌다는 공지가 나오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하지만 산장예약 기일을 넘겼으니 숙소가 보장되지도 않고..
기차표도 없이.. 출발날짜만 정했다.

엎친데 덮친다고 지리산으로 떠나야 하는 금요일은 종일 바빠서 낮잠을 자 둘
형편이 안되는..
18시.. 정각에 사무실을 나섰다.
이미지는 고사하고.. 사흘전 묶어 놓은 배낭을 다시 살필 여력도 없다.
저녁을 지어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아이는 말없이 배낭을 챙기는 어미가 염려인지 걱정인지 모를 얼굴로 바라본다.
수능시험은 아이가 치르는데.. 어미인 나는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견디기
어려우니 그냥 지리산이나 걸어야겠다는게 나의 합리적 변명이다.

몇해전부터 메모를 한 것조차 까먹는 일상사로 인해..
집을 나서려면 평균 세번은 아파트 문을 다시 열어야 하는 나는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느라 영등포역에 도착한 시각은 밤 열시 53분..
출발 할 수 있을지를 몰라 티켓팅도 보류한채였는데..
출발 5분전에는 예약된 티켓이 취소된다는 안내문구에 마음이 걸렸다.
영등포~ 서대전, 서대전~전주, 전주~구례구..

그 첫번째 서대전까지 갈 수 있는 기차표가 날아갔을까봐 가슴 조이는 몇 초가
흐르고.. 기차표자동발급기의 화면에 세 건의 예약 건수가 나란히 표시되니
버벅거리는 서툰 방법으로 서대전까지 그 다음 전주... 마지막으로 구례구까지
총 석장을 인쇄했다.

석장을 예매하면서 설마 단 한자리는 나오겠지라는 안심이 무너지는 것은 기차가
역에 도착한 즉시다.
이미 기차는 만석에다 입석까지.. 차안은 빽빽하다.
서대전과 전주까지가 6호차.. 구례구까지는 5호차.. 차실도 옮겨야 하는..
우여곡절 끝에 구례구역에는 거의 정시에 도착하고..

성삼재에 일찍 도착해도 입장시간에 걸리면 소용없는 일이라 생각되어
택시승강장을 건너 버스를  탔다.
버스..  산객들로 빽빽하다.
1천원을 내고 구례버스터미날에 도착하고..
아침을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남는 시간이 별로 없음에 당황하고..
3200원을 내고 성삼재까지 버스표를 구했다.

성삼재 가는 길...
구비구비.. 버스로는 처음 가는 길이다.
멀미가 일어났지만 잘 견디는데..  버스 승객중 처녀 산객  두 사람이 중간에 하차하고..
- 랜턴도 없이 그 산길을 잘 걸었는지..

성삼재에 도착한 시각은 4시 40분쯤..
노고단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다.
- 광속단의 산님들은 그 시간에 화엄사~노고단을 주파한다던데...
노고단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고  물도 끓이고.. 세찬바람을 거스르고
올라온 나를 쉬게 하느라 시간을 지체하였다.
노고단에 오른 시각은 그로부터 약 40분 후...

노고단에서 일출을 보는 기쁨은 일출을 본 사람만이 알 것 같다.
건너편의 반야봉위에 구름이 걸쳐진 모습...
- 반야봉을 바라보며 문수보살께 인사를 드리는 일도 이제 습관이 되어간다.

해가 둥그렇게 올라온 연후에야 노고단을 내려설 수 있었다.
- 당초 계획은 눈 딱 감고 걷기만 주력하기로 했었는데.. 똑 같은 고집을...
산님들은 거의 다 떠나고.. 조용해진  산길을 천왕봉의 25.5km 중 몇 백미터나
걸어가면 가 맨 처음 앉았던 돌의자가 있다.
이젠 그 돌의자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만큼 산길에 익숙해졌으므로 의자에
잠시 앉아 지리산에 들었던 지난 해 9월30일을 기억한다.

그날도 졸음으로 초반부터 거의 기진해 있었는데..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
기차에서 두번이나 자리를 옮기느라 눈을 부친 것은 고작 30여분..
돼지평전 가는 길이 더디기만 하다.
졸음이 밀려오니 반야심경과 법성게를 번갈아 읊으며 걷는다.

공이 색이요.. 색이 공이다.. 이론상 그런데.. 나는 도체 공이 무어인지 모른다.
알아야 하는 것을 모를 때의 그 답답함.. 무식이 주는 서러움이 졸음과 뒤섞여
착잡하다.

돼지평전의 바람이 평전의 풀잎들을 눕혀 놓는데.. 어릴 때 읽었던 소설
소설가 박범신님의 '풀잎처럼 눕다'가 생각난다.
소설내용은 그냥  세속적인 내용이었지만 풀잎처럼 눕는다는 표현을
어찌썼을까 궁금하던 것이 30년이 다 되어 풀렸다.
돼지평전에서 바라보는 능파도 훌륭하지만 오늘은 조망이 밝지 못하니.. 더욱
걷기가 힘들다.

그러니.. 임걸령까지 소요된 시간이 두시간이다.
이 속도로 걷는다면 세석은 커녕 벽소령도 갈 수 없을 것이다.
노고단에서 길어온 물을 버리고.. 500mm물통에 반만 채웠다.
콸콸 흐르는 임걸령 샘물이 아까워도.. 방법이 없다.

걸으면서 계산한다.
노루목까지 가서.. 반야봉만 오르고.. 여차하면 피아골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실행할 것인가?
다시 돌아가 노고단에서 노고단님에게 전화를 걸어 순천으로 향할 것인가?
아니면 삼도봉에서 화개재를 내려.. 눈 딱감고 뱀사골로 하산할 것인가?

생각이 많게 걸으니 노루목도 더디다.
노루목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보온병에 물을 꺼내 누룽지컵에 담아 간식을 먹는다.
이미 젊은 산객 한 사람이 쉬고 있었고..  또 한 사람(도일)이 눈 인사를 준다.
커피를 마시겠냐고 묻고 서로의 행선지를 묻는다.
한 사람이 커피를 마시고 반야봉을 향해 오른다.
반야봉 산객이 남기고 간 말
- 불교인들의 지리산은 반야봉이 주봉이다.
자칭, 타칭 불교인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힘을 실어주는 말이다.

사실 천왕봉에 오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질서도 없고 봉비를 끌어안고
사진 찍느라 소란스러움도 그렇고.. 욕심스럽게 천왕봉을 오르는 나 자신이
크게 내키지 않지만 지리산의 주봉인 천왕봉을 오르지 않는다는 것은
도리가 아닌듯하니.. 꼭 들린다.
천왕봉에 오르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불교로 친해졌던 S가 하는 말...
- 제석봉의 쓸쓸함.. 천왕봉의 허망함...

노루목에서 도일이가 삼도봉만 갔다가 반야봉에 오르고 자동차가 주차되어있는
화엄사로 돌아간다고 동행을 자청했다.
삼도봉까지.. 심심하지 않으니.. 아까 졸림도 해소되고.. 완산에서 농사 짓는
어머니를 도우며 대학4년인 도일이는 가내소폭포길로 올라와 세석에서 장터목..
그리고 천왕봉을 들려 백무동으로 내려갈 줄 아는 지리산꾼이다.
하지만 이 쪽 길은 초행이라는데 당초 목적은 반야봉이라는..

내가 종주를 목적으로 왔으나 졸음과 컨디션으로 망설인다고 하니..
도일이는 종주는 하고 싶으나 준비한게 없다네..
농담삼아..  따라오면 종주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식량은 있다고 하는데..
이 친구가 망설이는 이유는 딱 하나.. 주머니에 현금이 없단다.
지리산에 무슨 현금이 필요한가?

삼도봉에서.. 반야봉을 향해 도일이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주었다.
도일이는 삼도봉의 삼각점을 돌아가며 찍어놓고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도일이가 따라나선 화개재 가는 길..
이제 도일이는 천왕봉을 반환점으로 다시 이 길로 돌아올 것인데..
이 화개재로 향하는  계단이 의미심장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화개재에 도착하니 너른 데크에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이고
거기서 낮잠을 잤으면 하지만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도일이의 배낭에서 커다란 도시락이 나오고..
미리 와서 쉬고 계시던 산님이 쿠킹호일에 싼 도시락을 주시니 감사히 그냥 먹었다.
사실 나는 노고단에서 먹고 남은 밥을 랩에 싸서 보관하였지만 점심으로 먹기에는
부족하기도 하고.. 대피소가 아닌 곳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도시락을 주신 산님은 전주에서 오셨고.. 배낭에 메트리스까지 달려있는것이
종주를 위해 드신 분이다.
이제 세 사람이 팀을 이루어 토끼봉을 오르고..
토끼봉은 쉬운데 명선봉은 여전히 길고 더디다.
거기다 조망이 없으니 섭섭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본전 생각이 나서일 것이다.

칠순이 넘었다는 여러 어른들이 토끼봉에서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명선봉을 넘어
연하천까지 동행하는데.. 기력도 없으신 듯 하고 어느 노장께서 도일이의 물병을
보더니 물을 나누어 줄 수 있느냐고 어렵게 말을 거시는데..
일행들도 물이 있는데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을 보니.. 일행들에게 미안하셨것 같다.
다행이 도일이는 병뚜껑을 따지도 않은 생수 2리터를 갖고 있으니 그 분의 물병에
500mm쯤 나누어 드려도 될일이다.

아참.. 아까 화개재부터 도일이와 배낭을 바꿨다.
가벼운 도일이의 책가방을 내가 메고.. 나의 종주 배낭은 도일이가 책임지고..
나중에 오브넷의 김선생님께 여쭐일이 있어 전화를 드렸다가 크게 경을 치셨다.
- 뭐 또 총각이야?
그런데 아까 화개재부터 동행을 이룬 전주 산님께서는 이 지리산을 환히 꿰뚫고
계시다.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시는가 하면.. 소요시간도 틀리지 않는다.
그간 몸이 불편하여 지리에 들지 못하다가 주능선이 닫기기 전에 들렸다는 산님께서는
무릎 상태가 나빠 빨리 걷지 못하시니.. 나와는 보조가 맞고.. 도일이게는 좀 미안했고..

연하천 가기 전에 총각샘이 있을만한 곳을 전주 산님이 추측하시는데..
연하천 내리기 직전의 오른쪽으로  금줄 쪽을 가르키시는데.. 아마도 그럴까?
나중에 시간 많으면 살짝 가볼까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연하천이 어딘가하고.. 도일이의 질문에 답하기 전에..
사람들 웅성거림이 들렸으니 바로 연하천이다.
지난 5월에 연하천 가는 길 양 옆으로 얼레지가 지천이었는데..
얼레지의 생태를 도일이에게 일러주고 내년 5월에  걸어보라고 권했다.

연하천에 당도하자마자 물을 끓이는 동안에 대피소 매점에 가보니
산장의 소장님은 산장 고치는 인부들과 바쁘시고.. 산장 정리중인 일꾼들만 있다.
그 분들중 높은 분인듯 한 분이  왜냐고 묻는다.
일행이 장갑이 없는데 손이 시려울것이니 장갑을 사러 왔다고 했더니
한번만 사용한 것이라며 선뜻 붉은 코팅된 면 장갑을 주신다.
옆 아저씨..
- 그거 3천원인데요.
허걱~ 중고인데 무슨 3천원? 을?
친절한 분들께서 선물로 주신 면장갑을 얻어 식당으로 돌아오니..
도일이가 장갑을 보고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면장갑만으로는 손이 시려울 듯하여.. 배낭에 넣어둔 주방용 1회용 장갑 두짝을
주었다.
녀석은 손이 시렵긴 했나보다. 어설픈 장갑으로 안심하는 눈치다.

나는 지리산에 갈 때마다 장갑과 모자를 넉넉히 넣는 버릇이 있는데 이번에는
유용하게 쓴게 모자다.
머리통(?)이 작은 도일이에게 씌운 모자는 뒷 조절끈을 늘렸더니 그런대로
도일이가 써도 될만했다.
이제사 마음이 놓이는지 전주 산님이 웃으신다.
장갑도 모자도 없는 도일이가 마음에 걸리셨던가 보다.

커피만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난 것은 2시 20분경..
벽소령 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오르고 내리고.. 아기자기.. 그렇다.
가끔씩 내밀어 주는 능파의  유순한 선도 고맙고..
일행의  즐거운 대화도 고맙고..
도일이는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하여 대학4학년이니 내 대학시절 생각이 난다.
당시 우리 과에도 학기중 군대를 갔다가 복학하여 늦깎이 대학생들이 꽤나 있었는데..
우리는 그들을 형이라고 불렀다.
요즘처럼 언니, 오빠라고 부르던 시절이 아니고 내외하기는 더더욱 불편하니
우리는 선배들이나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동급생들까지 형이라고 지칭하며
어울려지냈다.

당초 두시간을 목적이었던 벽소령은 시간이 많이 걸려 5시가 다 되어서야 도착했다.
우리 중 아무도 산장이 예약된 것이 아니니 우선 밥부터 먹기로 하고
식당으로 내려가 남은 밥을 전주산님의 코펠에 쏟았다.
그러고도 전주산님은 밥이 모자랄 것을 염려하여 두끼 분량의 쌀에 물을 넣고
밥을 하시는데..
코펠에 모은 햇반과 도일이의 남은 밥등에 물을 붓고.. 된장스프를 넣고 끓였다.
추우니 밥과 반찬을 따로 먹기도 그렇고..
어둡기 전에 저녁을 해결해야 할 것 같고..
숙소가 약간은 걱정되면서도 우리 모두.. 특히 도일이는 배가 고픈지 맛이 있었는지
모를 된장국밥을 잘도 먹는다.

사실 전주 산님께는 좀 미안했다.
밥과 반찬도 넉넉하신듯 한데.. 우리들로 인해 불편하신 것은 아닐까..
돌아와서 생각하니 배려만 받아서 송구한 마음이 가득한...

산장예약한 사람들의 배정이 끝난듯 로비는 텅 비었는데.. 예약하지 못한 우리가
자리 배정을 받겠다고 하니 18시까지 기다리라더니.. 예약문화 정착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시는 관리자분에게는  미안한 표현이지만.. 보름 후에 일을 어떻게 장담하겠는가?
전주 산님과 도일이에게 5시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각자 숙소로 향했는데.
소등은 정확하게 20시에 시행하고도.. 뿌리럭 소리와 함께 산님들의 짐 챙기는 소리와
아직 주변정리가 안된 분들의 소란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문득 어떤 산님의
애 찾는 소리 덕분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꿈을 꾼 것일까?
몽유병을 앓고 있는 분은 아닐까?
아이 이름을 부르면서 허둥대는 산님을 곁에 있던 산님이 겨우 진정 시키고나서야
조용해졌지만 한 번 깬 잠이 다시 들지를 못하고 30분 간격으로 잠이 들다 말다..

결국 새벽 1시 반에 밖으로 나와보니.. 온천지가 별들의 잔치이던 지난 봄과는 다르다.
그믐이라 쏟아지는 별밤을 기대했건만 별님은 두엇쯤..
세찬 바람이 부는게 아침이면 이 지리산을 꽁꽁 얼릴 기세다.

다시 돌아와 잠을 청한 후 깬 시각이 7시 10분..
큰일났다 싶어 자세히 보니. 시계를 꺼꾸루 들고 분침이 시침으로 착각한..
하긴.. 스승님으로부터  늘상 혼나는 일인데...
'너는 분침과 시침을 착각했다고 변명하며 새벽예불을 떼어먹는 불충한 넘'
새벽 2시 10분.. 에고 겨우 40분 잠이 들었었다가.. 3시즈음에 일찍 떠나는 산님들의
부산함을 귓가에 스치고..
4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배낭을 챙기고.. 아침에 쓸 코펠바나를 식당으로 옮기고 도일이와 만났는데
전주 산님의 컨디션이 더 나빠져 음정으로 하산하기로 했다시네..
섭섭한 마음이지만 갈 길도 바쁘니 밥을 덜어 아침을 준비하는데 전주 산님이
아침 밥이 부족할까 염려되었다며 불편함에도 아침을 거들어 주러 오셨다.

지리인..
맞다..  지리인들의 마음이 이런 것임을 도일이는 배워갔을 것이다.
전주 산님의 배낭의 물품을 보급품으로 챙기고 전주 산님과 악수로 이별을 했다.
도일이는 장인어른인데..
걷는 내내 도일이는 전주산님을 '장인어른'이라고 불렀다.
따님이 스무살이라시니. 넉살 좋은 도일이..
- 기다릴 수 있습니다.

지리산을 이렇게 다닐 줄 알았다면 진즉에 나도 딸 하나 욕심 내 볼걸..
정말이지 지리산에는 멋진 총각이 많기도 하다.
내게 딸이 없음에도 흐뭇한 젊은이들이다.
다만 집돌이인 아들넘을 언제 이 지리산으로 끌어들일까..  부러운 마음인 것을..

06시 10분.. 벽소령을 나섰다.
랜턴을 켜고..
어제보다 잔잔한 바람과 겁나게 낮을 거라는 기온과는 달리 걸을만 하다.
세석가는 길.. 6.4km
오르고 내리고.. 몇 번을 넘어야 세석을 향할 것인데..
여명이 밝아오자 능선의 능파가 서서히 눈에 잡힌다.
부드러운 능선과 능파들로.. 도일이가 감탄한다.
도일이는 세석에서 천왕봉을 가던 아이인데.. 빠르게 걷느라 실질적인 지리산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산 자락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해 가며 걷노라니 내가 익힌 지리산처럼..
도일이의 기쁨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진다.
군산 륜이가 있다면 이 산자락을 충분히 설명해 줄텐데..
인섭이의 감탄사가 자꾸만 귓가에 멤돈다.
그간 나의 지리산 종주에 동행해 준 사람들이 유난히 생각나는 세석 가는 길이다.
지난 5월에 세석까지 동행했던 반더룽산악회 서울양반들도. 특별했었다.
지리산에만 오면 산 아래 세속의 삶은 어느 새 세탁되어 청량하고도 맑은 바람을
일으키는  내가 된다.
- 산을 내려가면 금새 얼룩덜룩..

무명봉에 가면 풍광이 기가 막히다고 자랑했는데..
역시 무명봉은 그랬다.
카메라를 안 주머니에 품고 걷는 도일이가 무명봉에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다가..
- 어? 엄네?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와 능파를 덮어 버린 놀라움이다.
도일이는 지리산을 잘 모른다.
얼마나 변화가 많으며  사계는 아니더라도.. 두어계절이 공존한다는 것을.. 알턱이
없다.
도일이의 기 막혀 하는 표정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무명봉에는 타이타닉 바위가 있다.
나는 늘 거기에 서서 영화처럼 팔을 펼치고 지리산을 나의 가슴에 안아본다.
- 사진이 있기는 한데.. 공개하기는...

부산함이 없는 조용한 산길을 걷는다.
간간히 세석에서 넘어오는 산님만 있을 뿐...
칠선봉과.. 영신봉 가는 길은.. 말 그대로 영화의 한 장면이다.
마침 세석에서 넘어오는 산님이 기 막힌 세석까지의 길을 설명해 주는데..
우리가 걸어온 벽소령에서부터의 길도 만만찮다고 설명해주고..


오르고 내리고.. 칠선봉 영신봉...
잉... 덕평봉을 언제 넘었더라...?
덕평봉 선비샘을 2리터와 500mm를 길었다.
세석의 물 사정이 어떤지 모르겠고.. 장터목에서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기로 했으니
넉넉한 물이 필요하다.
오브넷의 산행후기 중에 해삼 말미잘..의 산님 산행기에
- 장터목에서 물을 길러 몇 백미터를 가야 하는데.. 물을 사는 산님들에게
"그럴려면 종주는  뭐하러 하냐? 그럴려면 헬기를 타고 호텔에서 편하면 되지"  
물을 긷고 온 후
"%^&차라리 살걸..*#ㅇ"


벽소령에서 영신봉을 넘어 세석가는 길은 상고대에다 눈까지 내려 그 화려함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눈은 하얗다.
하얗다는 것은 순수를 의미하는 것이니만큼.. 햇살에 빛나는 상고대는 그 아름다움을
한 겨울에 보는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지리행에 억지를 썼지만 동행인 도일이 덕분에 누리게 된 것이니 도일이에게
참 많이 감사함에도 도일이는 오히려 내게 고맙다고 한다.
녀석은 어설픈 면장갑 안에 비닐로 된 주방용 장갑을 끼고 손이 시려운지도 모르고
상고대를 흔들어 겨울을 느끼고 있다.
- 상고대를 털어 입어 넣기도..

세석에서는 죽을 먹었다.
보온죽통에 뜨거운 물과 함께 부어 온 죽이 낮은 기온 덕분에 맛이 좀 그랬지만
시간이 10시가 넘었고 추운데 걷느라 따뜻한  죽과 함께 뜨거운 물이 주는 안도감이
좋다. 다만 커피가 없어 섭섭할 뿐...

쥐 한마리가 우리 식탁에서 빠르게 제 집으로 들어가는데 통통한 쥐가 이 세석에서
는 별로 징그럽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세석에서의 휴식을 줄이고 장터목을 향해 걷는다.
촛대봉 가는 길이 온통 하얗다.
너른 평전에 상고대와 함께 싸락눈이 내린 산 길은 질퍽하기도 아니기도..
이제 산님들은 길게 꼬리를 문다.

평전을 걸어 촛대봉에는 하얀 눈으로 채색된 거북선 바위가 늠름한데..
도일이는 몇 번을 지나가도 눈치 채지 못했단다.
촛대봉에서 세석을 내려다 보고.. 반야봉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기대했던 어제는 풍광이 없고.. 포기한 오늘은 온 천지가 나름 능선과 능파의
선물과 함께 멀리 반야봉.. 그리고 노고단 시루봉까지.. 능선을 펼쳐주니
이만하면 행복한 지리행이다.

촛대봉을 내려서니 장터목에서 넘어오는 산님들로 북적거리는데
거림에서 올라왔다는 내 또래의  여자 산님 한 분이 어제는 임걸령으로 걸었다는데
집이  진주라 세석의 지리가 궁금하여 다시 왔다는데.. 이 분의 말씀에 우린
포복절도를..
상고대가 멋져 영신봉까지 올랐다는데..
세석의 상고대는 더 멋지다니.. 진실로 지리산인이다.
장터목에 도착할 무렵 교차하는 산님들로 복잡하지만  장터목의 산장이 눈앞에
펼쳐지자 역시 하얀색에 갇힌 산장이 반갑다.
선비샘에서 욕심스럽게 길어온 물로 라면을 세 개나 끓였다.
거기다 전주 산님이 주고 간 햇반까지.. 올해 스물일곱의 도일이는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으니 걱정이 없다.


점심을 먹고 그 자리를 깨끗이 치운 후 시장바구니에 물 500mm와 카메라와 소지품만
챙기고 배낭 두 개를 나란히 올려놓았다.
식사 시간이 아니니 붐비지 않아 그래도 될 듯하였고 산장 어디에 두고 오를까 하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배낭이 없어 몸이 가벼우니 빠르게 오를듯 하지만 천왕봉 가는 길은 언제나 붐빈다.
교차도 해야하고.. 단체 산님들의 소란과 부산함도 그렇고..
평소보다 20분이 더 걸린 3시경에 천왕봉에 올랐지만 구름과 안개에 휩싸인 천왕봉은
쉽게 능선을 보여주지 않는다.
역시.. 변화가 심한 지리산임을 다시 확인하는 도일이의 감탄사가 이어진다.
천왕봉비 쟁탈전은 껄끄럽지만 해야할 일이다.
도일이는 순서를 지키느라 애 쓰지만 하산해야 할 우리 시간도 있으니
산님들고 언쟁후에 기어이 천왕봉비의 기념사진을 찍었다.

다시 통천문을 내려와 제석봉 가는 길..
도일이에게  제석봉의 주목에 대한 전설도 설명해 주고........ 아까의 소란함이 없으니
제석봉의 쓸쓸함을 자아내는 사진을 찍었다.
장터목에서 배낭을 메고 백무동으로 내려선 시간은 4시 10분전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왕복한 시간은 약 2시간 가량..
하산을 서둘렀더니 오를 때 소요되었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하산길은 우리 뿐이다.
그 많은 산님들은 또 어디로 흩어졌을까..
당초 도일이는 천왕봉을 올라 자동차가 주차되어 있는 화엄사로 가기 위해
왕복 종주를 희망했는데.. 도구도 없고.. 이틀을 느린 나와 동행하느라 혹사한
다리가 걱정되어 백무동으로 하산하여 화엄사로 가는 방법을 강구하기로 하였기에
서둘러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일이가 오늘 안에 화엄사로 돌아 가는 일에는 자신이 없다
장터목산장 공단직원들에게 택시번호를 물어도 모르고..
산 아래 상황을 모르는데다 18시에 서울로 가는 버스가 끊긴 것이니
나는 진주까지 가야할 것 같고.. 도일이를 화엄사로 보내야 하는데
주머니에 현금이 별로 없다.
지리산에서는 현금이 필요치 않으니 꼭 필요한 현금과 함께 교통카드만 가져왔으니
도일이와 나의 산 아래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걸으면서도 걱정이지만
도일이는 산 아래에 현금카드지급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나는 이 심산에 무슨 지급기가 있을까마는 불안해 할 도일이를 위해 아무 말도 못한다.

하산후가 걱정되지만 일단 즐겁기는 하다.
푹푹 빠지는 나뭇잎이 올해의 마지막 가을을 느끼게 해 주고
저 위처럼 춥지 않아 좋고.. 아직 어둡지 않으니 건너편에 보여주는 능선도 좋고..
걷다가 지루하니 도일이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주문하지만
녀석은 다른 재주는 몰라도 노래는 못한단다.
할 수 없이 군대 다녀온 이야기를 하랬더니. 군대가 @@사단이래나..
적성면에 있다는데.. 오며 가며 나의 고향 근처다.

다른 사람들은 군대 이야기가 재미 없다지만 군대를 모르는 나는 군대 이야기도
괜찮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종주에서도 륜이와 대희의 군대 이야기로 얼마나 즐거운
유평리 하산길이었는가..

도일이의 사단에서 진짜 있었던 이야기
높은 양반이 순시에서 연병장에 나무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 한 마디에
하룻만에 연병장에 숲이 생겼다가.. 다음 날 별로라는 그 높은 양반 말씀에 다시 숲이
사라졌다는..

또 연병장을 여섯바퀴 돌면 하루가 간대나 모래나..
사연인즉 이렇다.
쫄병시절 선임병들이 하나씩만 심부름을 시켜도 연병장을 여섯바퀴를 돌아야 하고..
돌다보면 한 나절이.. 하루가 금새 가버린다는.. 군대 이야기..
또.. 내 고향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데 적성면도 예외가 아니었다나..
어느 겨울 내내 주말에만 눈이 왔다는데.. 눈 내린 연병장을 흙이 나오도록
눈을 치워야 하니 외출이나 외박은 택도 없단다.

마침 운전병이었는데.. 삼보이상은 무조건 자동차로 이동한다는 그 운전병이다.
도일이의 운전병 시절..
눈이 많으면 다른 길은 몰라도 보급로는 무조건 치운단다.
만일 보급로에 눈이 쌓여있으면 산 아래에 보급품을 떨어뜨려 놓고 가버린다네..
그 부대는 그 보급품 운반에 고생을 해야 하니 눈 내리면 연병장 보다 보급로를 먼저
쓸어야 하는 에피소드까지..

영문 모르는 내가 하는 말..
- 힘들게 하지 말고 눈길을 올라 부대까지 배달해 주지 그랬냐?
도일이 하는 말..
- 눈길에 미끄러져 교통사고를 내는 날이면 그대로 영창을 가야 한다.
업무상 과실인데..영창이라니..  제도권의 횡포가 아닐까..

이런 얘기로 즐겁다가  망바위에 닿았다.
망바위..
망을 보는 바위일까?
그러고 보니.. 사람 형상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망바위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다시 길을 내려선다.
참샘터가 가차워질 무렵 이쁘장한 사람 둘이 쉰다.
분명 우리 앞에 내려선 산님이 없었는데.. 궁금한 내가 말을 걸었다.
헌데 화들짝 놀랜 사람은 처녀가 아니라 초등6년의 학생이다.
동행은 아빠인데..  아빠도 젊고.. 아이는 이쁘장하니.. 영락없이 연인으로 착각하는..

초등6년 아이는 힘이 들어 걷지를 못하고..
아빠는 그런 아들의 형편을 보아 달래가며 하산하는 중인데.. 스틱도 1조씩..
완벽한 산꾼이다.
서로 소개를 하고. .가야할 길을 설명하는데 이 분도 전주가 집이란다.

자동차가 주차장에 있다는 말에 남원까지 데려다 줄 수 있냐는 질문에
실상사 근처의 식당에 맛있는 저녁을 먹고 전주로 돌아갈 계획이라는 말에
저녁은 내가 낼 터이니 화엄사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했다.
전주의 아이아빠가 선선히 승락하니..도일이와 내가 안심이 된다.

이제 저녁을 먹고 늦겠지만 화엄사로 가서 자동차를 찾아 전주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될 것 같다.
어차피 백무동에서 서울가는 버스를 놓쳤고.. 진주까지 간다면 새벽 2시경에
남서울터미날에 도착할터이고..
그러느니.. 기차로 가면 안전할 것 같고.. 시간도 별 차이가 나지 않을 것 같고
도일이와 전주까지 함께 갈 수 있을 것이고..

성삼재에서 올라 노고단에서 반야봉을 향해.. 문수보살님께 기도한 보람은
여러가지로 나를 감동 시켜주신다.
도일이가 그렇고..  벽소령에서 하산한 전주 산님이..
지금 승선이와 승선이 아빠가 그렇다.
스피드 시대라서 기도@도 빠르다.

참샘터에서 마지막 간식을 먹었다.
승선이에게는 치즈 한 조각을 주고..  도일이는 프랑크소세지를 먹게 하고
나는 벽소령에서 헤어진 전주 산님이 주고 간 초코파이를 먹었다.
초코파이가 이렇게 맛있다는 것을 안 것도 새삼스럽다.

도일이의 물통에 가득 2리터의 참샘을 담았다.
돌아가면 혼자 5남매를 키우신 어머님의 선물로 드리라는 나의 말을 잘도 듣는다.
도일이는 어머님 이야기만 나오면 숙연해 진다.
어릴 때 돌아가신 아버님 대신에 홀로 5남매를 키우신 어머님 생각을 많이 하는
효스러운 아들이다.

어두워지므로 랜턴을 꺼냈다.
아까 장터목에서 랜턴의 밧데리를 갈아 두어서 랜턴이 비춰주는 하산길이 밝다.
승선이가 잘 걷지 못한다.
몇 십미터를 진행하지 못하고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데 오른 무릎이 아프단니..
테이핑을 하기는 그렇고.. 배낭 아랫칸에 넣어 둔 무릎 보호대를 착용해 주었더니
다행이 잘 걷는다.
평소 갖고 오지 않는 것인데 이번에 자신이 없어 넣어 온 보람이 있었다.
어렵게 하동바위를 지나치며.. 0.7km가 길게만 느껴질 무렵.. 마을의 환한 빛이
보인다.
승선이의 들뜬 목소리가 들리고.. 도일이와 내가 수고했다고 악수로.. 종주의
기쁨을 함께 했다.

승선이아빠의 자동차로.. 실상사 부근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화엄사 가는 길..
눈에 익숙한 성삼재를 들리고.. 기분이 묘했다.
불과 어제 새벽에 여기서 출발하여 지리산을 올랐는데.. 빙 둘러와 자동차로..
그런데 실상사에서 화엄사까지 거의 한 시간을 달린 것 같다.
그 사이 승선이는 잠이 들었고..
시간이 많이 걸려 고맙고 미안했지만 달리 감사함을 표할 방법이 없이
화엄사 경내에서 헤어져.. 도일이의 자동차로.. 전주까지... 이동하고
영등포까지 티케팅을 하고 나니 주머니에 6천원 남는다.
도일이가 걱정한다.
영등포에서 우리집은 걸어가도 되는 거리니 걱정 말라는 말을 남기고
기차에 오른 시각은 0시 36분..
좌석이 없는 서대전까지 입석이어도 즐거운 종주 덕분에.. 마음은 기쁘다.
  • ?
    섬호정 2007.11.17 20:10
    도일님의 군대시절 이야기가 산행담을 꽃피우네요
    높은 지리 능선에서 연병장 에피소드 까지
    남녀 노소가 어우르는 그 허물없는 산행길의 세상 이야기
    입속으로 들어간 상고대의 그 맛 상상하며 한 여름날 시원하던
    임걸영의 물맛까지도 그리운 일~이안님의 재미난 산행기
    즐겁게 잘 읽습니다
  • ?
    부도옹 2007.11.18 02:39
    ㅎㅎ 저도 김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머리속에 떠 올렸다는....
    山熱이 개운하게 해소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 ?
    슬기난 2007.11.18 20:16
    이안님의 지리산행은 항상 좋은 인연을
    만들곤 합니다.
    휭하니 걷기 바쁜 몸으로는 생각하기 힙든,,,,
    곰곰 생각하며 읽을거리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오 해 봉 2007.11.19 09:23
    이안님의 그리운 지리산 축하 드립니다,
    엄마의 기도와 정성이 수능치룬 아들에게도
    큰도움이 되었겠지요,
    남어지는 슬기난님과 똑같습니다,
    이안님 사랑방에도 자주들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쉴만한 물가 2007.11.19 10:06
    그리움이 마구마구 밀려오게 하는 산행기를 읽었습니다. 아드님을 위한 안타까운 마음을 한 아름 내려놓으셨다가 다시 안고 오셨을 것 같습니다. 좋은 결과 있기를 소원합니다.
  • ?
    구름산 2007.11.30 23:18
    오랫만에 오프넷에 들려 이안님의글을 읽었습니다. 또 한번 지리에 든것같은 착각을 일으켰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아드님에게도 좋은일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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