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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303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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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산행일 - 2008.6.7

o 어디로 - 성삼재-천왕봉- 치밭목

o 누구랑 -  슬기난 홀로

o
그랬었다 .
중산리 어느계곡으로 오르거나 능선을 넘고 천왕봉, 중봉 넘어
치밭목으로 갈 계획이었다.
자이언트 이광전선생님의 지리종주200회 기념식 겸하여 치밭목에서
있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지리 종주 회원을 태운 산악회버스가 화엄사에서 몇 사람을 내려주고
숨가쁘게 시암재에 도착할 무렵 졸업 여행 온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길을 막아 한동안 굼뱅이 걸음을 한 후에야 성삼재 주차장에 내린다.
내일 대원사 주차장에서 종주팀을 만날 계획이라 그쪽으로 이동 할 줄
알았는데 하루 천은사에서 쉬고 넘어간다하여 계획이 꼬이기 시작한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본다.
어디로 어슬렁 거리다가 치밭목으로 갈까,,,
마음은 반야봉 근처를 둘러보고 산삼먹고 힘쓰는 능선이나
시원한 계곡으로 하산하여 모임에 참석하는 지인을 만나
대원사로 가 치밭목으로 가는 것으로 일단 정하고 걸음을 옮긴다.

밤을 새워 같이 내려온 옆자리분이 화엄사에서 내린 뒤라 그저
무료히 노고단 언덕길을 오른다.


노고단 대피소


맨몸에 재잘거리는 학생들의 발걸음에 맞춰 오르다보니 여명이
밝아오고 이른 새벽이지만 노고단대피소 앞마당은
장터처럼 북적거린다.

노고단 고개에서 지형을 몰라 물어오는 학생들의 말대답을 하다
답례로 잘 가시라는 인사를 뒤로하고 터벅터벅 먼 길을 시작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먼 길이 될거라는 생각이 없었지만,,,,,


노고단 고개에서 - 반야봉과 멀리 천왕봉

연휴기간이라 주능선에 몰린 인파를 걱정하였지만 하루 전날 출발하였는지
돼지령 가는 길이 한산하기만 하다.
연무현상에 뿌연 왕시루봉능선에 아쉬움을 더하지만 호젓한
산길을 홀로 걷는 것도 괜찮으리라,,,


왕시루봉  능선


지나온 노고단- 노루목에서

임걸령 샘터에서 간단하게 물 보충하고 노루목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며 머리를 굴린다.
마침 같은 버스를 타고 오신 지리종주는 처음 하시는 아무것도
모르시는 분한테 종주를 하실려면 반야봉은 꼭 들리셔야 한다고
의뭉스레 권하고 몇 분이 반야쪽으로 사라진 뒤 잽싸게
삼도봉으로 발길을 옮긴다.^^*




녹음이 짙어가는 반야봉 - 삼도봉에서

점점 늘어나는 산행객들로 삼도봉이 왁자지껄하고 한쪽 바위틈에서
간단하게 빵조각으로 아침 식사를 하는데 보이는 큼지막한 동전 하나,,,
먼 길 갈려면 눈썹도 빼놓고 간다는데 잠시 망설이다가 주워 넣는다.




까마득하게 보이는 천왕봉 - 삼도봉에서



희미한 연무속의 천왕봉 - 토끼봉에서

화개재 공터에는 자리가 없을 만큼 산꾼 들이 늘어나고
이제 연휴였음이 슬슬 실감나는 시간이다.

평탄한 능선을 걷다 제법 힘이 들어가는 토끼봉 오르막 숨가쁘게
올라 연무가 끼어 뿌연 주능선을 쳐다보고 있는데 옆에서 쉬고 있는
일행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아 말을 건다.

주능선을 걸을 때면 거의 말을 붙이지 않는데,,,
어제 오후 덕두산을 출발한 무박 태극종주팀이다.
한때 치열하게 내달리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와
반가움에 한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서로의 무사 산행을
빌어주고 연하천에 도착하니 09시,

뱀사골에서 픽업해 주기로 한 지인에게 전화를 건다.
"지금 연하천인데"
"?  그럼 내려왔다 다시 치밭목 오르느니 그냥 천왕봉 넘어 와버리시오"
"  ---  그럴까,,,,"



발 디딜 틈 없는 연하천대피소


형제봉


저만큼 벽소령 대피소가 보이고

벽소령 대피소 역시 발 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고 넓다랗던 작전도로에
무너져 내린 바위와 자란 나무들이 길을 좁혀놓아 일렬로 늘어선
산행객들로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다.

비박 배낭메고 만만치 않은 길을 걸은 셈이라 흐르는 땀을 훔치며
앞으로 나갈 틈만 엿보며 진행하는데 나타나는 덕평봉 오름길이
만만찮게 다리를 압박한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선비샘 시원한 물에 목축이며 쉬었다 가리라는
희망을 안고  고개를 넘어 선비샘에 도착하니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담소를 나누는 산객들로 앉을 자리도 마땅찮아 그저
물 한 모금 넘기고 환영받지 못한 길손처럼 떠날 수밖에,,,


칠선봉 가기 전 전망바위에서






영신봉  나무다리 올라서




세석 철쭉



촛대봉이

높아진 기온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드디어 세석 대피소에 도착하여
먼저 간 님 들이 어디쯤인지 전화기를 꺼내 드나 이상하게 불통이어서
간단하게 문자만 날리고 물길어 점심 준비를 한다.
오늘 아침 세석을 출발 하신다하였으니 아마 천왕봉은 넘어
가셨으려니 하고,,,,

화창한 날씨에 연휴를 맞아 샘터쪽 공터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지경이고
막상 취사장에는 텅텅비어 물 끓이고 점심 준비하는데 닭살 커플 한쌍
들어와 옆 사람이 있는 둥 없는 둥 서로의 입에 먹여주기 바쁘다^^*




촛대봉에서  연하봉쪽으로




꽁초바위에서

이제 슬슬 걸어도 오늘 행사지 치밭목까지는 밝을 때 도착하지 싶어
선명치는 않지만 진한 녹색으로 다가오는 지리 선경들을
눈에 담으며 촛대봉, 삼신봉 쉬엄쉬엄 넘는다.

이름도 예쁘고 산길도 환상적인 연하선경을 거닐다보니
어느새  장터목 대피소, 다들 지존께 문안인사 떠났는지
세석보담은 한적한 분위기이다.




연하선경이


장터목

세석에서부터 이상하게 터지지 않던 전화기가 전원을
껏다가 다시 켜니 작동되어 천왕봉에 계시나 통화하니 일부는
내려가시고 기다린다고 빨리 오라고 하신다.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없이 기다리시는 님 들을 생각하여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제석봉으로 오른다.

새벽부터 시작한 발걸음인지라 가파른 오르막에 땀만 흐르고
좀처럼 길은 줄어들지를 않는다.
일행이라도 있었으면 길이 빨리 줄어들었으련만,,,,,

산길이 힘들고 지겨워질라치면 괜한 표지목에
화풀이를 하며 공단 직원들이 거리를 잘못 측량했을거라
궁시렁거리기도 해가며,,,,

그래도 기다리는 님들을 생각하여 한 걸음 한걸음 힘겹게
통천문 올라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반가운 지인을 만나는데
하시는 말씀 왈  " 형님이 아직 청춘인줄 아시는 가베!!!"





드디어 천왕봉이



천왕봉과 중봉사이로 올라오는 운무




천왕봉에서

아침 일찍 자이언트 이광전선생님의  200회 기념 지리 종주팀을
마중하신 두류님과 두 분이 반갑게 맞아준다.
중봉 안부사이로 넘나드는 구름에 종일 걸은 피로 실어 보내고
따스한 햇살아래 오른 중봉 철쭉이 싱그럽다.

아무 생각없이 나선 종줏길이기에 이제 다왔다는 마음에
느긋하게 헬기장 쪽으로 내려설려다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써리봉 방면으로 발길을 돌린다.^^*




중봉에서



중봉에서



중봉에서

오르락내리락 써리봉 암봉을 넘으며 몇 시간째
천왕봉에서 머물며 酒님 친견의 시간을 다 보낸  님 들이
목말라 보여 배낭 깊숙히 보관한 이슬이 500ml를 꺼내니
평소 입에 대지 않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웬 떡이냐며  
마냥 즐거워하는 님 들을 보는 내 마음이 더 즐겁다^^*

먼 길도 한 걸음 한 걸음 가다보면 끝이 나고 반가운 님들의
웃음이 활짝 핀  치밭목에 도착하여 무거운 배낭을 벗는다.
자이언트 이 광전선생님 찾아뵙고 종주 축하드리고 내일
대원사아래에서 간단한 기념식을 기약하며
치밭목의 멋진 밤이 깊어간다.


자인언트 선생님 200회 지리종주 기념축하!



같이하신 님들!



무제치기폭포


좌측끝이 최화수님, 가운데 자이언트 이광전선생님.














* 날씨 탓인가, 지리산행기방이 썰렁하여 지난
6월 얼렁뚱땅 다녀온 허접한 이야기나마
올려봅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오브 가족 여러분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산행하기기 바랍니다!




  • ?
    이안 2008.07.18 21:08
    앗! 1등으로 읽었습니다.^^
    거북이에게는 언감생심인 코스를..
    어깨통증으로 산 구경한지가 까마득한 ㅇㅇ에게는 눈흘김조차 허락하지 않음을 알지만 종주 산행기라 안 읽을수 없었아오니 ㅠ.ㅠ
  • ?
    부도옹 2008.07.18 22:51
    주운 돈은 바로 써야한다는 설이~~^^*
  • ?
    능선샘 2008.07.18 23:09
    당일 종주^^
    얼떨결에.... 아직 청춘이신 증표이십니다.
  • ?
    가보자 2008.07.19 00:21
    아! 꼬랑지가 내려지네요.
    2박 3일 종주했다고 신나서 얼마전 글을 올렸는데...
    대단하십니다. 그래도 괜찮으신지 모르겠군요.
  • ?
    지리탐구 2008.07.19 08:07
    신록 보면서 아침을 엽니다.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 ?
    김수훈 2008.07.19 10:18
    이안님, 가보자님- 전혀 기 죽을 일 없습니다.
    귀신이 한 일을 어찌 우리 인간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기준 자체가 다르니까 말이지요.
    여기 보면, 하루에 성삼재에서 정령치까지 밖에 못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 ?
    슬기난 2008.07.19 17:09
    이안님,
    얼른 어깨 완치하시어 지리자락 훨훨
    날아보시기 바랍니다.
    부도옹님,
    우리나라 제일 큰 동전으로 한 턱 쏘겠습니다^^*
    능선샘님,
    물리적인 시간은 흘러가지만 마음만은
    아직 청춘인데 말입니다^^*
    가보자님,
    몸과 다리는 괜찮은데 열정이 문제이겠지요!
    부지런히 가보시면 조만간 고수의 반열에,,,
    지리탐구님,
    비오는 항만의 모습이 낭만적으로 떠오릅니다!
    김수훈님,
    나는 지난 7월초 김수훈님이 지리산 어디로
    다녀오셨는지 알고있습니다만,,,,,
  • ?
    이안 2008.07.19 17:19
    김수훈님..
    위로가 전혀 안된다는 사실 아시죠? 헤~
    그런데.. 정령치까지만 가는 분은 또 누구래요?
    천하의 느림보인 이안도 연하천까지는 갈 수 있는데 (잘난 척!)

    슬기난님~
    잘난 척하시는 후기 덕분에 제가 속이 상했는데..
    부도옹님께만 한턱 쏘신다는 말씀에 또 속이... ㅠ.ㅠ

    부도옹님..
    한턱... 남겨 줄건지 두구 볼거예요.^^
  • ?
    선경 2008.07.20 09:49
    6월의 푸른산행기~~
    가슴이 시원하네요
    같이하신님들과의 환한웃음~~온세상이 밝아집니다
    늘 지리와의 사랑 가득하세요
    이광전님의 출판기념도 뜻깊게 다녀오셨군요
    여산선생님도 함께하셔서 더욱 반갑습니다
  • ?
    김수훈 2008.07.20 14:37
    7월초? 뭐 쌍재에 갔었던 거 밖에 없는데?
    밤머리재는 몇 번 넘어 다녔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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