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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엄사 계곡

새벽은 그리운 마음입니다.
고요함 속에서 가장 순수해지고, 가장 겸손해지고 작은 소리에도 귀를 귀울이며
마음이 소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입니다.
작은 다리를 건너 편안한 돌길을 오르다 보면 계곡을 얌전하게 흐르는 물들의 노래가 들려오고
대나무 숲에는 바람의 노래가 쉬고 있습니다.
길가엔 도토리가 넉넉한 가을을 준비하고 어렵지 않은 발걸음은 연기암을 지나게 합니다.
때론 돌길을 때론 흙길을 잦아드는 물들의 노래와 함께 걷는 걸음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국수등
이제 제법 오르막이 나오기도 하고 가끔 숨이 차 오를 때면 나무가지 사이로 하늘을 올려다 보며
새벽의 맑고 정결한 공기를 가슴 깊이 담아 봅니다.
그렇지요. 삶의 여정에서 숨가픈 오르막을 올라갈 때 가끔 멈추기도 하고 하늘을 바라보면
그곳엔 길이 있고 그곳엔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제 이곳에 작은 공사를 하려나 봅니다. 그동안 길을 잘못 들어서 계곡 쪽으로 길이 아닌 곳을  가곤 했던 이들이 그런 어려움은 없어질 듯 하네요.
코재를 오르는 그대의 걸음이 조금씩 무거워지는 것이 보입니다. 그럴만도 하겠지요.
하지만 조금만 힘을 냅시다. 코가 땅에 닿는다는 곳을 오르는데 아직 우리는 발만 땅에 닿았을 뿐 머리는 앞을 보고 있으니그리 힘든 것은 아니잖아요^^
내가 그대의 배낭을 나의 배낭위에 올려서 간다고 그리 서운해 하지 말아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짐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몇번이나 있을까요?
그 때가 참 행복한 시간이고 그 때가 참 고마운 시간이겠지요.
노고단 고개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멀리 천왕봉 그리고 밝아오는 새벽하늘 우리가 이곳 이 시간에 마음에 간직한 마음을 우리의 삶의 여정에서 조금씩 풀어간다면 하루하루의 삶이 감사할 것이며 참 고마운 마음이 가득하겠지요.  

반야봉의 모습이 사랑이 모여서 만들어지 심장이 아니던가요.  
생명있는 모든 것들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도 오래오래 남아있는 것이 사랑이 아니던가요
돼지평정의 그 부드러운 오솔길이 만들어 주는 고마움은 어떻게 간직할까요
그대가 가는 이 길이 겨울에 얼마나 예쁘던가요.
이제 가을을 노래하는 단풍잎들의 몸 단장이 얼마나 정다웁던가요.

임걸령 샘물은 오랜 가을 가뭄에도 여전히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만족시켜주기에 넉넉하고
그곳에서의 잠간의 휴식은 곧 이어지는 오름을 넉넉하게 즐길 힘을 주었지요.
노루목에서 잠간의 휴식은 주는 유익이 많았습니다.
이곳에서 돌아 보는 걸어온 길과 나란히 어깨를 기대고 있는 능선을나는 참 좋아합니다.
참 사이가 좋거든요. 사람들이 이렇게만 사이좋게 지낼수 있다면 더 좋을텐데   
                           
삼도봉에서 바라본 반야봉에도 조금씩 단풍이 들기 시작했지요.


토끼봉을 오를 때 제법 힘이 들었지요. 하지만 토끼봉이 있어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또한 토끼봉에서 바라보는 남해 바다와 천왕봉이 얼마나 멋있던가요.
연하천은 이제 깨끗하게 단장을 해서 가을이 내려앉을 준비를 하고있고 벽소령이 부족한 식수를
나누어 주기에 넉넉한 마음이었습니다                                
형제봉 바위 너머로 벽소령이 편안해 보이고  형제봉 두 그루의 소나무의 모습이 우리 아들들 처럼 정답지 않든가요  

벽소령을 지나서 덕평봉 가는길에 투구꽃은 늠늠한 위용을 뽑내고 용담은 하늘을 향해 기쁨을 노래하지요.
  
선비샘 물은 수량이 부족해서 식수가 필요한 이들의 인내를 요구하고 있었고
영신봉 오르기 전 계단이 많이 있어서 참 힘들었지요.
그래도 그 계단이 있어서 내가 그대의 배낭을 나의 배낭위에 올리며
그대의 힘든 두 발을 가볍게 해 줄 수 있어서 나의 마음은 기쁨이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영신봉에 오르고                                                                  
저기 저렇게 편안한 반야봉은 하루를 수고한 태양을 포근하게 안아주고 있습니다.  

세석의 밤 하늘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지요.
은하수의 흐름이 얼마나 잔잔하든지요.
그리고 별들은 얼마나 반짝이든가요.
아름다운 마음이지요,                    
사랑하는 마음이지요,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지요,                    
이런 마음들이 별들이 되어서 빛나는 것이겠지요.
아침에 촛대봉에서 보는 능선을 넘어가는 안개의 걸음걸이는 새벽 여신의 옷자락같이 부드럽고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곳에 넉넉한 모습은 큰 봉우리는 목장길 산책을 즐기라고 말해주었지요.



천왕봉은 넉넉하게 많은 사람들을 그 넒은 어깨에 놓려놓고 한마탕 놀다가 가도록
웃어주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을 안아줍니다.
중봉에서 내려다 보는 써레봉의 단풍이 나는 참 좋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을지라도 알알이 뿌려진 꽃잎처럼 그래서 우리는 써레봉 단풍을 마음에 품습니다
치밭목에서 마셨던 원두커피의 향이 참 좋았지요.                                          
오후의 원두커피향처럼 그렇게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큰 행복 이겠지요.
계곡 너들길을 내려오면서 그대의 장단지에 맛있는 장이 너무 가득차서 무거워지는 걸음걸이를
좀 가볍게 해 보려는 마음에 그대의 배낭이 나의 배낭위에 올라가고 우리는 삼거리를 지나
부드러운 능선길이 나오는 그곳까지 조심조심 돌길을 걸으며 나는 그대에게 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보이지 않으려고 돌아보지 않았고 그대는 고마움으로 감사의 걸음을 걸었다고 했지요.
유평리로 향하는 그 너들길은 참 좋은 길입니다. 조심하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조금은 긴 여정을
잘 정리하게 해 주는 유익한 길이지요.   
이제 우리는 길고 긴 너들길을 지나서 먼 종주길을 마무리 합니다.
치밭목을 지나서 계곡길을 내려올 때 내가 좀 힘이 들어도 겨울이 오면
그대와 함께 이 길을 걷고 싶다고 생각을 합니다.
  • ?
    지리탐구 2008.10.13 23:37
    너무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걸음에 지리 주능을 다녀 온 듯 합니다.
  • ?
    능선샘 2008.10.14 00:31
    같이 서 계시는 두 분의 모습이
    곱게 물드는 가을빛이시네요.
    고생하셨습니다.^^*
  • ?
    선경 2008.10.14 00:55
    정겨운부부모습이 있어서 더욱 아름다운 지리산행~~
    곱게 곱게 가을이 찾아오고 있군요
    늘 그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어머님품같은 지리의 풍경속으로
    그리움 달래고 갑니다~~~쉴만한물가님
  • ?
    청매 2008.10.14 08:33
    좋은 때 다녀오셨네요. 부럽고 보기 좋습니다.
    세석의 밤하늘과 새벽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 ?
    푸르니 2008.10.14 11:06
    화엄사-유평리를 1박 2일로 두 분이서 가뿐히^^
    너무 보기 좋으십니다.
    쎄레봉 단풍이 참 곱네요!
    저는 아직 화엄사 길을 가보지 못했답니다.
    언제 인연이 되어 두 부부가 지리에서 만날 수도 있겠지요!
  • ?
    섬호정 2008.10.22 16:53
    가을 하늘빛 속에 아름다운 두분 행복하십니다
    지리의 품에 서서 평안과 믿음의 상징으로
    좋은 산행 부부모델이십니다
    보는 마음도 행복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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