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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떠나려고,,,,,,,,휴가니까



일시 : 2008년 8월 2~3일
장소 : 지리산 (한신계곡-> 영신대(1박) -> 거림)




휴가 중


우울하지 않은데 우울한날.....
울적하지 않은데 울적한날.....
분명 이유는 있다.

쓸데없는 웃음을 날리며
가슴 휑한 공간을 메우려 해도
가슴에선 바람만 나온다

이런 증상까지 나오면 심각하다.

드뎌 7월 31일 휴가가 시작 되었다.

휴가 편하게 쉬고 싶다.
맘대로... 뜻대로...

아니 솔직하게 지리 속에서 보내고 싶다.
말이 안 떨어져 하루를 그냥 흘려 보냈다.

다음날 가까운 휴양림이라도 가야겠다 마음 먹고
장비들을 챙겨 서둘러 나섰는데
막혀도 너무 막히는지라 차를 돌렸다.
일산에서 퇴촌 다시 일산까지 7시간 걸렸다.


그런 내가 불쌍했던지
지리에 갔다 오란다.
같이 가면 좋으련만..............

그녀의 얼굴엔 미소가 지워졌지만
순간 룸미러를 통해 본 내 눈은 반짝였다. 










나 떠나려고



나 비 와서 떠나려고.....  
비가 무에 좋다고
비만 오면 이 마음에
설레임 ...기대감

그냥
그래도 떠나면 무엇인가 있겠지

마구 들뜨는 가슴 안에
잠시라도 무언가 채워질거야...

그래서
나 지금 떠나려고 해

비를 타고 비에 잠겨서..................








 가내소 폭포에서



한신계곡에서


길엔
한창인 여름이 널려있다
계곡의 웅장한 물소리
녹음이 우거진 숲의 향기
느긋하게 먹이 찾는  새소리
너울너울 나비
간혹 짜증나게 하는 모기도.


지리안엔
지금 여름 향기가 가득더라.
즐비한 낙엽들은 거름이 되고
녹색 옷을 입은 나무 속에
이 여름이 덥다고 매미도 아우성이다.
왜 나무는 쌩뚱 맞게도 이 더운 여름 옷을 입고 늘어서 있을까?
물먹은 안개 스친 잎들도
내가 흘리는 땀처럼 진초록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아직 남아있는 여름
지리산엔
이런 내 마음의 속에 어우러져
자욱하게 안개가 끼여버리네
















오름은 세상의 이치처럼


건너야 할 계곡은 건너야 하고
엄습하는 경사의 힘겨움도
과욕이 부른 배낭의 무게도
다 내가 겪어야 되더라
다 내가 해결해야 되더라
내 것으로 해야만 서고 싶은 자리에
내가 있을 수 있다.

그게 세상이치니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고
내가 될 수 없음이다.

얼마나
나란 인간이
부족했나를 뼈저리게 느끼며
길을 가다
멍하니 나뭇잎 사이로 내리는 빛을 올려다 본다.



그 모든 것은
능선에 올라 시원한 바람맞고
하늘과 맞다은  능파와 구름의 환한 웃음을 보기 위한
고통이었음을 난 감사하게 여기며.........









영신대에서



녹이 쇠를 먹듯이 어리석음이
나를 먹고 있다

어지러운 마음이 내겐 고뇌의 바다 같고
한 순간도 눈을 뜨지 못하는 어두움 같다

벗어나고 싶은데...
오늘의 이 미칠 듯 소용돌이 치는 마음에서...


밤안개가 자욱하고 쏟아지는 비
오늘 같은 밤 나 여기에 있음에


마음의 짐을 벗어 놓고 날개를 다시 달아
지리 하늘을 벗삼아
그리움으로 목 말랐던 지나간 하루하루를 채워 본다.
 

반야 중봉 언저리님들도
제석단 님들도 비 바람과 함께
나처럼 뜬눈으로 밤을 지셀까?


어느새 어둠의 한가운데 와 있는 것 같네.......


그래도
밤새 무섭게 내리던 비가
영신대의 밤을 더 푸짐하게 해주었어


내 기억이 멈추어선 행복한날 영신대의 아침.....
지금 이순간에도
난 그 아침의 작은아이다..

지리가 너 그만 오라 할 때를 기다리며
또 하루를 채워 가련다..












거림 하산길



거림
왜 문득 잊혀진 사연 하나가 생각나는지
작전도로에서 곰을 만난 후로는
바스락 소리 나는 어둠 속에 곰을 두려워하며 떨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래도 과거는 다 미소 짓게 하네..스쳐가는 시간들아
너 어디 있다 불쑥불쑥 나에게 오고 있니?

히죽 히죽 웃음이 나온다
거기엔 모두가 들어있다
나의 발자취.......


수많은 생각 가득하건만
다 주절이 주절이 압축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용량이 넘쳐흘러 엉망이 되 버리겠지
적당한 선에서
계곡물에 쓸려가고
바람에 날려가고
망각에 흩어지고

그러면서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기다리겠지.....

이젠 흔적조차 희미한
그 많은 사연들

그래 넌 그렇게 흘러가라
난 이만치만 기억하리라...













알탕


지금까지 지리산에 들어 알탕은 딱 세번
한번은 새재에서
또 한번은 대성골에서
그리고 거림에서
등산객들이 있어 옷을 입은 체로 들어 갔지만
더위를 식히기엔 충분했다.
매번 산행을 한 후엔 한동안 땀띠로 고생을 해야만 했는데
알탕 덕분인지 이번엔 상태가 양호하다.
 

 



회상


숨어있는 산 안개는
어디 가서 찾아내나?

산허리 휘감던 운무는
어디 가서 이 밤을 지새우나?

산정에
피어나던 산 안개는
누구의 가슴에 묻혀있나?

생각 많아 잠 못 이루고
잠들다 지쳐버려도

그리워 할 지리라도 있으니
보고 싶은 지리 모습이 있으니

이 밤이 다 새도록
내 마음 담긴
지리에게 편지를 써 볼테야...

새벽은 저만치에서 다가오는데
새날이 되면 나에겐 어떤 것이 기다릴까?

고양이 후다닥 거리는 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어본다.




고마운 분들

개스 때문에 뻔한 길인데도 못 찾아 길 찾기에 도움을 주신 <꼭대>님

원지에 5시차를 예약해 놓고 피서객들 차를 생각 못해 
제 시간에 원지에 도착을 못해 버스를 놓쳐
<산랑>,< 백곰>님 따라 창원에 가서 맛있는 회도 얻어 먹고...
 

  • ?
    그냥저냥 2008.08.06 21:46
    어즈버 태평 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
  • ?
    능선샘 2008.08.07 00:13
    사진엔 피곤함이 전혀 안 보이니 이상합니다.^^*
  • ?
    하해 2008.08.07 00:32
    알탕 사진만 봐도 시원시원하네요.
  • ?
    편한세상 2008.08.07 01:47
    에구~ 셔츠라도 벗고 들어가시지요. 아하!!! 배둘래햄이
    두려우신지???
  • ?
    소주한잔 2008.08.07 10:06
    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


  • ?
    선경 2008.08.07 10:33
    다소곳이 들국화가 가을을 재촉하는것 같네요
    지리의 여름향기안에 하이얀계곡물~~그리고진로님~~
    보기만해도 시원합니다~~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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