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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이면 지리산 산길이 두달여의 휴식에 접어들고  
두달 동안의 그리운 마음을 서둘러 그 품에서 노릴다 오려고 합니다.
내가 가는 그 길을 그대 또한 마음으로 동행하시겠지요

어제 내린비로 화엄사 계곡은 즐거운 노래를 부릅니다.
무엇이 흐르는 물로 하여금 노래하게 하는지요?
바위이겠지요 흐름을 방해하는 바위이겠지요.
그대에게 나중에 노래하게 하려는 것은 지금 그대가 그대의 가족이 힘겨워하는
오늘의 아픔이겠지요. 나는 그대가 부를 그 노래를 흐르는 물의 노래속에서 듣습니다.

국수등을 지나는데 하늘엔 달이 밝기만 한데 안개가 자욱합니다.
능선에 올라서면 오늘은 또다른 선물을 주시겠지요.



집선대를 지날 쯤 기차에서 만난 동행이 걸음이 좀 늦어지네요.
장터목까지 가서 백무동으로 가신다는데 힘에 좀 부치시나봅니다.
옆 계곡의 물소리가 힘차게 들립니다. 집선대 폭포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노고단 대피소에서 식수를 보충하고 기차에서 만났던 동행에게 인사를
하려고 찿아보는데 만나지 못했습니다. 좋은 산행을 하시겠지요.
피아골 삼거리에 오는 도중에 온통 빙판길입니다.
임걸령 샘에 드디어 물이 흐릅니다.!!!
흐르는 것이 아니라 쏫아집니다. 말랐던 대지가 하늘의 넉넉하심을 가득 품은 이유이겠지요. 임걸령 샘물이 참 좋은데 이번에는 벗에게 가져가지 않겠습니다.
봄이오고 꽃이피는 날 그 꽃들의 향기를 담아서 함께 가져가야지요.

임걸령 샘터를 지나면서 약간의 오름을 차근차근 오름니다. 길 오름이라서
제법 힘이 드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노루목을 지나면서 히미하게 펼쳐진 운해를 바라봅니다.
해가 뜨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반야봉에 올라서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요? 아쉬움을 마음에 담고 삼도봉으로 향해서 운해가 펼쳐진 남쪽을 바라봅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는 것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사진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요한 반야봉의 모습이 편한합니다.


토끼봉에서 일출을 보려고 시간을 조절하면서 천천히 오르는데 욕심이 과해서일까요.
아니면 누군가가 토끼봉을 낮추어 놓았을까요? 너무 빨리 올라와 버렸습니다.
한참을 쉬면서 발아래 펼쳐진 운해를 바라보면서 일출을 기다립니다.
오늘의 일출은 구름사이로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일출입니다.


소담한 일출 그 아래로 고요한 아침의 바다가 펼쳐집니다.


저런 모습으로 내게 주어진 소풍길을 감사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지요.  





연하천 가는길에 운해을 좀 더 담으려고 산죽을 헤치고 바위 위로 올랐습니다.



연하천 샘은 항상 넉넉합니다. 그 맑은 물을  담아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내가 이 넉넉한 지리산에 오면서 벗에게 주고 싶은 것이 이곳의 정갈한 물입니다.
그대가 이 이슬과 같은 물로 인해서 힘을 얻을 수 있다면 내 기쁨이 얼마나 클까요?


형제봉과 나무는 참 정답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저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벽소령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아니 없어서 더 많습니다.                                       따스한 햇빛과 고요한 평화가 넉넉합니다.


선비샘에도 물이 쏫아집니다. 둘러보는 나무가지 끝에도 넉넉함이 달려있습니다.
벗에게 줄 한병의 물을 담아 넣고 식수를 보충했습니다.


덕평봉을 지나 세석 가는 길에 만나는 모습들입니다.




세석대피소의 편안함을 바라보며 이제 봄이와서 야생화들이 피어날 그 모습을 그려봅니다. 벗들과 가족의 마음이 모아져서 그대 일어나 걸을 때 우리 이곳에서 밤을 새워
별을 보며 도란도란 애기를 나눌 그 날을 나는 꿈을 꿉니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다른 대피소와는 대조적으로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아마도 단체로 오신 분들인것 같네요. 등산화를 벗고 피곤한 발을 쉬면서 아내가 만들어준 미숫가루와 사과로 요기를 했습니다. 옆에 있던 분이 다리에 근육통으로 힘들어 해서 아스피린 두알을 씹어 드시라고 드리고 사과 한쪽씩 나누었습니다.


천왕봉에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걸어왔던 길을 뒤돌아 보고 중봉으로 향하는데 쌓였던 눈으로 발이 편합니다
중봉에서 바라보는 써레봉과 황금능선이 참 좋습니다.




써레봉에서면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드네요. 올려다보는 천왕봉이 든든해서 좋긴하지만
보고 있어도 그리운데 다시 볼 그때까지 그리워해야 할 노릇입니다

치밭목에서 오후에 마시는 원두커피의 맛은 넉넉해서 좋은데 오늘은 아음에 담고만 가야 합니다.지난달 아내와 종주하면서 마신 그 향이 가슴에 남아있는 듯 하네요 너들길을 내려오는데 왼쪽 계곡의 물소리가 제법 힘차게 들립니다 무제치기 폭포에는 하얀 얼음과 적당한 폭포가 어우러져서 참 좋습니다.


세재삼거리를 지나면서 조금 내려가면 능선으로 이어지는 너들길이 있는데
나는 이 길을 지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너들길을 좋아하는 괴짜가 아니라
그 길을 걸으면서 보는 아래에 펼쳐진 계곡이 참 좋습니다. 길고 넉넉한 모습이
속되고 좁은 나를 아무 말 없이 안아주는 듯 해서 편안하기 때문이죠
산행이 끝나는 유평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17:30분에 출발하는 버스 시간에 맞추려고 치밭목에서 좀 부지런히 걸었지만 버스 정류장까지 20여분만에 간다는 것은
생각지 못할 일이고 안되면 18:30분 버스를 타려는 편안한 마음으로 걷는데
오래된 자동차가 멈추며 타라고 하시네요. 유평리 탐방센터에 계시는 분이라고 하시는데 참 고마운 일입니다. 내리면서 아껴 놓았던 사과 하나를 꺼내는데 만류하셔서
그분의 차에 두고 내렸습니다.
새벽에 화엄사에서 출발하면서 그대를 생각했습니다.토끼봉에서 일출을 보면서, 영신봉 오르는 힘든계단을 오르면서, 천왕봉에서서,
한적한 유평리 길을 걸으면서 그리고 종주를 끝내면서...
그대가 일어서서 산에 들 수 있는 날이 오면 나는 기쁜 마음으로 함께 이 길을 걷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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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안 2009.02.17 22:40
    지리산이 닫겼으니 얼레지가 피는 5월에나 갈 수 있겠습니다.
    가지도 못하면서 지리산의 주능선이 닫기면 왜 마음이 답답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주머니가 빈 날, 하필 배가 고팠던 어느 날의 아쉬움 같은...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한달음에 다니시는 산님들은 좋으시겠습니다.
    굉장한 지리산이였다는 것을 짐작하면서 감사드립니다.

  • ?
    푸르니 2009.02.17 22:41
    벗님과 함께 산에 드시게 되기를 저도 기원합니다~
    운해가 너무 멋있네요^^
    화엄사~유평리를 단숨에 걸으시는 물가님 존경합니다^^
  • ?
    선경 2009.02.20 11:17
    꿈을 꾸듯 지리의 구름바다위를 산책해봅니다
    와우~~넘넘 멋진시간입니다~~쉴만한물가님

    지리의 구름바다 가슴에 하나가득 담아갑니다^^*
  • ?
    슬기난 2009.02.28 17:16
    부지런하신 발걸음 덕분에 멋진 운해을 맞이 합니다.
    산문이 닫혀 걷지 못하는 종줏길이라 아쉬운 마음에
    님의 글따라 나서 지만 하도 바람처럼 다니시는 분이라
    따라 읽기도 힘이 듭니다,^^*
    늘 즐거운 산행하기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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