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연못찾아!(2)

by 슬기난 posted Oct 01, 2009 Views 3071 Replie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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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산행일 2009. 9월30일 오전 5시 ~ 오후 2시까지 ㅇ 어디로 ~ 거림~촛대봉~거림 ㅇ 누구랑 ~ 진주 친구랑 오래전부터 약속한 친구와의 지리산행을 위하여 자정 남부터미널에서 심야버스을 이용하여 진주 터미널에 내리니 잠시 후 도착한 친구의 주선으로 오죽로터리에서 느긋하게 아침(?)까지 해결하고 어두운 길 쉬엄쉬엄 헤치고 도착한 거림주차장, 준비를 위하여 랜턴을 켜니 벌들이 반갑다고 달려든다. 여름 같았으면 날이 밝았을 시간이건만 이제 점점 밤이 길어져 캄캄한 어둠속을 랜턴에 의지하여 길상사 옆으로 돌아 슬그머니 잠입을 시도한다. 어디 어둠속 산행이 한 두 번이랴만 어쩐지 생소함으로 다가옴은 바쁜 일상에 자주 들지 못 함 때문이리라.. 상당한 경력을 자랑하는 담넘기에 익숙한 이 몸과는 반대로 점잖으신 체면에 담 넘기가 고역일 텐데 철망에 바지가 걸려 몇 번의 시도 끝에 넘어서는 친구의 모습에 미안함과 아울러 실소가 나온다. 잔잔한 날씨에 이슬도 없어 편안한 산길을 헤치다보니 어느덧 계곡 너른 반석에 도착하여 배낭내리고 잠시 땀을 식힌다. 계곡을 건너 길 따라 가다가 어둠속이라 그런지 계곡을 건너갔다가 다시 건너 와야 할 곳을 놓치고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가다보니 시간이 지체된다. 다시 제대로 된 길을 찾아 가다가 산죽사이 삼거리 길에서 계곡을 따라 난 길을 찾아 약간 능선 쪽으로 우회하는 길 오르막에서 옆으로 비스듬히 난 새 길이 보이길래 따라가다 보니 제대로 길을 못 찾아 계곡으로 내려선 길도 아닌 길이다. 와룡폭포! 이제 날이 밝아 오고 기왕 계곡으로 내려선 김에 계곡산행을 하기로 하고 시원한 냉기에 땀을 식히며 오른다. 작은 바위를 올라서며 잡은 나무가 부러지며 엉덩방아를 찧는 순간 오래전 겨울 천왕봉 살짝 얼은 바위에서 미끄러지면서 다친 꼬리뼈 생각이 스치지만 다행히 걸을만하다. 휴~~~ 계곡에는 아직 이른 듯싶은 단풍이 간간히 눈에 들어오고 저 만큼 와룡폭포가 확연히 줄어든 수량으로 제 모습을 잃고 흘러내리고 있다. 평일 이른 아침 마치 전세 낸 것처럼 호젓함이 밀려오고 한동안 폭포에서 과일 나누며 선선한 도장골 모습과 공기를 들이마신다. 처음 발을 들여놓은 친구의 감탄소리가 함께하며 합수부 지나 촛대봉 방향으로 오르니 아직 단풍이 들지도 않은 녀석이 있는가 하면 벌써 서리 맞아 시들어 버린 녀석들도 제법 있다. 촛대봉골 합수부에서 빠알갛게 물들은 단풍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이제 오르막길 대비하여 마음의 준비를 한다. 저만큼 남부능선과 내,외 삼신봉이,,, 한동안 땀을 흘리고 작년 9월초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운무 속에 내려오며 놓친 촛대봉 남릉 갈림길을 유심히 눈 여겨 보고 전망이 트이는 능선 전망대에 올라서니 구름이 끼어 행여 모습도 못 볼까 조바심 낸 지리 상봉이 눈앞에 나타난다. 저만큼 남부능선 내.외 삼신봉이 오랜만의 상봉을 반기듯이 새초롬히 물러나 앉아 눈길을 주고 있고 초록의 향연 속에 단풍은 선명하게 붉은색으로 점점히 박혀 이제 성큼성큼 다가오는 가을을 알리고 있다. 시루봉 좌측 우회로를 버리고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가파른 바위 길을 조심조심 기어오르니 같이 한 친구의 긴장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ㅎㅎ 가야할 시루봉!(장군봉) 일출봉능선과 황금능선, 그리고 희미한 웅석봉과 달뜨기 능선이 보이고,, 제석봉 뒤로 상봉이 보이고,,, 촛대봉이 ,,, 세석고원과 저만큼 보이는 창불대와 영신봉! 언제부터 청학연못 한번 같이 가자고 약속하여 기회를 보던 중 마침 성낙건선생님의 지리산 특강을 준비하여 최근 저서에서 연못에 관한 구절에 관심이 많아 순순히 따라나선 친구와의 산행이 어느덧 시간이 제법 흐르고 옛 기억에 의존하여 연못을 찾으려 숲속을 헤치나 약간 아래쪽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니 쉬이 찾아 질 리가 없어 덩달아 머릿속도 오리무중에 빠진다. 곰곰 온 길을 되짚어 전망이 트이는 곳에 올라 가늠해보니 약간 아래쪽에서 헤맨 것 같아 다시 길을 따라 올라 이정표 있는 바위에서 길을 잡아 내려선다. 기억은 믿을게 못되는지 짧은 거리였다고 생각되는 내리막길이 제법 길게 느껴지고 잘못 내려섰나 싶은 마음이 들 때 나타나는 아늑한 연못이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연못 주위의 단풍이 절정이고 고요한 연못 주위엔 새들의 노래 소리뿐 신비로운 모습에 서로 감탄하며 한동안 머무른다. - 이 그리움 어쩌랴 - 달빛의 미소가 기막히게 감미로운 숨결로 은은한 기척 떨구어 놓으면 가슴 사무치도록 일렁이는 보고픔에 잠들지 못하고 술잔에 서성이는 글썽임 행여! 산 꽃 피고 밤빛 떨어지면 애타는 심정 녹여줄 어여쁜 사랑으로 오실까 사랑한다 수천 번 고백의 되뇌임에 쓰러질 때 어슴푸레한 바람에 대답없이 떠밀려온 이름이여 달맞이꽃 그리움으로 기다리던 그리움 천 년 바위 서러운 침묵의 울음 되어 소진된 그대 향한 마음 어찌하면 좋으냐 글/윤여선 오후 스케줄 때문에 시간 계산을 해보고 빠른 걸음으로 촛대봉을 올랐다가 내려가기로 하고 길을 헤치니 천상화원을 연상시키던 꽃밭이 이제 서서히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으나 아직 마지막 힘을 다하여 예쁜 모습을 자랑하는 녀석들이 있어 잠시나마 눈길을 주고 발길을 멈춘다. 언제인지 모르게 제법 세력을 형성한 구름들이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온 지리산에 그림을 그리고 있고 슬그머니 주능선에 들어서니 평일이라 그런지 지나는 산님들이 거의 없다. 로프메고 올아오는 공단직원들의 인사를 뒤로하고 세석대피소에 들어서니 역시 몇 사람뿐 오후 일정을 생각하여 바로 내려선다. 덕산 방향! 남부능선을 삽시간에 덮는 구름! 멀리 반야봉이,,, 시원한 세석 물맛에 마른 목축이고 잠시 내려서다가 슬그머니 옆길로 들어서 잡목과 씨름을 시작한다. 시야를 막는 잡목과 그리 오래되지 않았건만 희미한 기억에 또다시 낙엽 부스러기만 둘러쓰고 시간상 암자터 찾기는 다음으로 하자는 친구의 말에 그대로 아랫길로 내려서고 만다. 새벽에 아침을 한터라 꽤 오랜 시간이 흘러 느끼던 시장기도 약간의 과일과 내리막이란 생각에 그냥 내려서다가 해결하기로 하고 쉬엄쉬엄 거림으로 내려서니 띄엄띄엄 올라오는 분들이 제법 있다. 북해도교 옆 막아놓은 나뭇가지를 넘어 계곡에서 준비해온 점심을 나누고 익어서 절로 떨어진 다래 열매가 물속에 제법 있다. 낙하지점을 잘 골라 싹이나 틔워 볼 일이지,,, 오랜만의 고향친구와 지리산행이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그동안 못 나눈 이런저런 이야기로 거림 내리막길이 아쉬움 속에 마무리 된다. 성낙건 선생님과 진주친구! *다시 진주로 잠입하여 귀가할 표 구입하고 某 대학 연구실에서 성낙건 선생님을 만나 지리이야기로 잠시 한담을 나누고 강의실에서 풋풋한 젊음을 자랑하는 학생들과 선생님의 지리산 강의를 가슴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