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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간(인월~금계)은 지리산둘레길 시범구간으로써

지리산 북부지역인 남원시 산내면 상황마을에서

등구재를 넘어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을 잇는 길이 주요 구간인데,

옛 고갯길인 등구재를 중심으로

지리산 주능선을  멀리 조망하면서 걷는다.

 

천왕봉을 위시한 지리연봉을 바라보며

옛이야기를 즐기는 구간이다.

6개의 산촌마을을 지나 엄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므로

때때로 좁다랗게, 넓게 펼쳐진 다랭이논과, 

걸으면서 만나는 암자, 임도와 그윽한 숲길, 제방길, 농로, 차도, 등등

산과 계곡을 다양하게 체험하며 힐링할 수 있는 구간이다.

 

 

둘레길 3구간의 시작점이다.

작열하는 6월 태양빛이 쏟아지고 지루한 둑길이지만,

인월을 스쳐 흐르는 람천의 물소리는 도란거리며 따라나선다.

 

 

 

인월에서 출발하여 둑길을 따라 오리쯤이나 걷다보면

3구간의 첫마을인 중군마을에 다다른다.

람천이 인월 옆댕이에서 풍천을 만나 

함양의 임천으로 이어지는, 냇물이 끼고도는 마을인데

임진왜란 때에 전군과 중군, 후군 중에 중군들이 진을 쳤다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커다란 정자나무 옆 마을정자에는 촌로 몇이서 한담을 즐기고 있을뿐,

 마을은 소울음 조차 안 들리는 한낮,

고적함인지 여유로움인지 무심히 그저 지나는 나그네는 아지못한다.

 

 

 

고도가 조금 높아지는 숲길,

작렬하는 햇빛속에서 뻐꾸기울음이 가까웁다.

숨이 차고  이마엔 땀방울이 솟는다.

그 때 만난 암자 - 황매암 .

봄이면 노란 매화가 많이 핀다하여 지은 이름.

'석천'이란 석간수로 목을 축이고 갈길을 재촉한다. 

 

 

 

적적한 숲길을 따라 걷노라니

갑자기 뒤에서 한 떼의 단체객들이 따라 붙는다.

어느 단체 청춘들의 극기훈련이 새삼스레 돋보이는데

소란함을 뒤에 남기고 총총이 앞서간다.

 

 

 

주인없는 목로.

아무리 힐링숲길이라 하나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넘은 과객에게

한잔의 탁주는 입에 보약이다.

그러나 주인은 없고 얕은 계곡수에 담궈 놓은 

한말들이 동동주와 스텐 주발, 그리고 시큼한 묵은지 한통,

셀프로 따라 마시고 한잔에 2천원을 쳐서

지폐는 자갈로 눌러두고 가면 그만이다.

'양심목로주점'이다. 

 

 

 

 

수성대에서 배넘이재로 오르는 숲길,

짙어지는 녹음속에 새소리만 낭자하다.

 

 

'개서어나무'가 우람하게 서있는 배넘이재.

나무그늘에서 한숨을 돌린다.

 

 

 

푹신한 숲길에 햇볕이 그윽하다.

산길을 가다보면 그 끝이 아련하여

인생행로 그 어디쯤 가고있는 지 아지못하고

주변을 스치는 바람에 살랑이는 나뭇잎,

작은 새 소리에도 마음은 차분해진다.

 

 

 

다양한 안내표지가 과객을 안도케한다.

이 근년에

전국 각지에서 분별을 모르고 경쟁적으로 이름붙인 걷기길에

대다수가 식상함도 없지 않으나 

그것을 시설하고 유지관리하는 노고는 인정된다.

 

 

 

 

배넘이재를 넘어서자 저멀리,  

몇년 전에 일어난 산사태로 찢기운 상처,

천왕봉을 위시한 주능선이 눈앞에 우뚝하다.

좌로부터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연하봉......

 

 

 

 

노루목재 넘어가서 만나는  장항(노루목-獐項)마을.

그 뒷산에

2008년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400년의 소나무당산이 반겨준다.

푸짐하고 우람한 몸푸에 땅에 닿을 듯 처진 가지는

마을수호 토속신의 영험이 깃든 듯하다.

 

 

 

빙빙 둘러진 산자락에 붙은 듯, 안긴 듯한 장항마을.

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여실하다.

 

 

 

소나무 당산고개에서 본 둘레길.

저멀리 구불거리는 농로를 따라 매동마을 뒷산 - 서진암 산록으로 접어든다.

 

 

 

해가 서산에 기울자

동녘에서 떠오른 반달이 그 빛을 이어받아

고즈넉하게 잔디밭에 쏟아놓는다.

 

 

 

'나에게 사랑은 아직 끝나지않고

이밤사말고 하필 그대가 생각나......'

 

 

 

 

 

상황마을 뒷편으로 둘레길은 계속된다.

 

 

 

 

 

상황마을에서 등구재에 이르는 다랭이논,

아침나절,

밤꽃의 비릿한 내음과 다랭이논뚝의 정겨움이

나그네 걸음을 여유롭게 한다.

 

 

 

 

 

굽이치는 산너울과 다랭이논을 바라보며

등구재를 향하여 오른다.

 

 

 

 

 

 

그 옛날,

경남 함양과 전북 남원을 잇던 - 하고많은 사연이 쌓인 고갯길 - 등구재.

거북이등 같은 모습이라서 등구재라 했다던가....

지금,

아침햇살 퍼지는 그곳에는 자그만 팽나무가 그늘이 되고

몇개의 평상이 걷는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고있다.

 

 

 

 

등구재 넘어 함양군 창원마을 뒷산으로 개설한 임도.

구불거리는 임도 한 켠에는 간이 매점도 있었지만,

풀이 무성한 꼴이 영업포기한지 오래된 모습이다.

 

 

 

무성한 적송림 너머로 보이는 주능선 심장부분,

좌로부터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이 손에 잡힐 듯하다.

 

 

 

길가에 마련된 과객에 대한 배려...

 

' 나에게 한 바가지 물을 주는 그 마음은

하늘에 흐르는 구름 속의 인연이다'

 

 

 

 

 

구름골농원 정자에 앉으면

낮은 처마 너머로  장쾌하게 흐르는 지리주능선이 아련하게 보인다.

 

 

 

주능선이  바라보이는 곳에

흐드러지게 핀 작약 꽃밭,

가공되지않은 구부러진 나무로 지은 정자가 정겹다.

 

 

 

 

옛날, 마천면의 세곡을 거두어 저장한 창고가 있었다하여

이름 지어진 창원마을,

금대산 동쪽 자락을 휘돌아 사뭇 높은 고도에 이르자

갑자기 눈앞으로 열리는 '하늘길'

중간중간 길가에 야생으로 자란 오디열매가 걷는 이의 마른 입을 적셔주기도 한다.

 

 

 

 

 

마을에 새로 자리잡은

번듯한 전원주택들이 시선을 끈다.

토박이 마을주민과의 마찰이나 위화감 없이

성공적인 귀촌생활이 되기를 빌어본다.

 

 

 

저멀리 천왕봉,

그 아래 칠선골로 들어가는 마을 - 추성리가 시야에 들어오니

3구간 종점인 금계마을이 멀지않았다.

 

 

 

금계마을 정자.

3구간 종점인 금계마을에 도착한다.

남향받이에 천왕봉을 건너다보며 터를 잡은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이다.

당초의 이름은 추성골로 들어가는 징검다리가 있었다하여

'노디목'마을(징검다리 마을)이라 했다는데,

요즘은 민박집이나 펜션이 많이 들어서고 산지를 개발하여 택지를 만드는 등.

둘레길과  추성동의 벽송사, 칠선골의 관광 수요에 맞춰

급속히 변모하는 마을이다. 

 

 

 

 

의탄교. 옛날 다리...

이름도 형태도 의미도 아름다운,

임천을 가로질러 벽송사, 서암과 추성동에 이르는 길이다.

바로 옆에는 최근에 새로운 다리가 놓여 추성동까지 2차선 도로가 달린다.

 

 

 

밤늦은 시간이지만

차편으로 오도재에 올라 '지리산 제일문'을 올려다 본다.

시간이 다소 걸릴지라도

아니, 오히려 아껴 먹는 사탕처럼 천천히...

지리산 한바퀴를 온전히 이어 걸어보리라.



'망설이지말고 떠나라'

시간과 기회는 나를 기다려주지않는다.

 

 

 

  • ?
    선경 2015.07.11 21:39
    하늘에 흐르는 구름속인연~~낭만의 길손
    여유로움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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