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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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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산행일 - 2012.12.23 06:30 ~ 18:00 o 어디로 - 반선~폭포수골~화개재~반선 o 누구랑 - *.* 님들과 o 유난히도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겨울이 계속되고 지난 달 아침 운동을 하다가 다친 왼 무릎 때문에 산에 들지 못하여 근질근질한 몸을 이끌고 오랜만에 지리공기를 쏘이러 간다. 아무래도 산행은 힘들 것 같아 베이스켐프조로 신청하고 적당히 오르다가 후미조 만들어 쉬엄쉬엄 눈 구경이나 할까하고,,, 반선에서의 반가운 만남의 시간이 흐르고 아침 일찍 출발하려한 산행계획에 새벽같이 일어나 준비하고 나서니 어둠속에 밀려드는 매서운 추위가 온 몸을 파고든다. 하늘은 온통 어둠이고 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어둑한 뱀사골 계곡을 랜턴 켜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오르고 요룡대에서 잠시 인원 점검을 한다. 희미하게 날이 밝아오지만 랜턴의 도움을 한동안 더 빌리고 전 날 내린 눈을 밟으며 오름짓을 계속한다. 눈꽃 위에 핀 사랑/김미경 달빛은 바늘로 쪼개져 내리고 정적 같은 나의 세월 아! 푸른빛이 일렁입니다. 한 짐 가시나무에 퍼지는 불살 고독은 반쯤 빼곰히 열고 어둠으로부터 반쯤 가려집니다. 빈공 책 처럼 하야니 가슴을 비우면 한 줄의 청신한 바람으로 깃든 당신 유유교 지나면서 나뭇가지에 핀 얼음 꽃! 절절한 내 소망하나 별 하나 돋아 그리운 눈빛으로 살아옵니다. 설령, 시리도록 외로울지라도 동그랗게 피어나는 얼굴 하나 눈꽃 속에 더욱 붉은 겨울꽃. 순한 뱀사골 오름길 절경을 즐기며 쉬엄쉬엄 오르며 어느 지점까지 동행 할까 생각에 잠기며 제승대 지나고 유유교에 다다르니 하얗게 얼음꽃이 핀 나뭇가지모습이 환상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잠시 카메라 꺼내어 시간을 지체하는 사이 어느새 선두는 폭포수골 입구 본류를 건너 저만큼 진행해버렸다. 잠시 갈등을 일으키다가 예상외로 다리 상태가 괜찮은 것 같아 그대로 따라 오른다. 폭포는 올라야겠는데 자일은 얼어붙고,,, 폭포수골 초입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그리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 예상을 못하였다. 몇 번 다녀본 길이고 전에 겨울에 다녀 간적도 있으니,, 험한 계곡 아직 선답자의 발걸음도 없고 이리저리 계곡을 건너가며 길을 잡으나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아 미끄러운 나무 잡고 행여 물에 빠질세라 조심조심 건너간다. 많지는 않지만 제법 쌓인 눈이 얼어붙은 계곡을 살짝 덮어 선두에 서서 진행하는 님들을 마치 크레바스에 밀어 넣듯이 물속으로 빠뜨린다. 반야 북사면 찬바람에 얼른 양말 갈아 신기고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잠시 간식거리 나눈다. 경사진 바위를 오를라치니 제법 미끄러워 아이젠 착용하고 없는 길은 절벽위로 우회해가며 길을 줄인다. 선두는 제법 쌓인 눈에 길 내기에 힘을 쏟고 이윽고 보조자일 걸린 폭포에 도달하여 얼어붙은 자일을 흔들어보나 꽁꽁 아래위로 얼어붙어 오르기가 난감한 구간이 나타난다. 쳐다만 보고 있던 님들 중 돌아 내려가자는 님들이 나오고 지난 9월 내려오며 큰 나무가 쓰러져 왼쪽 우회로를 막아 간신히 뚫고 내려선 기억이 있는지라 급경사 오르막 나무사이로 기어올라 간신히 넘어선다. 박영발비트 갈림길 안내 이정표를 대신하는 계곡 바윗돌도 눈과 얼음에 파묻혀 식별이 어렵고 눈가름으로 비트쪽으로 올라서 잠시 다녀 올 사람 없냐고 물으니 눈 길 오름에 지쳐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이 험한 산골짜기에서 이념 때문에 추운 겨울을 보냈을 빨치산들의 한숨어린 탄식이 들리는 듯하다. 1954년 2월 긴 추위에 시달리다가 죽음으로 그 고통에서 벗어났을 민족의 비극적인 역사 현장이다. 드디어 묘향대 가는 길 공터에 올라서다! 원래는 묘향암쪽으로 바로 오르려 하였으나 갈림길에서 잠시 혼동을 일으키고 눈 속에 확실한 본류로 방향을 잡아 오른다. 네발로 기다보니 이제 장갑도 얼어붙고 스틱 손잡이에 얼음이 얼어 손가락이 얼어온다. 보조 장갑 꺼내어 갈아 끼고 마지막 실폭포 흐르는 경사를 넘어서나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길이 가도 가도 끝이 안 나온다. 길도 없는 계곡치기에 힘을 다 쏟아 붙고 난 까닭이리라.. 차라리 비트 위쪽 능선으로 길을 잡아 오를것을.... .. 그리 길지 않은 계곡을 오르는데 거의 4시간이 다 되어가니 그럴 수밖에,,, 날은 추워지고 눈발은 날리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드디어 나타나는 묘향대 갈림길 공터가 그리 반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흘린 땀에 배낭내리고 준비해온 삼계탕 데워질 동안 온 몸이 떨려와 서로 개 떨듯이 떤다고 우스개 소리가 오간다. 따스한 국물로 몸을 덥히나 바람과 날리는 눈에 오래 지체 할 수가 없어 부리나케 배낭 둘러메고 계획을 수정하여 주능선으로 탈출한다. 주능선으로 나오다! 묘향암 다녀가신 선답자의 발자국이 희미하나마 보이는 것이 다행이고 바람에 다시 쌓인 눈에 러셀의 고행을 한동안 계속한 끝에 나타나는 주능선 반야 갈림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따라오신 님, 한 분 길가에 철퍼덕 주저앉으신다. 일요일이지만 오가는 산님들이 전혀 없고 잠시 진행하여 눈보라치는 삼도봉에서 도착하시는 님들의 삼도봉 인증샷 놀이하다가 매서운 바람을 피하여 서둘러 하산한다. 삼도봉 인증샷 남기고,,, 하루 중 제일 조망이 좋은 때,, 저만큼 토끼봉이 희미하게,,, 북적거리던 화개재에는 바람만이 정적을 깨뜨리며 휘감아 돌고 있고 저만큼 보이는 토끼봉에 눈 한번 주고 뱀사골 대피소로 내려선다. 이제 시원찮은 무릎에 내려갈 일이 걱정이다. 대피소에서 잠시 간식 나누는 님들을 뒤로하고 어둡기 전에 마무리하기 위하여 먼저 출발한다. 아직 햇살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날리는 눈발에 그리고 지리 북사면 추운 바람이 사정없이 얼굴을 할퀴고 들어 안면 보호대 꺼내어 마치 알카에다 대원처럼 무장하고 내려선다. 화려하게 피어 유혹하는 눈꽃의 요염함도 뿌리치고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여 어둑해지는 반선교 건너니 힘들다고 베이스캠프에서 오매불망 기다리신 형수님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지아비 마중을 나오셨다. 하나 둘 도착하는 님들의 표정이 즐거운 산행의 상큼함보다는 지친 기색들이 역력하다^^* < 이제 뱀사골 9.2km 내려갈 일만,,,,,,한산한 화개재에서 Winter Time - Steve Miller B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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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광 2013.01.02 13:12
    대단하세요...대단해요. 계곡산행 솔직히 두려워서 못합니다.
    삼도봉,토끼봉 주능선 길...반갑구요. 잘 보고 갑니다.
    새해도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잘 이루어 지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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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2013.01.09 12:38
    지리의 겨울꽃 행복하게 한아름 안고갑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슬기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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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솔지기 2013.01.14 19:45
    지리의 속 깊은 눈,
    더구나 그 속살 헤집는 산행은 멀고멀지만
    주위에 하얗게 소리없이 쌓이는 눈이 정겹습니다.
    아직 녹지않고
    깊고 희고 ....두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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