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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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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에서 쌍계사까지 o 산행일-2007년 10월.22일 03:20~ 19:50 o 어디로 - 실상사-중북부능선-삼각고지-세석-남부능선-쌍계사 o 누구랑 - 장돌뱅이, 슬기난 o 시간대별 산행기록 o 03:20 - 실상사 o 05:45 - 삼정산 o 07:00 - 영원령 o 08:20 - -도솔암 갈림길(아침식사-30) o 09:45 - 삼각고지 주능선 o 13:00 - 세석(점심-35) o 16:00 - 삼신봉 o 19:50 - 쌍계사 입구 다리(산행 마무리) o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옷깃 여미며 나선 산행 길 동서울터미널에서 잠시 한눈 붙인 사이 먼 지리 실상사앞까지 공간이동을 시켜준 백무동행 버스는 텅 빈 몸을 돌려 안식처를 찾아 함양으로 돌아가고 초저녁에 일찌감치 출근했다가 조기 퇴근한 달님을 대신하여 밤하늘엔 별님들만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다. 오랜만의 긴 코스이고 지난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뜸한 산행으로 약간 걱정은 되지만 먼 길 같이 하는 든든한 산우가 있으니 마음은 든든하다. 경치구경도 하고 여유 있는 산행을 하라고 눈치가 들어오기는 하지만,, 어둑한 주차장에서 마음 단단히 먹고 산행 준비 후 산길초입을 오르는데 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유성하나가 떨어져 내린다. 얼결에 소원 하나 빌어보지도 못했네,,,, 잠시 후 임도를 버리고 좌측 샛길로 들어서니 작년보다 더 풍성해 보이는 양봉터를 지나 산길을 헤친다. 이마에 땀이 배어나올 때 쯤 다시 임도와 만나지고 약수암 백구녀석 신경에 거슬려 바로 임도위로 산길을 이어 오른다. 4시가 되니 실상사 목탁소리가 은은히 귓전에 들려오고 순한 산길을 쉬엄쉬엄 오르니 약수암에서 오르는 산길과 합류하고 가족묘지 근처 샘터에서 졸졸 흐르는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니 고승 원효대사 생각이 떠오른다. 어렴풋이 보이는 앞쪽의 우뚝 솟은 산길을 이어 오르니 잠시 험한 바위지대 기어오르고 전망이 툭 터인 바위에 올라선다. 저 아래 산내, 인월마을 불빛이 포근하게 눈에 들어온다. 지리 가까운 곳에 계시는 분들이야 아침 먹고도 다녀오는 지리산이지만 매번 밤차로 내려와야 하는 처지인지라 저런 야경이라도 볼 수 있음에 위안삼아야지,,,, 오로지 어둠속이라 숲길을 발끝만 보고 오르는데 삼정산 표지석이 불쑥 나타난다. 올해 초 여기서 시산제 지내며 무사산행을 빌었었는데..... 긴 추위 대비하여 날씬해진 나무덕분에 어렴풋이 지리능선들이 눈에 들어온다. 內지리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지리산속의 산 삼정산에서의 조망이 아직 시간이 이르고 먼 길 가야하는 아쉬움에 뒤로하고 발길을 돌린다. 헬기장 가기 전 능선 샛길을 놓쳐 상무주암쪽으로 내려서 다시 능선을 잇고 영원사 갈림길에서 배낭내리고 잠시 다리쉼과 영양보충을 하는 사이 여명이 밝아져 고맙게 길 밝혀준 랜턴은 이따가 저녁에 다시 보기로 하고 휴식시간을 준다. 영원령 오르며 본 천왕일출 다시 키 작은 산죽이 앞길을 가로막는 오르막이 시작되고 주능선이 환하게 밝아오며 천왕봉과 중봉사이로 햇님이 불쑥 올라와 잠시 발걸음 멈추어 눈부신 광경을 맞이한다. 반야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영원령에 올라서서 갈 길을 가늠해보니 저만큼 주능선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반야봉과 주능선 산죽사이 갈림길이 이리저리 나있고 오르락내리락 한동안 땀을 흘리며 올라서니 지난겨울 7암자 산행 시 도솔암에서 올라서며 보았던 로프에 경고문 달린 바위가 나타난다. 시간도 제법 되어 주능선까지 올라 해결하려했던 아침을 하고 가기로 하고 간단히 준비한 행동식을 꺼내니 차갑게 식어 두 사람 다 드는 둥 마는 둥이다. 먼 길 먹는 만큼 간다는데 걱정이다. 쌀쌀해진 날씨를 감안하지 못하여 허술한 준비를 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집중력이 흩어지는지 사소한 산죽 갈림길을 가끔 놓치기도 하며 삼각고지 가는 길이 제법 길게이어진다. 음정 갈림길 아래 금줄 넘어서며 주능선에 거의 다다랐을 때 쯤 하산하는 산객을 처음으로 조우한다. 가을이 오는가 싶었는데 벌써 주능선상에는 낙엽이 떨어지고 평일인 탓인지 오가는 산객들도 없어 쓸쓸함이 감돌고 오늘 갈 길이 먼지라 그저 길을 줄이기에 바쁘다. 한적한 벽소령에서 잠시 머물다 부지런히 덕평봉 오름길을 오르니 언덕 오르기 힘겨워 쉬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만나진다. 벌써 졸졸거리며 수량이 확 줄어든 선비샘 시원한 물에 갈증을 풀고 조망 좋은 전망대에 올라서니 저 만큼 보이는 천왕봉과 제석봉이 벌써 겨울 채비를 마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 영신봉 나무다리 오르며 본 천왕봉 오락가락하는 날씨 때문인지 단풍이 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고 서둘러 도착한 세석에는 제법 사람들이 몰려있다. 저 만큼 보이는 삼신봉이 왜 이리 멀어 보이는지,,, 파스 냄새 풍기며 따스한 벤치에 앉아 해바라기하는 님들이 부러운 순간이다. 촛대봉 남부능선 간단한 식사 후 그나마 긴 휴식을 가지고 이제 내리막이라 위안삼고 남부능선 먼 길에 발을 내딛는다. 낙엽이 쌓여 맑은 샘터의 정취를 잃어버린 음양수에서 이제 긴 능선 상에 물 보충하기 힘들어 충분히 물 담고 고도를 낮춰가니 길가에 예쁜 단풍들이 간간히 보이기 시작한다. 석문 석문 지나 석간수 나오는 곳이 청학동이라 여겨 세석 근처에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하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남부능선 석문 지나고 한참 고도를 낮추고 나서 다시 오르막 올라 나오는 삼신봉이 멀어만 보이는 건 긴 산행에서 오는 피로와 그동안 자주하지 못한 산행 탓이리라,,, 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리 주능선 아무래도 귀경 예약 기차시간 맞추기가 어려울 듯싶어 일단 상불재까지 진행하고 결정하기로 하고 삼신봉에서 잠시 휴식을 가지며 멀리 지리 주능선 파노라마를 즐긴다. 발아래 거림쪽으로는 아래로 향하는 단풍들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듯하고 머릿속은 남은 거리와 시간계산에 복잡해진다. 삼신봉에서보다 시야가 깨끗해진 내삼신봉에서의 조망도 귀찮아짐이 오늘 남은 산행이 험난해 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길가 송정굴도, 쇠통바위도 곁눈질 한번 주며 다음을 기약하고 상불재 가기 전 봉을 쉬엄쉬엄 넘어 금줄 놓인 능선에서 잠시 고민하다가 쌍계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원래 형제봉 거쳐 섬진강가 외둔리로 하산 할 계획이었지만 예약한 기차시간 맞추기가 아무래도 촉박 할 것 같아 마음을 비우고 다음을 기약한다. 여기까지 와 꼬리부분을 남겨놓아 아쉬움은 크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반겨주는 지리이기에,,,, 이제 햇님이 다시 서산 너머로 모습을 감추고 험한 너덜 길 내려서며 다시 랜턴을 꺼낸다. 흐르는 땀에 물소리 들리는 계곡에서 시원하게 뛰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아 “알탕 함 하면 좋겠다” 하니 손사래를 친다. 하긴 여간 쌀쌀해야지,,,,ㅎㅎ 컴컴한 불일폭포 올라가는 불빛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고 환하게 불 켜진 봉명산방에 들러 인사나 하고 갔으면 하나 지친 다리는 그냥 아래로 향하고 있다. 이틀 뒤 부산에서 만나보았지만,,,, 어리바리 계획을 세워 고생만 시키고 마무리를 못하여 미안한 중에서도 다음에 마무리 하실까요? 물으니 웃으며,,, 글쎄요! 어둑한 화개동천 다리 건너니 호출한 구례택시 정확하게 시간 맞추어 도착한다.
  • profile
    김수훈 2007.10.31 17:53
    귀신표 광속단이 또 나타났구만!
  • ?
    오 해 봉 2007.10.31 18:02
    눈에익은 반가운 사진을 보았습니다,
    실상사에서 남부능선을 따라서 쌍계사까지 보통사람들은
    2박3일 코스인데 하루에 가셨군요,
    봄에 부러졌던 갈비가 완쾌 된것같아 반갑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
    쉴만한 물가 2007.10.31 21:51
    예쁜 단풍과 넉넉한 능선이 자꾸만 손짓을 하는 듯 합니다.
    좋은 음악과 좋은 글 좋은 사진 감사를 드립니다.
  • ?
    부도옹 2007.11.01 00:14
    몇 몇분의 산행기로나 가능한 일정들이기에
    눈으로 신나게 좇아가지만 그래도 힘듭니다. ^^*
  • ?
    해성 2007.11.01 00:22
    산행기를 보니 완쾌되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
  • ?
    아낙네 2007.11.01 13:46
    뱅그르르 두른 국화꽃잎처럼 그 향기처럼 지리의 향기가 좋습니다.
    남은 구간의 잔여운도 느껴보구요. 붉은 단풍이 절정이라하나 겨울채비를 부지런히 할 지리를 생각하니 조금은 쓸쓸해지기도 한데요. ^^
  • ?
    김종광 2007.11.01 15:19
    대단하십니다.
    지리산 안내도를 놓고서 산행길을 따라 그려봅니다.
    건강관리 잘하시고 좋은 산행기 자주 보여 주세요.
    감사합니다.
  • ?
    선경 2007.11.02 00:09
    구비 구비 지리능선의 늦가을의 그리움의 빛으로
    나래를 펴는군요
    건강하게 다시 지리산행하시는 모습 참으로 좋군요
    항상 감성깊으신 산행기에 한참을 머물다갑니다
    늘 건강하세요~~슬기난님
  • ?
    진로 2007.11.02 13:13
    아이고 숨차라~~
    오랜 만에 숨차게~~~읽었습니다.
  • ?
    東窓 2007.11.03 15:37
    간결하면서도 빈틈없는 상황 묘사와 산행의 이해를 돕는 적절한 산행사진 배치 등 산행기의 표본인 양 애독하는 슬기난님의 신행기를 오랜만에 접했습니다.
    귀신 꼬리표는 여전히 달고 다니시는군요. ㅎㅎ
    건강도 회복이 되셨다니 산행기로써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그너저나
    지리산은 가을잔치도 끝나가고 겨울채비에 바쁘다는데
    오브넷 메인창은 언제나 옷을 갈아 입을른지..
    오해봉님. 김수훈님..하해님을 긴급 수배해 보시지요 ^^

    오브넷의 포근함을 좋아하는 눈팅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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