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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노고단-화엄사
   13시 40분에 삼도봉을 출발하였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고 심한 피로감과 함께 빨리 노고단에 도착하여 쉬고싶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천왕봉에서부터 줄곧 한 쌍의 봉우리로만 보이던 반야봉이 어느 순간 한 개의 펑퍼짐한 산봉우리로 보이는가 싶더니 노루목에 도착하였다.  반야봉으로 빠지는 길목인데 잠깐 기념사진만 찍고 서둘러 출발하였다.  반야봉은 아쉽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생략이다.  시간은 그다지 모자라지 않다고 생각되나 첫 종주산행이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임걸령에 도착해서도 샘물 한 모금 마시고 지체없이 출발.  이제 우리 일행은 서로 말이 없다.  묵묵히 걷기만 한다.  산행이 끝나간다는 생각에 지나온 여정을 혼자서들 반추해 보는가?  나의 경우, 무릎도 아직 아프지 않고 발바닥에 물집도 생기지 않았다.  다만 지루하고 피곤할 따름이었다.  임걸령과 노고단 구간은 비교적 평탄한 등산로라 들어왔으나 유난히 이정표가 많았던 구간이었고 좀처럼 노고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음이 몸보다 두 배 이상 빨리 가고 있어서 애꿎은 이정표만 나무랐다. 어느 순간,  숲 속 너머 어느 부근에서부터인지 사람들 소리가 소란하게 들려왔고 그리고 20여분 뒤에 노고단 고개에 도착하였다. 시간은 15시 20분.  햇살이 하늘 한 가운데서 직접 내리쬐고 있어서 눈이 부셨다.  긴 잠에서 깬 느낌.  최근에 제한적으로 개방했다는 노고단이 좌측, 남쪽에 보이고 그 밑으로 조그만 길이 보인다.  76년도 여름에 그 길로 가다가 돌아서서 하산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빛 바랜 기억.  그 때 이후로 노고단 거쳐 종주하는 것이 숙원이었는데 오늘 그것을 풀게 되었다.  오랜 기간 마음에 담아두고 생각해오던 노고단이다.  그러나 노고단은  소란하고 더웠고 나는 지쳐 있었다. 차분히 기쁨을 즐길 수 없었다. 멀리 보이는 노고단에 있는 돌무덤과 유사한 돌무덤이 노고단고개에도 있었다. 십여 년간 지척에 두고도 갈 수 없어 서운했을 등산객을 위해 이곳에 새로 노고단과 꼭같은 돌무덤을 만들어 둔 것일까?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그런 뜻이라면 국립공원 관리공단측의 발상이 퍽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내려와 노고단산장에 도착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이제 내려가면 끝이다...
16시05분 산장을 출발하였다.  성삼재로 가는 길을 곧바로 벗어나서 화엄사로 향했다. 7키로미터.  화엄사에서 이쪽으로 올라오는 것이 체력소모가 많아 무척 힘들다 한다.  가도 가도 똑같은 길. 돌계단 내리막길이었다.  5.5키로, 3키로 1.6키로..... 이정표 하나 하나가 지나가면서 그렇게 우리의 이번 산행도 끝나가고 있었다.  조카는 꾸준한 우리 속도에 다소 싫증이 났는지 한 시간 전에 먼저 뛰어 내려갔다. 끝도 없어 보이던 돌길이 끝나고 키 큰 대나무 밭이 시원하게 나타나더니 곧 이어 화엄사에 도착했다.  9월 2일 17시 55분이었다.   어제 대원사의 새재 출발시간이 17시 45분이었으니 24시간을 조금 넘는 시간이다.  아직 10키로 정도는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주차장 입구에서 산채정식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었다.

* 주요구간 통과시간 요약
9월 1일
1745 새재 출발
1925 치밭목산장                                
2130 천왕봉 도착                                
1020 장터목                                
2355 세석평전 도착                                
9월 2일
0635 세석출발
0750 선비샘                                
0900 벽소령        
1045 연하천 도착                                
1100 연하천출발
1245 토끼봉                                
1330 삼도봉                                
1520 노고단고개 도착                
1605 노고단산장 출발        
1755 화엄사 도착.

*후기1
  등산 시작 때 가진 지향? 그런 것은 별로 없었다. 천천히 산하를 즐기며 하는 등산이 아니었고 빠듯한 일정에 마치 종주 그 자체만이 목표인양 걷고 또 걷고, 오르고 또 오르고 하였다.  날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좋았고 보름달은 야간산행의 걱정을 많이 덜어주었으며 베낭은 최소한으로 꾸렸었다.  등산 전 마을 조그만 산을 꾸준히 올랐던 것이 체력비축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고..
  
  다람쥐가 이번에 관찰할 수 있었던 유일한 포유동물이었고 녀석들은 배설물을 상당히 많이 배출하는가 싶다.  종주 능선길 내내 그 냄새로 괴로웠다.  산 위에서라 내 후각이 예민해져서일까?  다람쥐도 산에 오면 변비가 없어지는 것인지..  휴지를 사용하는 다람쥐들도 있었다.

*후기2
   이런 저런 일로 산행기가 늦었습니다. 한 달도 더 된 이야기라 김도 많이 빠졌구요.  종주 후 이틀정도 허리가 아파 다소 고생했고, 주말이 되자 서운하고, 뭔가 지리산 자락에 빠뜨리고 온 것 같았는데, 마침  성삼재, 노고단, 반야봉, 화개재, 뱀사골과 반선으로 빠지는 등산회가 있어서 한 번 더 다녀왔답니다. (9월 9일)  그리고 지난 주말에는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천왕봉 거쳐 새재가 아닌 유평리 대원사쪽으로 거꾸로 종주를 하고 왔답니다. (10월 6일과 7일) 시간은 비슷하게 걸렸고 -22시간- 지난 첫 종주때보다 훨씬 더 힘들었습니다.  산에는 단풍이 제법 들어있었는데 사진이 정리가 되면 갤러리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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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도옹 2001.10.10 18:22
    안녕하세요, 마무리 지어주신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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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사웅 2003.09.03 21:33
    정말 멋진산행입니다,,아주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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