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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월요일
아침 9시 천안역에서 구례로 가는 기차를 타고 출발 했다.
여름방학동안 아무것도 해놓은 게 없어서 인지 뭔가 의미있고 보람된 일을 하고 싶었다.
인터넷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지리산 사이트! 산행기를 읽을 때마다 마치 내가 지리산을
타고 있는듯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종주란 걸 해보기로 결심했다!
평소에 운동량도 많지 않았던 나였지만 한 번 결심한 걸 포기할 수 없어서 그냥 밀어부쳤다
무작정 떠나기로 하고 기차표를 끊었다. 평소에도 여행은 많은 계획없이 무작정 하던 버릇
그대로 난 일부터 저질렀다.
준비랄 것도 없이 옷가지 몇개.. 햇반 몇개..코펠.. 반찬도 거의 없이 그냥 떠났다.
친구도 산행이 처음 인지라 대충 챙겨온 게 분명했다. 아침에 만나서 우린 서로를 보고 한 참
웃었다. 세상에..나는 산에 가는데 배낭은 배낭대로 손에는 코펠을 껴안고 친구는 버너가 없다고
가스렌지를 통째로 가져왔다..
'이렇게 가도 되는 거야?' 지금 생각해도 우리가 왜 그랬는지 웃음부터 나온다..
우린 평소에도 가끔 엉뚱한 짓을 저지르곤 한다.. 그래도 이번엔 주위 말들이 많은 산이라 계획도
잘 짜고 준비도 잘 한다고 한 건데.. 아침부터 서로 걱정스러웠지만 그대로 기차를 타고 출발했다.
잘 놀던 데로 걱정도 잠시.. 기차안이 떠내려 가라고 놀았다..
어느새 구례역에 도착했고 우린 버스를 놓쳐서 터미널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그런데 원래 거긴 버스 기본요금이 1860원 이던가..??
좀 억울했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낼 수 밖에..
성삼재행 버스를 타려고 표를 사고 줄을 섰다. 그런데 우연인지.. 지금 생각해도 대단한 우연이다.
같은 학교 선배들을 만났다. 아는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같은 학교라는 생각에 서로 유대감이
생겼다.. 아마 그래서 우리한테도 잘 해 주셨을 거다.
사람들을 사귀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출발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서 좋았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이런 저런 소개를 하고 밖의 경치를 구경했다. 겹겹이 있는 산들에 왠지 마음이
설레었다. 다들 산에 고생하러 왜 가냐고 말렸는데.. 아직은 그런 말들이 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걷는데 그동안은 잘 몰랐는데 베낭이 너무 무거웠다. 1시간을 걸으니까 다리며 허리며
다 아픈것 같았다. 평소 운동을 안 한 탓이다. 아주 뼈저리게 느끼고 온 것 같다.
노고단 대피소가 보이자 너무 기쁜 마음에 친구랑 소리를 지르며 좋아했다. 원래 3박 4일 코스로 잡았는데
첫 날 자는 곳이 바로 노고단이었기 때문이다. 마음을 놓고 허기를 때우기 위해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 라면 맛이란!! 지금도 생각이 난다..^^ 그리고 라면 물 떠주면서 나에게 눈길 줬던 봉사 활동하던
학생도 잊을 수 없다^^
노고단 정상을 개방 한다고 해서 올라 갔다 왔다. 목에 거는 걸 줬는데 무슨 통행증 같은 그런 것이었던
것 같다. 기념품인 줄 알고 좋아했었는데..흑..도로 뺏어가는 것이다. 물론 달라고 우겼지만 원칙은 원칙이
란다.. 칫!! 노고단 정상이 이뻐서 봐줬다!!
아~ 노고단에서 친구한테 자랑할 겸 전화를 했다. 부러워 죽을 려고 한다.
선배들과 친구랑 사진을 찍었다. 노고단이 써있는 돌을 부둥켜 안고 한 방 찍고 정상을 내려왔다.
올라갈 때는 정상만 보고 올라갔는데 내려 올 때 보니까 주위 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진달래 같이 생긴 분홍색
꽃인데 여기 저기 많이 피어 있는게 너무 예뻤다. 산의 능선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내려왔다.
처음 산을 오르면서 들은 건 있어 가지고 이 사람 저 사람 다 말을 걸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일정이 어떻게
되세요.. 사람들이 다들 귀엽게 봐주고 말도 잘 받아 주었다. 산에서 사람들과 한 사소한 말들이라도 아직도
생각이 난다. 정상을 내려와 다시 대피소로 갔다. 4시가 벌써 넘어버렸다.
그런데 큰 일이 생겼다. 원래 우리의 일정은 노고단 대피소에서 1박을 하는 것이었는데.. 선배들의 일정은 뱀사골
까지 가는 것이란다. 벌써 지쳐버렸는데.. 뱀사골 까지라니..막막했다. 그래도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끼리 가는 것
보다 선배들과 함께 가는 것이 옳을 거라 여겨 같이 출발했다.
그런데 체력이 딸려서 좀 무리가 왔다. 거기다 평소 책가방 보다 더 무거운 베낭을 메고 가려니.. 너무 지쳤다.
또 문제는 조금씩 해가 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야간 산행을 할 판이었다. 선배들은 위험할 거라고 더 빨리
가야 겠다고 판단했는지 나와 내 친구 베낭을 들어주기로 했다. 대신 우린 지친 몸을 이끌고 더욱 빨리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짐을 덜고 나니까 그래도 힘이 났다.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2박 3일동안 산행을 했어도 그렇게 빨리 걸었던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밤이 되면 안 된단 생각에 일행은 뱀사골 대피소 까지 온 힘을 다해 걸었다.
벌써 해는 지고 주위가 거의 어두워 졌다. 앞에서 길을 찾던 선배가 대피소가 안 나온다고 큰일이라고 걱정을 했다.
모두들 불안했지만 렌턴을 켜고 조금 걷자 대피소로 가는 계단이 나왔다. 도착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어서 기운이 확
빠지고 다리가 후들 거렸다. 계단을 어떻게 내려왔는 지 생각이 안 날 정도다. 8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대피소에 도착했다.
온 몸이 아프고 쑤셔서 그대로 밥도 먹지않고 누워 버렸다. 산행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그러고 보니 하루종일 한 10km쯤
걸었다. 평소에 운동좀 해둘걸..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파서 자다 깨고 자다 깨고를 몇번 한 끝에 아침이 되었다. 그런데 왠 사람들의 잠버릇이 그렇게 고약한지..^^
선배들은 코고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한다. 우리는 간단히 아침을 해먹고 다시 출발을 했다.
오늘의 목표는 장터목 대피소! 난 분명 못갈것 같았다. 첫날도 그만큼 걷고 힘들었는데 장터목 까지라니...
그래도 열심히 갔다. 힘든 만큼 잊어 볼려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말을 주고 받았다. 산을 계속 걷다 보니 왠지 내가 선녀가
된 기분이랄까.. 힘들게 올라가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란.. 정말 꿀맛 같은 것이다. 비록 힘들게 올라왔지만.. 저 밑으로
펼쳐진 경치들! 이 맛에 산을 찾는가 보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산이란 스폰지 같다. 뒤돌아 두 팔을 벌려 뛰어내리면
엉덩이가 닫는 곳에서 튕겨 다시 위로 올라갈 것만 같다. 언젠가 설악산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친구에게 그 말을
했더니 자기가 밀어주겠단다! 참내 누구 신문에 날 일 있나~~~~
그렇게 힘들었다가 가슴 벅찼다가 하기를 여러번 점심엔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대피소
할아버지랑 신나게 떠들다 왔다. 베낭에 들어있던 초코파이를 나눠 먹으며 얘기 했는데 할아버지가 엄청 갈군다.ㅡㅡ;;
그래도 열심히 대답 해 주시는게 너무 재밌고 고마웠다. 잠시나마 피로를 풀고 다시 벽소령 대피소를 향했다.
그 곳에서 점심을 먹고 세석으로 갈 예정이다. 벽소령 가는 길은 너무 힘들었다. 자꾸 지쳐서 그런지 또 베낭이 무겁고 힘겨웠다.
다시 선배들이 베낭을 들어주고 우린 빈 몸으로 산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선배들이 이제 하는 말인데 우리 베낭 때문에 집에 와서
몸살이 났다고 한다. 너무 미안했다.^^
가는 길에 서울에서 온 아저씨 한 분을 만났다. 세석까지 가신단다. 하루만에 노고단에서 세석까지라니 대단하다.
그 아저씨와 친하게 된 계기가 전 선녀예요 하고 내 소개를 해서 부터 이다. 주위 사람들이 다들 웃고 난리가 났다.
청주에서 온 사람들도 참 많았다. 다들 인사를 하고 서로 격려해 가면서 세석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열심히 걸어갔다.
드디어 벽소령 도착! 벽소령 대피소 짱이다!! 아저씨 너무 친절하고 좋으시다! 같이 벽소령에서 산다는 걸 일행이 나를 원해
어쩔 수 없이 점심만 해먹고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세석 대피소 다음으로 떠나기 아쉬웠던 곳 같다. 다음으로 세석까지 가는 길은 꼭 죽었다 살아난 것 같다. 아흑..
세석까지 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팔 다리힘도 다 빠지고 눈물도 나왔다. 사람들 몰래 눈물을 훔치고 더 열심히 갔다.
포기하면 안 된단 생각에 정말 이를 악물고 오기로 갔다. 산을 오르면서 나의 생활과 산에서의 힘들었을때 비교해 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생각하고 반성하면서 걸을 때는 힘든 줄 몰랐다. 그래서 더 많이 생각하려고 했다.
거의 정신이 나갔다 싶을 즈음 세석 대피소에 도착했다. 너무 기뻐서 또 눈물이 나왔다. 나에게 잘 해줬던 고마운 사람들
생각이 자꾸 났다. 더 감정이 복받치는데 눈 앞에 있는 산장은 너무 예뻤다. 울던것도 잊어버리고 또 탄성을 지르며 신이났다.
그래도 다 왔다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
원래는 장터목까지 가야 하는데 나와 내 친구가 정말 무리였다. 그래서 세석에서 2박을 하기로 하고 짐을 풀렀다.
저녁을 먹으려고 물도 뜨러가고 준비를 하는데 아까 만난 서울 아저씨가 있었다. 너무 반가워서 같이 저녁을 먹고 맥주 한 잔
하면서 얘기도 나눴다. 그리고 거기서 알게된 띠동갑 아저씨도 같이 놀았다. 산에서 그렇게 좋은 사람들 만난 것도 행운 인 것 같다.
다들 모여서 저녁도 먹고 한 껏 이야기가 무르익는데.. 너무 재밌게 놀아서 그런지... 띠동갑 아저씨가 연신 고맙다고 했다.
이렇게 웃어본게 오랜만 이라고 한다. 개그맨은 아니지만 그냥 어린 학생들이 노는게 재밌었나 보다..
어른들은 사회 생활을 하는 동안 웃을 일이 별로 없나 보다.. 나도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은 세상이 재밌고 살 맛난다고 느낀다.
그런데 띠동갑 아저씨를 보면서 조금 있으면 내 모습도 저렇게 되진 않을까...많은 생각을 했다.
그래도 나를 보고 웃음을 다시 찾은 아저씨 모습을 보면서 감사했고 뿌듯했다.
정말 많이 힘들 줄 알았지만 그래도 재밌고 행복했던 산행이었다. 비록 천왕봉은 친구가 발목을 다쳐서 가지 못했지만 다음의 기회로
남겨두고 아쉬운 마음으로 산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행복한 마음때문에 한없이 따뜻함을 느꼈다.
비록 집에 오자마자 뻗었지만....^^

  • ?
    웨하스 2008.08.02 00:03
    re: 일본인들은 키가 왜그렇게 작은가요? seranoke 프로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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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06.05 12:19 41
    답변 내용
    유전적으로 왜인은 한국인에 비해 조금 작습니다.

    환경적으로도 왜인은 굉장히 열악한 식생활과 키가 안자랄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살았습니다.



    1930년대 동아시아 평균 신장을 보자면



    한국 북부인 166
    한국 중부인 163.3
    한국 남부인 162.5

    한국 최장신 : 함경북도 167.77
    한국 최단신 : 충청남도 161.74 <- 한국 최단신 지역
    2번째 단신 : 전라북도 161.77

    북중국인(북방계) : 167.6
    남중국인(남방계) : 162.2

    중국 최장신 : 하북성(북중국) 168.9
    중국 최단신 : 호남성(남중국) 161.5
    2번째 단신 광동성(남중국) 161.7

    몽골 칼카스 165.4
    몽골 발가스 165.3
    몽골 부리야트 164
    어떤 부족은 168이라고 하던데, 잘 모르겠네요.

    일본 간토 159.4
    일본 긴키 161.3 <- 일본 최장신 지역
    일본 시코쿠 160.2
    일본 키타큐슈 160,
    일본 오끼나와 156.9

    퉁구스 만주족 164.2
    퉁구스 솔론족 163.8
    퉁구스 오르촌 160.8
    퉁구스 다흐루 162.59








    일본의 가장 큰 지역과 한국에서 가장 작은 지역이 서로 비슷합니다.

    일본인은 무릎을 꿇고 앉는데 그 자세가 성장에 굉장히 안좋다고 합니다.

    또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부족했고, 대부분 묽은 된장국물에 소량의 밥을 먹었다고 합니다.

    임란 당시 정찰에 나선 조선군은 왜병의 식사량이 조선군의 3분의 1정도인것에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과거 일본 원주민(훗카이도 원주민 아이누족이 아닌 쥐와 닮은 용모를 가진 조몽인)은 평균 신장이 155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반도에서 도래한 도래인은 165가 평균 신장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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