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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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

삼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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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산릉은 S자 형태의 거대한 주릉을 중심으로 여러갈래의 지맥을 만들고 있는데 그 지맥 가운데 주릉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 남부능선과 중북부능선이다. 두 능선 모두 주릉의 중간지점에서 시작되지만 서로 반대방향으로 뻗어져 흐른다. 두 능선의 공통된 특징은 각기 정반대를 지향하면서 지리 주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부 능선상의 삼신봉에 관한 것은 앞서 언급했듯 외지리(外智異)의 망루임에 틀림없고 중북부 능선의 삼정산은 내지리(內智異) 최고의 망루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남부능선은 잘 알려져 있으나 중북부 능선은 비교적 생소하다. 오히려 이 능선상의 삼정산은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다. 때문에 중북부 능선이라기 보다는 삼정산 능선 또는 독립된 삼정산 그 자체의 산줄기로 인식되기도 한다. 설악산은 흔히들 내설악·외설악으로 구분해 부르지만 지리산은 내외 개념을 잘 도입하지 않는다. 구태여 구분할 때는 주릉을 기점으로 해 내륙쪽과 해안방면을 구분해 내·외지리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내지리의 깊숙한 곳까지 그 진면목을 한눈에 가장 쉽게 살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바로 중북부 능선상의 삼정산 정상이다.

하봉안부에서 중봉·천왕봉·촛대봉을 이어 반야선경·노고단·만복대에 이르기까지 파노라마 처럼 연결되는 지리의 영봉을 가슴에 안아볼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지리의 망루인 셈이다.

중북부 능선의 또다른 특징은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숱한 불적들이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지리의 선경과 지리산 천년 불교의 발자취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능선이기도 하다. 중북부 능선은 남북으로 확 트인 화개동천과 만수천, 임천을 시원스레 내려다볼 수 있는 주능선상의 삼각봉에서 시작돼 영원령 삼정산을 거쳐 남원의 천년고찰 실상사 앞으로 흐르는 만수천으로 흘러내린다. 한쪽으로는 크고 널따란 망대골을 빚어내며 또다른 쪽으로는 와운골과 뱀사골로 흘러내리게 하는 능선이다. 이 능선은 또한 경남과 전북의 경계선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삼정산(三亭山·1,225m)으로 대표되는 이 능선은 전 구간을 답사할 수 있는 등산로보다 능선에 산재한 7개의 사찰과 삼정산 정상을 중심으로 한 등산로가 잘 발달돼 있다. 이 구간을 등반하려면 우선 마천면 삼정마을과 마천면 도마마을, 전북 남원시 산내면의 실상사 등을 기점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삼정마을에서 벽소령도로를 따라 도솔암을 거쳐 삼각봉을 등반했다가 연하천 산장을 이용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이 능선의 등반이라기보다는 삼각봉과 연하천 코스로 인식할 수 있다.

불적 많고 전망 좋은 삼정산의 등반 묘미는 삼정마을에서 영원사를 거치고 상무주암을 지나 삼정산 정상에 오른 뒤 문수암·삼불사를 거치고 견성골을 따라 도마동으로 하산하는 코스가 이상적이다. 반대로 산행을 해도 무방하다. 또한 등반목적이 불적답사일 경우는 삼정마을에서 도솔암을 향해 다시 영원사·상무주암·문수암·삼불사·약수암·실상사를 연결하는 등산코스를 한번쯤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는 비교적 많은 시간이 드는 만큼 조용한 산사에서 하루를 묵은뒤 계속 답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구간 능선과 불적을 잇는 등산로는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듯하지만 암자측의 배려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삼정산 일원을 등반할 경우 음미해 봄직한 것은 즐비하게 이어진 불적들에 얽힌 유래에 관한 것들이다. 예사롭지 않은 창건일화를 갖고 있는 영원사(靈源寺)는 첩첩산중의 정남향으로 배치돼 있는데 공비토벌때 전소됐다가 70년대 후반부터 복원돼 지금은 겨우 사찰의 면모만 하고 있을 뿐이지만 불타기 전까지만 해도 100칸이 넘는 아홉채의 건물로 웅장한 규모였다 한다. 신라 경문왕때 금강산에 영원암을 세웠던 영원대사가 젊은 시절 8년의 토굴 수도후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수도처를 옮기다 물도 없는 산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던 노인의 말을 듣고 다시 토굴로 들어가 2년을 더 수도정진한 끝에 마침내 득도(得道)해 영원사를 세웠다 한다. 영원스님의 하산을 막고 깨달음을 준 그 노인은 다름아닌 문수대성이었을 것이라는게 후세 스님들의 얘기다.

영원사가 창건된 이후로 수많은 고승 선객들이 수행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우리나라 불교의 맥을 잇는 벽계정심 아래 서산·청매·사명·지안·설파상언·포광스님등 109명의 고승들이 안거, 수도장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번창했던 영원사에는 이제 관음불상과 탱화, 6개의 부도등만 남아 영원사의 오랜 역사를 증명해주고 있다. 최근 삼정마을에서 영원사까지 꼬불꼬불한 도로가 잘 닦여있어 차를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다. 두채의 건물이 반듯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데 앞으로 편리한 교통편은 더많은 신도들을 모을 수 있어 또다른 번성기를 맞이할 것으로 여겨진다.

인근의 도솔암은 영원사의 속암으로 이곳은 영원사에 유명한 방광사리탑을 남긴 청매스님의 수도처로 유서가 깊다. 영원사와 함께 전란에 잿더미가 됐다가 최근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다. 영원사에서 3km거리로 삼각봉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영원사에서 삼정산 정상으로 향하다 보면 정상에 못미쳐 삼거리가 있는데 오른쪽으로 조금만 돌면 상무주(上無住)암자가 있다. 영원사에서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며 삼정마을에서 영원사를 거치지 않고 곧장 오를 수도 있다. 보조국사 지눌이 오랫동안 수도했던 곳으로도 알려져있는 상무주암은 사찰이라기보다 산중의 호젓한 별장같은 느낌마저 드는 곳이다.

지눌과 혜심·무기스님의 불심이 깃들인 상무주에서 다시 오솔길을 따라 20여분 걷다보면 문수암(文殊庵)이 있다. 볼품없는 작은 암자이지만 정갈하고 아늑한 느낌이 든다. 암자 뒤편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서편에 천인굴(일명 천용굴)이 있다. 임란 당시 마을사람 1,000명이 피난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다소 과장된듯한 규모이지만 결코 예사로운 바위굴은 아닌듯하다. 입구 바위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약수가 퍽이나 인상적이다.

문수암에서 다시 10여분 걸어 내려오면 삼불사(三佛寺)가 있다. 비구승이 지키고 있는 삼불사는 산골마을의 고향집같은 느낌이 든다. 삼불사를 마지막으로 계속 이어지는 불적은 잠시 멈춘다. 견성골과 아래 도마마을 지나야 약수암을 거쳐 실상사에 닿는다.                               


자료 - 한중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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