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봉우리



--------------- 본 내용은 기존 웹페이지 자료를 2016년에 게시판 형식으로 재등록했습니다.
봉우리

연하봉

조회 수 183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지리산 주릉을 종주하다 보면 가끔씩 하늘 위를 걷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맛볼 수 있다. 노고단방면에서 출발하든 대원사방면에서 등반을 시작하든 주릉 가운데 명선봉 아래에 위치한 연하봉에 이르면 고산지대 특유의 색다른 감흥에 젖게 된다. 늘 옥류가 흐르며 울창한 원시림 사이로 감도는 연하천의 운치는 가히 천상의 분위기 그것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천왕봉의 일출광경과 신비한 반야봉의 낙조를 영겁의 세월동안 간직한 채 대자연의 섭리를 알듯말듯 인간에게 보여 주기라도 하듯이 연하봉은 늘 그렇게 변함없이 지리산에 있다.
연하천은 한자로 烟霞泉이라 표기하고 있는데 매우 서정적 느낌이 든다. 굳이 풀이 해본다면 오묘한 대자연(烟霞)속의 정취어린 샘(泉)이 있는 곳이라 말할만한다.

연하천의 위치는 토끼봉과 명선봉 삼각고지, 벽소령 사이의 능선상 가운데 명선봉 아래에 있다. 토끼봉에서 6km거리며 벽소령에서도 6km 남짓한 거리에 위치해 있 다. 해발 1,500m 이상의 고산지대인데도 맑고 시원한 계류가 흐르며 남·북·서 3면이 아늑하게 감싸여 있는 숲속의 연하천은 널따란 평지를 이루고 있다. 82년 이전까지만해도 야영객들의 텐트가 항상 무리지어 보였으나 산장이 건립된 후로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산장을 이용하고 있다. 50제곱미터 남짓한 아담한 연하천산장은 50명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초미니 산장이다.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직영하는 대규모 산장에 비해 결코 그 정감은 뒤지지 않는다. 추운 겨울 날이든 장대비가 쏟아 지는 여름 날이든 피로에 지친 산꾼에겐 정감어린 쉼터가 돼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연하천산장은 항상 등산객들로 붐벼 새우잠으로 하룻밤을 묵어야 할 정도다. 8km 거리에 뱀사골 산장이 있으나 종주산행에 지친 등산객들이 연하천 산장을 많이 이용하는 탓이다. 그러나 6km 떨어진 벽소령에 초대형 산장이 들어 서면 연하천 산장은 한산해 질 수 밖에 없다. 산장과 등산로 곁에는 사연모를 무덤이 하나 있는데 오가는 산꾼들이 망인의 넋을 기려 십자가를 세워놓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연하봉 가는 길은 주릉 이외에 별도로 열려있는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뱀사골 지계곡인 와운골에서 오르는 길이 열려 있다. 이 등산로는 일반 에게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 뱀사골을 거쳐 화개재, 토끼봉, 명선봉을 따라 찾는 경우가 많다. 또 하동군 의신마을에서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한 빗점 골을 거쳐 오르는 등산로도 열려 있다. 이 등산로는 희미하고 험하여 찾는 이가 드물다.

연하천 가는 길은 이외에도 삼각봉을 거쳐 함양군 마천면 삼정마을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있다. 이 길이 가장 짧은 거리로 연하천산장에서 물품을 운반할 때 주로 이용하고 있다. 와운골에서 오르는 길은 뱀사골 입구 즉 반선에서 와운교를 건너 와운마을을 지나 뱀사골의 지계곡인 와운골을 따라 감도는 능선상으로 열려 있다.

반선에서 와운마을까지 2km 남짓하며 와운마을에서 연하천까지는 9km, 합하면 11km 거리다. 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등산로는 비교적 잘 열려 있으며 어렵지 않게 등반 할 수 있다. 오르기전에 와운마을에서 주민들의 조언을 듣는것도 산행에 큰 도움이 된다.
최근에 발굴된 등산로인 만큼 오르다보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삼각 고지를 거쳐 함양군 삼정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8km 거리로 가장 빠른 길이다. 함양군 삼정은 양정, 음정, 하정 등 세마을을 합쳐 부르는 것으로 하동군 삼정마을 과 혼돈되기도 한다.

함양군 삼정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는 벽소령 작전도로 입구에서 시작된다. 삼정에서 4km 가량 가다보면 작전도로를 벗어난 등산로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다시 2km가량 오르면 삼각고지에서 흐르는 능선길과 만난다. 이 능선을 따라 2km 오르면 삼각고지에 도착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종주능선과 만나 곧장 연하천에 닿는다. 등정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고 하산은 2시간 가량 잡으면 된다.

연하천 주변은 빼어난 산세로 어우러져 있는데 그 경관 못지않게 아픈 전쟁의 상흔이 전해지고 있다. 명선봉과 삼각고지, 형제봉, 벽소령 구간에는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이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실물로 만들어 놓은 듯하다. 형제봉 아래는 커다란 바위산에 뚫려 있는 연하굴이 있다. 길이가 15m 가량, 20여m 깎아 지른 절벽아래에 커다란 굴이 있는 것이다. 20여명은 족히 들어갈 수 있어 산행중 긴급 대피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또한 삼각고지는 연하봉에서 1km 남짓한 거리에 있는데 하동군 화개면과 함양군 마천면, 그리고 남원시 산내면의 경계지점으로 유명하다. 삼각고지는 3개면의 경계지점이지만 반야봉 아래 삼도봉(일명 낫날봉)은 경남, 전남, 전북 3도의 경계지역이다. 간혹 삼각고지를 3도 경계지점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이 일대 울창한 수림은 빨치산의 활동무대로 적합해 여순반란사건과 한국전쟁당시 무장공비들의 은신처 였다 한다. 삼각고지에는 아직도 군사용 벙커 흔적이 남아 있는데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빗점골에서 최후를 맞이하기 전까지 이 일대를 무대로 활약하며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해 삼각고지 - 명선봉 - 벽소령 일원을 피의 능선이라 부르는 이도 있을 정도다.
연하봉 일원의 절경과 신비한 산행의 묘미를 마음껏 맛보면서 한편으로는 오래지 않은 근대사의 아픈 역사를 되뇌며 찾아 나서 봄직 하다.


자료 - 남원시청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조회 수
19 봉우리 봉우리槪要 3855
18 봉우리 천왕봉 4624
17 봉우리 반야봉 3431
16 봉우리 노고단 3339
15 봉우리 중 봉 2245
14 봉우리 하 봉 1973
13 봉우리 제석봉 2140
12 봉우리 고리봉 1315
11 봉우리 덕두산 1400
10 봉우리 세걸산 1379
9 봉우리 만복대 1353
8 봉우리 삼정산 1408
7 봉우리 삼도봉 1427
6 봉우리 토끼봉 1452
5 봉우리 촛대봉 1508
4 봉우리 웅석봉 2809
3 봉우리 삼신봉 1477
» 봉우리 연하봉 1835
1 봉우리 형제봉(성제봉) 182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Nex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