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무리 도도한 취기로 깊이 깊이 흐른들 네 손끝에도 닿지는 못하겠지 내 아무리 여름 한낮의 낮잠처럼 난잡하게 널부러져 닳아 없어진들 네 마음에 포를 뜨지는 못하겠지 토하고 토해내도 다시 또 고여오는 갈증으로 회한으로 가슴만 불러오는데 모른척, 문턱을 넘어가는 한줄기 바람 내 속의 너를 죽이고 널 닮은 시라도 잉태해 가까이 품을 수 있다면.... 최영미 '한여름날의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