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 폐지, 어떻게 바뀔까?

by 최화수 posted Dec 28, 200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다사다난했던 2006년 한 해도 저물어간다.
서로 물과 불이 되어 갈등한 상하화택(上火下澤)의 2005년에서 국민의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이르렀다는 밀운불우(密雲不雨)의 2006년, 그리고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 2007년은 우리들 세상에 또 무엇이 어떠할는지...!

2007년 새해에는 달라지는 것도 적지 않다.
1월1일부터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도 그 하나이다. 지리산 국립공원도 물론 입장료를 내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입장료를 물지 않고 지리산을 찾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에 따라 기대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문제도 있다.

지리산의 경우 지난 1970년부터 징수해온 입장료를 37년만에 없애게 된다. 지리산은 지난  1969년 12월29일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이 됐다.
29일은 지리산 국립공원 39돌을 맞는 날이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에서 이 뜻깊은 날 노고단대피소와 연하천대피소에서 생일잔치를 벌인다.
시와 노래, 소원쪽지 매달기, 축하카드 및 메시지 보내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2007년은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0년째가 되는 해이자, 37년 동안 징수해온 입장료가 폐지됨으로써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입장료를 징수하는 인력을 등산로와 탐승객 보호와 안내, 동식물 생태계 보존 및 자연보호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국립공원 관리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입장료 폐지 자체를 가볍게 생각할 수만은 없다.
입장료 폐지 대신 국립공원 관리유지 비용은 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된다. 지리산 등 국립공원을 한번도 찾지 않는 이들이 공원관리 유지비를 분담하는 것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따라서 지리산 등 국립공원을 찾는 이들은 자연생태계 및 동식물 보존이 잘 될 수 있도록 국립공원 관리 규정을 잘 준수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고 하겠다.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가 국립공원을 한층 더 심각하게 훼손하는 원인 제공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지정등산로 이외의 금지구역 출입은 삼가는 것이 옳다. 출입제한 구역 가운데 꼭 찾고 싶은 곳이 있을 때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의 허가를 얻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입장료를 내지 않는 대신 산을 아끼는 정신자세를 한층 더 가다듬어야 마땅할 일이다.

지리산의 경우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했다고는 하지만 사찰측이 등산로를 가로막고 여전히 입장료를 징수하는 곳들도 있어 문제이다.
쌍계사, 화엄사, 천은사 등은 기존의 국립공원 매표소에서 사찰문화재 관람료를 새해에도 변함없이 계속 징수한다는 것이다. 사찰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사람들도 사찰문화재 관람료를 물어야 하다니, 어이없는 노릇이다.
일반 도로가 아니라 사찰 정문이나 보물관 등에서 입장료를 거두는 등 그 개선책도 서둘러 마련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