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삼신동 세이정(洗耳亭) 아래 화개동천 물소리만 넉넉한 작은 토굴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법화선원이다.
이 토굴에서 낮에는 흰구름, 밤에는 밝은 달과 더불어 수행정진하고 있는 이가 있다.
바로 삼신산인(三神山人) 법공(法空) 스님이다.
7월 첫째 주말인 지난 5일 오후 3시 화개동천 다촌 뜨락에서 법공 스님의 시화집 <세이암(洗耳岩)에 꽃이 피면>(현대북스)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한나절은 차를 따고 한나절은 시를 쓴다는 화개동천 시인 한냇물 벽사(碧沙) 김필곤과 강기주님, 그리고 전국 각지로부터 많은 인사들이 스님의 시화집 출판을 경하하러 자리를 함께 했다.
“세 가지 재주가 뛰어난 이를 삼절(三絶)이라고 한다. 그런데 법공 스님은 시를 잘 짓고, 그림을 잘 그리고, 차에 대한 조예가 깊고, 거기다 곡차까지 잘 드시니 사절(四絶)의 인간문화재입니다. 구원의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니 곡차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없지요.”-<신동다송(新東茶頌)>의 김필곤 시인이 들려준 축사 한 대목이다.
섬진강 팔십 리를 / 따라 오르면 / 전설처럼 활짝 핀 / 시오리 벚꽃길인데
오늘은 / 이내 몸 / 중이 되어서 / 걸망 하나 짊어지고 / 꽃길을 가네
산새는 재잘재잘 / 물소리는 지줄지줄
내 마음은 무심(無心)해서 / 할 말은 없고 / 물소리 새소리나 / 들으며 가네
-법공 스님의 ‘걸망 하나 짊어지고'
작품집에 실린 시조 한편 한편이 깊은 진리와 지혜의 법문 같기도 하다.
시화집에는 시조 못지않게 달마도를 비롯한 서화작품들도 찬연하게 빛을 내고 있다.
특히 스님의 달마도는 선화(禪畵)로서 독특한 경지를 이룬다.
스님이 달마도에 각별히 정성을 바치고 있는 것은 그 까닭이 있다.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
곧 사람의 마음을 똑바로 가리켜 스스로 안에 부처를 이룸이라.
이것이 수행실천론으로 푼 달마의 이입사행론이다.
이와 같이 달마는 화법보다도 수행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이다.
“자신을 비우는 만큼 달마는 채워지고 자신을 죽이는 만큼 달마는 살아난다. 이런 달마도에서 살아있는 달마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달마도는 없는 ‘나’를 대신하여 내가 망각한 바로 그 곳, 내가 나를 버린 곳에서 진정한 나를 찾게 만들어준다.”
법공 스님의 말이다.
여산 선생님의 영상으로 뵙고 글로 소식 들으니 마음 한결 행복합니다
벽사김필곤 시인님 ,강기주시이님소식도 고맙습니다
더위에 가시는길도 수고 스러우셨지만, 그 자리 함께 계셔서 얼마나 감축들 하셨을가요
법공스님 친견 할 날 고대하며 시화집 [세이암에 꽃피는 날] 그 날 오길 축원합니다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