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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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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락건 님의 지리산 삶터 '다오실'과 제목을 바꾼 '지리산 신비 안내서' 표지.
.....................................................................................
11월1일 성락건 선생의 지리산 삶터 ‘다오실(茶悟室)’을 찾았다.
이런저런 바쁜 일들이 겹쳐 2주 전 하동(河東)에서 열린 성 선생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리 전화로 약속을 했었지만, 그이는 부재중이었다. 집을 지키고 있던 따님이 대신 전화를 연결해 주었다.
“책 때문에 중산리에 있는데, 금방 넘어갈 테니 기다리라”고 했다. 하지만 바쁜 일정에 쫓긴 필자는 ‘다음’을 기약하고 아쉬움을 안은 채 다오실을 떠나왔다.

그 사이 다오실은 꽤나 변해 있었다. 본체 옆에 작은 두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그 사이’라고 했지만, 필자가 첫걸음을 했던 것은 그이의 황토집 공사가 겨우 마무리 될 무렵이었다. 당시 필자는 <지리산 통신>이라는 이름의 등산 대가족 40여명을 이끌고 이 다오실을 찾아갔었다.
날짜를 찾아보니 2001년 8월6일이다.
어느 사이 7년의 세월이 바람처럼 흘러갔으니, 변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이상할 터이다.

“이곳 다랑이논들을 모두 사들여 휴양촌을 만들었으면 참 좋겠는데…”
지난 1980년대 그룹산행 팀과 이곳을 지나치며 필자가 주변 경관이 좋아 무심결에 한 말이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최 선생이 어찌 그런 말을!?”
꽃보다 더 예쁜 일행 중의 한 여성이 너무나 실망스런 말을 들었다며 얼굴까지 붉혔다.
지리산을 밥 먹듯이 떠벌이는 작자가 자연을 파 뒤집어엎을 생각을 하다니, 놀라운 정도를 넘어 한심하기까지 하다는 것이었다.

그 날은 옛날 선비들이 많이 다녔다는 시천(덕산)~반천~고운동~원묵계~묵계리~청학동~상불재~불일폭포~쌍계사 코스를 따라가는 중이었다.
1박2일 일정이어서 고운동 고운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주인으로부터 딱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조용한 곳을 찾아 지리산의 오지 달궁에 삶터를 열었던 그들은 성삼재가 뚫리면서 너무 소란스러워 고운동으로 도망왔는데, 이곳에서도 양수발전소 상부 댐 공사로 또 쫓겨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홍송곤 부부의 그 이야기는 <지리산 통신> 제36호(2001년 10월7일)부터 제41호에 걸쳐 ‘피안의 세계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다.

앞날 밤 지리산 개발 바람에 쫓겨 삶터를 옮겨 다니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들었는데도 휴양촌 운운했으니 질책을 받을 법도 했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흘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원묵계~묵계리 사이의 이 비탈진 골짜기도 예외없이 상전벽해이다.
다랑이논은 어딘가로 사라졌고 고래등 같은 집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팬션이니 무슨 서당, 무슨 농장 하고 으리으리한 집들이 다투어 세력 과시를 하듯 하여 어지럽게 보인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휴양촌이 더 좋지 않았겠는가.

성락건 님의 다오실 본체 옆의 두 건물은 다른 집들과는 참으로 대조적이다.
너무 낮고 작아서 거의 땅에 붙어있다시피 하다.
지난 2001년 8월 단체 등산 팀을 이끌고 무례하게 찾았을 때 성락건 님이 필자에게 쥐어주던 쪽지 생각을 떠올려준다.
[지리산 오두막---나무 달마 살래]라는 그 글은 지리산 오두막에서 ‘나무 닮아 살래’라는 그이의 의지를 노래하는 것이었다.
그 글을 7년이 지난 오늘 또 다시 되새겨보게 한다.

‘청학동 비껴 고운동 오름길에
진흙 오두막을 바람하고 지었네요
(중략)
나무 다듬고 천 물 들이고 종이에 먹칠하고 글 흘려 쓰고
그릇 손으로 빚고 풀꽃 옮겨 담고 조선종이 찢어 붙이고
뒹굴던 몽돌 주어 보듬고 사는 멋진 고집쟁이가 수두룩이네요
(후략)’

성락건 님은 지리산 신비 안내서의 책 제목을 바꾸었다.
<연인과 숨어 살고픈 사람의 산>을 <연인과 숨어 살고픈 지리산>으로 고쳤다.
<사람의 산>이란 다른 사람의 저서가 이미 나와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산>을 펴낸 박인식 님과 성락건 님은 서로 잘 아는 사이이다.
책에 담은 내용은 전혀 다른 것으로 상관이 없지만, 그러나 책 제목이 비슷한 것은 문제가 없지 않아 제목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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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eon 2008.11.06 14:55
    오브넷이 늘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이라는것을 새삼 전하고 싶습니다.. . 감사드려요. . 존경하구요. . 오래 아니 영원히 곁에 계셔 주시길 바라면서. .
  • ?
    선경 2008.11.07 12:55
    저도 동감입니다
    늘 바쁘신가운데에도 오브넷을 빛나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늘 건필되시어요
  • ?
    최화수 2008.11.09 15:20
    과분한 말씀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두 분의 빛이 더 찬연합니다.
    오브넷 가족들과 언제나 함께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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